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하면 마법과 환상의 세계가 떠오르면서 조금은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바람의 이름은 그동안 읽었던 다른 판타지 소설과 차별적인 이야기에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마법과 모험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영웅의 한 시대를 엿볼수 있는 바람의 이름은 판타지 소설이면서 문학적으로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권으로 많은 매체에서 찬사를 받을 작품으로 판타지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인 바람의 이름은 영웅이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것 같습니다. 전설적인 영웅이지만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웨이스톤 여관의 주인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크보스는 마을에 대형 독거미가 출현해서 마을 사람들을 헤치자 사람들 몰래 독거미를 찾아 나섰다가 연대기작가를 만나게 되었고 자신이 전설로만 기억되고 소문 속에서만 남아 있던 인물이라는 것을 연대기작가에게 들키게 되자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게 됩니다. 어린시절 자신의 부모님은 유랑극단의 단장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왕국의 신화를 수집하는 음유시인이면서 악사였고, 어머니는 가수였습니다. 어느날 왕국을 순회하던 극단에 새로운 마법사가 들어오고 첫눈에 어린 크보스의 천재적인 능력을 알아본 마법사는 크보스에게 마법을 가르치고 마법 대학에 들어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 평화롭게 지내던 유랑극단에서 악마의 제왕 챈드리언에게 가족과 유랑극단을 잃게 된 크보스는 혼자 살아가기 위해 뒷골목으로 흘려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비참한 삶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3년을 뒷골목에서 고난을 견디면서 마법 대학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신의 부모를 죽인 챈드리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은 크보스에게 또 다른 삶의 의미로 남았습니다. 전설적인 영웅이었지만 과거를 묻어 두고 조용히 살아가던 크보스 그에게는 가족이 모두 죽었다는 슬픈 과거도 있고 또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기억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연대기 작가에게 들려주는 크보스의 이야기는 장대한 영웅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지 마법과 모험도 흥미로웠습니다. 평범한 크보스가 대학에 들어가서 어떤 마법을 배우고 또 영웅으로 자라게 될지 궁금해서 다음 이야기가를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런던 대로는 아일랜드의 대표적 작가인 켄 브루언이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를 모티프로 쓴 하드보일드적인 작품입니다. 선셋 대로를 보지는 못했지만 하드보일적인 느낌의 많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범죄의 늪에서 개인이 보여주는 한없이 작은 모습에서 마지막에 느끼는 슬픔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런던 대로에서 주인공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읽기 전부터 하드보일드적 마지막이 슬픈 결말을 상상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미첼은 3년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가 교도소에서 배운 것은 무엇을 되풀이해서 하는 것은 강박행위이고 무엇을 되풀이해서 생각하는 것을 강박관념이라는 것입니다. 교도소장은 미첼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말을 남겼고 미첼은 마흔 다섯의 나이에 감옥에서 나왔습니다. 미첼을 마중 나온 노턴은 화려한 집으로 그를 데리고 가는데 그동안 감옥에서 입어보지 못한 옷들과 새로운 환경은 그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노턴이 자신에게 좋은 집과 좋은 옷을 주는 것은 또 다시 범죄자가 되기 위한 하나의 포섭이었지만 미첼은 감옥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로 은퇴한 여배우의 집에서 잡역부로 일하게 된 계기는 어쩌면 범죄자 미첼이 아닌 평범한 미첼로 살아갈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그에게 찾아온 것일수도 있었습니다. 화려한 배우의 삶에서 은퇴한 여배우의 삶을 살아가는 릴리언은 자신의 과거에 집착해서 지금의 삶을 만족하지 못했고 그런 그녀를 옆에서 도와주는 집사 조던과 미첼 그렇게 얽힌 관계는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려가게 되고 평범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미첼에게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범죄의 늪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긴장감있게 읽으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마지막 결말이 다가올수록 느껴지는 스릴감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런던 대로는 영화로도 개봉된다고 하니 책을 읽은 후에 영화도 함깨 보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속 주인공들의 모습과 책 속 미첼과 릴리언의 모습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책 표지에서 부터 느껴지는 어둡고 애잔한 분위기는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남아 있고 슬픔이 묻어있는 런던 대로를 통해서 하드보일드적 느낌을 잘 살린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턴맨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장편 소설로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성장소설입니다. 스턴맨은 뱃고물꾼이라는 뜻으로 거친 남성들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주인공 루스의 모습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그녀의 노력으로 주위의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포트 나일스 아일랜드와 쿤 헤이븐 아일랜드 두 섬은 오랫동안 바닷가재잡이 조업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탐욕으로 서로 싸우면서 거칠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분쟁의 이유가 되는것 같았습니다. 이런 분쟁과 탐욕으로 얼룩진 그곳에서 그녀의 아버지 역시 탐욕스러운 바닷가재잡이였고 어머니는 부자집인 엘리스 가문의 입양아였지만 실상은 하인과 다름없었습니다. 루스는 어렸을 때부터 예쁜 아이였고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루스의 어머니는 9살때 집을 떠났고 루스는 아들만 있었던 폼메로이 부인이 딸이 없었기 때문에 루스를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면서 귀여워했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 이유도 모르고 어머니가 떠난 후 루스는 엘리스 가문의 후원으로 도시로 나가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도 루스는 학교 아이들과 자신이 다르다고 생각했고 도시에 와서도 고향에 대한 생각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거칠고 욕심 많은 남자들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아간다면 섬에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수 있었고 더 편하게 살수 있었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자신이 태어난 거친 바다로 다시 돌아오는 루스 그녀에게 섬은 자기 자신이었고 그 섬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것입니다. 