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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 - 나와 당신은 과연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분배받고 있는가
데이비드 C. 코튼 지음, 김경숙 옮김 / 사이 / 2014년 4월
평점 :
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
개발학과 아프리카 지역을 공부하는 나로서는 이미 답이 나와있는 질문을 이 책은 제목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뻔한 얘기를 결코 뻔하지 않게 이끌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능함을 넘어 이른바 ‘구루’가 되면 책 제목이 평범해지고 내용에 깊이가 생기는 모양이다.
경제성장이 개발의 유일한 지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전부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사회문제 대부분을 해결하는 만능해결사 같은 지표임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그렇다. 이 주제에 문제의식을 들이대면 보통은 좌파로 몰리기 마련인데,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코튼은 마치 스티글리츠나 제프리 삭스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주류적인 환경과 위치에서 전체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특히나,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가 어느 한 경제 (그러니까 구체적으로는 한 국가)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경제체제 아래 있는 한 어떤 경제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사회주의적으로 들릴만한데, 특유의 담담한 분석과 기술로 신자유주의자들의 무식한 주장보다 월등히 고상하게 들린다.
개발도상국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면, 표면적으로는 현지 국내의 경제적 불평등이 커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만 볼 때 그런 것이다. 개도국 서민, 빈민층에 결정타를 먹이는 주범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보이지 않는 커다란 불평등이다. 저자 역시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논지를 펼 때, 늘 주장하는 내용보다 글의 형식이 점수를 깍아먹은 나로서는 참 부러운 능력이다. 올 하반기는 저자가 경영대학원 과정을 젊음을 바쳤다는 에티오피아에서 새로운 일을 만들게 되었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그의 궤적을 만날 날을 기대하면 마음이 부푼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