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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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엄마가 어릴 때 나중에 자라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묻는거야?"
"아니~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어린 딸아이의 질문에 한참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어린 시절엔 누구나 자라서 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과연 그럴까? 정말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꿈이 아닌 그저 여건에 맞춰, 밥벌이는 해야 하니까, 내 자신의 능력이 그것밖에 안된다며 자조하고 사는 것일까?

칼융이 처음 중년의 나이를 표현하며 사용했다는 인생의 정오.
계산을 해보니 나는 내 인생에서 막 오후 한시를 넘긴 시간을 살고 있다.
점심밥을 챙겨먹고 나른해지는 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나머지 하루가 바뀌는 시간이 바로 오후 한시경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드니 왠지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식곤증을 이길 수 있도록 커피 한잔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건가, 아니면 식곤증따위! 라며 서둘러 소화 시키고 오후를 달릴 준비를 해야 하는걸까? 그것은 아마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른 선택으로 드러날 것이다.

저자는 전자를 택한듯하고,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편안한 문체로 풀어낸다.
인생이라는 하루를 보내면서 때로는 쉬어가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듯이...
그리고, 이렇게 잠시나마 저자의 책을 읽으며 한숨을 돌리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쉬어가는 시간이 아닌가, 그러니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보다는 조곤조곤 아주 낮은 말투로 얘기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법. 그것을 아는 듯한 저자의 길지 않은 글들과 사진은 읽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생각 속으로 빠져들 기회를 만들어 준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 시간까지 나는 아직도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이제 한숨 돌리고 쉬는 시간을 가졌으니 난 이제 충분히 활기차게 오후를 보낼 준비가 된거 같다. 그러니, 오늘도 화이팅~~ 내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가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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