루스가 섬으로 돌아왔을때 사람들은 그녀에게 도시로 돌아가라고 이야기하고 루스 자신도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에서 그녀가 원하는 삶이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찾아가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들과 협력하는 이야기를 통해 거친 삶 속에서 따뜻한 한줄기 햇빛을 만나는것 같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의 트랩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자신보다 잘 사는 엘리스가문에 대한 열등감도 가지고 있지만 루스 자신만은 그런것과 상관없이 자신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나 역시 용기를 얻게 되고 혼자서는 거친 세상을 살아갈수 없고 서로 협력해서 살아간다면 삶이 더행복해 질거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는 우리가 어렸을적부터 전해 듣었던 옛날 이야기들을 융의 심리 분석 기법을 통해 이야기속에 담겨진 진실과 심리를 파헤쳐서 숨은 내용을 찾아가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전설, 민담,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으면서 그냥 재미있다 혹은 슬프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만 궁금해했지 숨어 있는 심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 책 속에서는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다른 심리 분석을 내놓아서 알고 있었던 동화에 이런 심리적인 내용이 있었나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여우누이, 우렁이 가시, 선녀와 나무꾼, 반쪽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많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고 그 이야기들을 분석해 놓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은 사슴을 구해준 나무꾼에게 사슴이 보답으로 선녀가 목욕하는 곳을 알려주고 선녀와 결혼해서 아이 넷을 낳을때까지 옷을 돌려주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선녀에게 옷을 돌려 주어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생성과 변화 그리고 소멸과 재탄생의 과정에 대한 심리가 내포되어 있고 선녀를 따라 하늘로 올라간 나무꾼이 땅에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해서 잠시 내려왔다가 뜨거운 죽을 먹다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것은 어쩌면 어린 시절로의 퇴행이라는 심리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선녀와 나무꾼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새로운 완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심리 분석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혼자서 오누이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를 호랑이가 잡아 먹고 오누이 마저 잡아 먹을려고 어머니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지혜롭게 호랑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오누이를 통해 어머니의 집착과 그 집착을 놓아 버리고 해와 달이 되는 오누이는 부모님의 지나친 관심으로 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에는 숨은 또 다른 이야기들이 있고 민담과 전설 속에는 사회적인 현상들이 있는데 그것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하지 못했고 그래서 이렇게 전설이나 민담을 통해 자신들이 하고자 했던 말들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하지 알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에 대한 심리 분석이 모두 맞다고는 할수 없겠지만 심리 분석을 통해 좀 더 이야기의 본질을 이해할수 있었던 기회가 된것 같습니다.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는 너무나 유명한 시리즈의 주인공이지만 사실 이번에 법의관을 통해 처음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사 시리즈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경찰들이 많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법의관이라는 특별한 직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고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TV 시리즈에 익숙해졌던 독자로서 법의관의 역할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책 속 주인공이 범인을 잡기 위해 하나 하나 증거들을 파헤쳐 나가는 모습 속에서 법의학에 대한 재미를 느낄수 있었 습니다.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로카르의 법칙에 따라 시체에 남겨진 흔적을 찾고 증거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법의관의 이야기는 많은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케이 스카페타는 새벽에 걸려온 전화 소리에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는 죽은 피해자에 대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의 인권은 무시되기 쉬운데 스카페타 자신만은 죽은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현실은 그것 마저 쉽지 않습니다. 같이 일하게 된 형사 마리노와는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가끄 그와 일하는게 힘들때도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있는 흔적을 찾아 증거를 최대한 많이 알아내야 하는데 현장에서 조사를 하면서 이번 사건에서는 문은 잠겨져 있었지만 창문의 방충망은 뜯겨져 나간 상태이고 창문 밑에 의자를 이용해 넘어왔다는 것과 증거를 남기지 않은 치밀함이 있는 범인으로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범인은 피해자의 집에 있는 전화선과 같은 물건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죽이는데 증거는 반짝이는 물질로 증거를 바탕으로 범인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하지만 도저히 속을 알수 없는 마리노는 스카페타를 몰아부치고 소도시에서 발생한 연쇄 교살 사건에 대해 언론은 선정적으로 보도 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두려워 하게 되는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범인을 잡기 위해 작은 흔적 하나에서도 범인을 찾을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한 스카페타의 활약을 통해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TV시리즈에서 만나는 수사물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것 같습니다. 스카페타시리즈 처음 읽어보지만 다음 이야기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