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물건들
김선미.장민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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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탈리아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태리 유학 시절에 인연을 맺게 된 지인인데,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딸이 영어도 더 익힐 겸 미국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싶다는 말이었다.  각별한 사이인 지인이라, 두말 없이 아이를 내게 보내라 말했다. 이태리에서 뭐 필요하거나 원하는거 없어? 라고 묻는다. 
요즘에 돈만 있으면 달나라 물건도 살 수 있는 세상이잖아. 필요한거 없어. 라고 답했다.
나의 답을 들은 후 잠시 깔깔거리고 웃던 그녀는 내가 니 취향 알지~ 알아서 챙겨 보낼께~ 한다. 흠...내 취향이 뭐지? 사실 요즘 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갖고 사는지 모르겠는데...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획일성 강한 사회에서 자란 내가 나만의 취향이 있나?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는 것은 그런 나와 달리 개성과 자신만의 취향이 상당히 강한 서구 사회에서 살고, 또 친구들을 만들기시작하면서였다. 
그래서, 이 책에 끌렸는지 모르겠다. 일반인들과는 달리 조금 더 강한 개성과 취향을 갖고 있을거 같은 디자이너들의 취향을 보여주고 그들이 매혹되는 물건이라니!

그래픽 디자이너, 안경 디자이너, 슈즈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오브제 디자이너, 건축가, 패션 디자이너, 보석 디자이너, 미대 교수등 11명의 인물들이 자신이 매혹된 물건들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대해서 얘기한다. 깔끔하지만 맛깔나고 빠져드는 문체로 이 책을 엮어낸 두 작가의 글솜씨까지 11명의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더해져 책을 읽는 내내 흥미가 지속되었던게 가장 큰 장점인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그것이 취향선이라고 얘기하는데, 나는 주저없이 책을 택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수집하고, 읽는 것. 이것 또한 큰 범주에선 취향이겠지?
오늘은 그동안 이것 저것 잡동사니 수집해 놨던 소품들을 꺼내 오랜만에 먼지도 닦아내고, 정리도 하면서 내 취향이 무엇인지 더 깊게 생각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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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 돌이켜 행복하라
오이겐 드레버만 지음, 김태정 옮김 / 토네이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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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동안 내 인생 최고의 화두는 바로 '행복' 과 '꿈'이었다. 

처음 이 두가지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이르게 찾아온 삶 속에서 느끼는 무기력함과 중년을 맞게된다는 불안감이 맞물려 그런 것이 아닐까 했는데, 이제는 이게 나뿐만이 아니라 세상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날이면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 다루는 것이 이 두가지일 수가 있을까!


얼마 전에 직장 동료이자 친한 친구와 단 둘이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나와는 달리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의 일에 큰 만족감을 가지고 사는 듯 보였고, 남편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고, 세 아이도 잘 자라 주고 있어서 늘 행복하겠거니 싶었던 친구가 와인 두잔을 마시고 풀어 놓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세상에 늘 행복한 사람은 없는게 맞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내게 해준 충고는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에 충분한 것이었는데, 그건 내가 너무 많은 걱정을 안고 산다는 것이었다. 인생을 좀 가볍게 살아봐! 라고 말해주는 친구의 말에 당시에는 당혹스럽고 언짢은 기분마저 들었는데, 

그 후로 며칠을 곰곰히 생각해 봐도 그 친구가 전한 충고는 그럴만 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내가 걱정을 좀 많이 하고 사는 편이긴 하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그런데,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 하루를 낭비하면서 사는 사람이 열에 아홉이라잖던가.


전 유럽이 사랑하는 지성이라는 오이겐 드레버만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사실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어쩌면 너무나 흔하고 하기 쉬운 충고가 아닌가 싶은데, 알고도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은 이렇게 여러 명사들이 전하는 이야기와 메세지를 듣고 또 듣고, 읽고 또 읽어야 약간의 변화라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나 싶어 집중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인생이 여러가지 경험 속에서 시간을 쌓는 것이듯 책은 우리가 경험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주제를 다룬다. 갈등, 관계, 성공, 죽음, 부부, 출산 등등...

