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첫 페이지부터영문 편지 서식의 ‘선생님께’ 라고 시작하는1949년 편지 한 편을 읽고서1950년까지 주고받은 편지를 이끌리듯 읽었어요. 런던의 절판 서적을 전문으로 다루는채링크로스 가 84번지의 헌책방, 마크스 서점에미국의 가난한 작가가 도서 목록을 동봉하며 5달러 이하의 깨끗한 책을 구할 수 있느냐며 보냅니다. 그 후 20년 동안 주고받은 서신이라니,그 시절 책을 매개로한 남의 편지를 엿보며(?)이 무해한 편지 속에서 때로는 유쾌하고서구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정’이 느껴지는 문장들에꽤나 낭만적인 기분을 느끼면서요.—🔖채링크로스가 84번지의 친구 여러분에게:아름다운 책 고맙습니다. 책장 전체가 금 테두리로 된 책은 가져 보지 못 했어요. 이 책이 생일에 도착 했다는 사실 믿어지세요?여러분이 좀 덜 조심하여 카드를 쓰는 대신 속표지에다 글을 남기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행여나 책의 가치가 떨어질세라 노심초사하는 서적상의 본분이 거기서 발휘된 거겠죠? 현재의 소유자에게는 가치를 높이는 일이었을 텐데 말이에요.(그리고 미래에 소유자에게도 그랬을거예요.저는 속표지에 남긴 글이나 책장 귀퉁이에 적은 글을 참 좋아해요.누군가 넘겼던 책장을 넘길 때 그 동지애가 좋고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누군가의 글은 언제나 제 마음을 사로 잡는답니다.)<채링크로스가 84번지> 1951년 4월 14일 뉴욕에서 헬렌이 보낸 편지 중 🔖현재 재고의 옥스포드판 영시선이 들어왔습니다. 인도지에 파란색 헝겊 제본으로 1905년판 원본이며 면지에 잉크로 글씨 쓴 것이 있기는 하지만 상태가 양호한 중고 서적으로 가격은 2달러 입니다. 언젠가 뉴먼의 <대학에 이상>에 대해 문의하셨죠. 이 책에 초판에 관심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1950.9.20. 프랭크 도엘 편지 중뉴먼이 도착한 지 일주일이 되어가는 이제야 마음이 진정되네요. 이 책을 하루 종일 탁자 위에 두고 타자를 치다가 한 번씩 만져 보고곤 해요. 이게 초판이라서가 아니라 이렇게 아름다운 책은 처음 보기 때문이에요.1950. 10. 15. HH🔖 혹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네 대신 입맞춤을 보내 주시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 영문학을 좋아하는 애서가의 구매문의 편지를 시작으로중고서점 직원과 20년 동안 이렇게 진심 어린 우정을 나눌 수 있는지 믿기지가 않지요. 지금은 바로 전화는 물론 영상통화도 화상회의도 가능하고심지어 카톡의 1을 보고 수신확인도 가능하니까요.‘읽씹’이란 말과 함께 읽었는데 답장을 안 하냐며, 심지어 읽지도 않냐며 타박하는 시대를 살고 있잖아요.<채링크로스 84번가>처럼 누군가의 편지를, 연락을 기다리며 상상하는 설렘을다시 느껴볼 수 있을까요? 설렘과 낭만과 따뜻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는 책❤️<채링크로스 84번가> 입니다. #채링크로스84번지 #헬렌한프지음 #궁리출판사 궁리출판사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