책속의 에피소드들을 읽다 보면 세상에! 저런 일도 다 있나 싶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은 내 자신을 축하/축복하게 되고, 또 내가 겪었던 일과 비슷한 것을 경험한 사람의 에피소드를 듣다가는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그 시간을 이겨냈듯이 누군가는 이 책이 전하는 메세지를 통해 힘을 얻고 또 한발 한발 앞으로 걸어나가겠구나 싶다.


속독으로 책을 읽는 나지만, 이런 책은 한숨 한숨 골라가며 속도를 늦추고 한글자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읽게 한다. 그새 더워진 날씨에 지치고 힘들어 퇴근 후 생각 나는 것이라고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지만, 이렇게 머리를 차갑게 식혀주는 책을 만나면 그깟 더위쯤이야! 오히려 따끈한 차 한잔과 함께 마음마저 가라앉혀 주는 시간을 갖게 하는 힘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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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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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어렵게 가진 후 나는 임신 내내 일기를,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한동안 부지런히 육아 일기를  썼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는 좋아했지만, 글쓰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았던 나였지만 내 아이를 위해 쓰는 육아 일기는 그 기분이 남달라서인지 어려움 없이 기록으로 남겼었다. 물론,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복직 후 생활속에서 분주해지다 보니 둘째 아이 때는 첫아이때만큼 관심을 기울이거나 일기를 남기지 않아서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여기 1년 365일동안 매일 거르지 않고 손자에게 글을 쓴 할머니가 있다. 한국의 작가 조정래씨의 안사람이기도 한 김초혜씨는 슬하에 아들 한명만을 두고 있고, 그 아이가 손자를 안겨줬다. 내리 사랑이라고 옛부터 어르신들은 말씀 하시던데, 그 손자가 얼마나 귀한 느낌일지는 쉬이 상상이 간다. 나와 내 동생에게는 매우 엄하셨던 나의 친정어머니께서도 내 아이들에게만큼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인자한 할머니이신 것을 볼 때마다 놀라게 되니 자식보다 손주를 볼 때의 그 귀하고 행복함은 세상 모든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같은 마음이겠지.


2008년 새해 첫날부터 그 해 마지막 날까지 김초혜씨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손자 재면이에게 할머니로서, 세상을 먼저 살아본 선인으로서 남기고 싶은 당부의 말들, 가르치고 싶은 것들을 세세히 글로 남겼다. 재면군이 초등학생때 직접 만들어 선물한 공작품을 책 표지에 그대로 사용한 것만 봐도 그를 아끼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책 안의 글들은 한글자, 한문장 보물처럼 다가온다. 


특히 내가 마음에 들었던 것들중 기억에 남는 것은 4월 말쯤의 글인데, 그 날에 재면군에게 남긴 글은 내가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내 아이들에게 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초혜씨는 손자에게 어릴 때부터 읽으면서 감명 깊었던 책을 모아두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도서실을 만들고, 그 공간에 모인 책들은 후대에 물림하라는 당부. 작가의 아내이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의 당부여서인지 헛되이 들리지 않는다.


이메일조차 귀찮아서 외래어처럼 들리는 줄임말로 몇개의 문자나 sns 서비스를 통해 안부를 주고 받는게 너무나 당연시 되어버린 요즘, 재면군이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헛되이 들리지 않는 좋은 말씀이 적힌 편지글을 400개 가까이 엮어 책으로 만들어 선물받는 손자가 세상에 몇이나 되려나!

나도 오늘은 내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부탁의 말, 당부의 말 몇개 정도 적어 아이들의 앨범에 꽂아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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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이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 - 잃어버린, 사라져버린, 포기해 버린 나를 찾아서!
김윤경 지음 / 프롬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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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가 참 화려한 저자 김윤경씨의 책, 제목에 이끌려서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명문대들을 거치며 공부를 했고, 이르지 않은 나이에 엄마가 되어서도 그 학업에 대한 열정은 계속 되어 유학을 했다. 그리고, 현재는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소위 잘 나가는 아줌마다.

그런 그녀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된 한 마디는 다름 아닌 그녀의 딸이 건넨 질문이었다.

"엄마의 꿈은 뭐였어요?" 라는 과거형의 질문에 40대가 되어서야 깨닫게 된 참혹하다면 참혹한 진실.

꿈이 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사실.


사실, 나도 얼마전에 딸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았더랬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다 커서 이제는 고갯길을 내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 하루가 축축 쳐지던 나에게 6세의 딸이 던진 그 질문은 충격 이상이었다. 아마,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아이로부터 들은 질문에 받았던 충격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여자 나이 40대. 아무리 요즘은 100세 세상이라고 하고, 40대가 예전의 30대라고 하지만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아침마다 거울속에서 마주하는 내 모습에 항상 행복할 수는 없는 나이 40대. 살만큼 살았다는 80, 90세 노인은 아니더라도 내 인생의 정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시기임은 분명한 이 나이에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꿈을 가지고, 그 타이틀에 맞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노력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은 바로 그녀의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런 엄마의 변화를 느끼는 아이들 또한 서서히 변해간다. 


부모 노릇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이 한살 한살 커갈 때마다 더욱 크게 느끼게 되는데, 그녀는 부모의 노릇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들의 운전사 노릇, 비서 노릇, 인생 설계사를 자청한 엄마와 그저 그런 엄마의 그림자에 가려서 경제적인 책임만 지고 사는 아빠들이 가득한 현사회. 그게 제대로 된 부모 노릇이라고 믿고 사는 사람은 이렇게 좋은 책이 백만권이 나와도 자신의 믿음대로 아이들을 채찍질하면서 살 것이다.  하지만, 내 인생을 바꿈으로서 가장 조용하게, 하지만 강렬하게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김윤경씨의 글을 읽으면서 느꼈다. 나도 이제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내 아이의 질문에 당당하게 답을 할 수 있도록 내 꿈에 대해서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켜 보련다. 내 꿈이 전하는 메세지를 전해 받는 내 아이들의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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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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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엄마가 어릴 때 나중에 자라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묻는거야?"
"아니~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어린 딸아이의 질문에 한참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어린 시절엔 누구나 자라서 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과연 그럴까? 정말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꿈이 아닌 그저 여건에 맞춰, 밥벌이는 해야 하니까, 내 자신의 능력이 그것밖에 안된다며 자조하고 사는 것일까?

칼융이 처음 중년의 나이를 표현하며 사용했다는 인생의 정오.
계산을 해보니 나는 내 인생에서 막 오후 한시를 넘긴 시간을 살고 있다.
점심밥을 챙겨먹고 나른해지는 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나머지 하루가 바뀌는 시간이 바로 오후 한시경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드니 왠지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식곤증을 이길 수 있도록 커피 한잔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건가, 아니면 식곤증따위! 라며 서둘러 소화 시키고 오후를 달릴 준비를 해야 하는걸까? 그것은 아마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른 선택으로 드러날 것이다.

저자는 전자를 택한듯하고,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편안한 문체로 풀어낸다.
인생이라는 하루를 보내면서 때로는 쉬어가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듯이...
그리고, 이렇게 잠시나마 저자의 책을 읽으며 한숨을 돌리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쉬어가는 시간이 아닌가, 그러니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보다는 조곤조곤 아주 낮은 말투로 얘기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법. 그것을 아는 듯한 저자의 길지 않은 글들과 사진은 읽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생각 속으로 빠져들 기회를 만들어 준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 시간까지 나는 아직도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이제 한숨 돌리고 쉬는 시간을 가졌으니 난 이제 충분히 활기차게 오후를 보낼 준비가 된거 같다. 그러니, 오늘도 화이팅~~ 내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가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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