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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개정증보판
김하나.황선우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평점 :
너무나 유쾌하고 멋진 언니들의 이야기를
번갈아 듣고 있자니
나도 저 망원동 유수지가 보이는 아파트에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읽다 말고 저 아파트가 어딘지 검색해 보다니 🤣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결혼이란 제도로 가족을 이루고,
거기에 아이를 낳아 가족 구성원이 추가되면,
이 멋진 언니들처럼 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부러운 마음을 한편에 두고,
이번 생에서는 이 언니들처럼 살 수는 없으니,
지금 있는 나의 동거인인 남편과 아이와
어떻게 하면 이리 멋있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서로 장점을 본받아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행복이 배가 되는 가족.
남편에게 아이에게
나는 어떤 동거인이 될 것인가?
사실 동거인들에게도 어떤 동거인이 될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지만 ㅋㅋ
솔선수범하기로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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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30대가 된 회사 우리팀 막내가
남자친구도 없지만 결혼을 해야겠다고 한다.
책에서 말하는 결혼 적령기 시기를 지나고 있는 듯 하다.
누군가에게는 결혼이 하고 싶은 걸 수도 있지만,
결혼이 정답은 아니니까
정답을 정해놓고 가족을 구성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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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증명해 준 사실, “조립식 가족”
알록달록한 레고처럼,
나의 행복을 위해 살면서
다른 사람, 다른 동물과 함께
우리 가족이 되어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축하해주자.
혼인, 혈연, 입양으로만 이뤄지는 가족제도 밖의
여둘과 같은 조립식 가족들이
가족제도 안에서 서로 돌보고 부양할 수 있도록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길 바란다.
형식뿐인 가족 말고,
같이 사는 실질적인 ‘가족’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게 세상이 뒤집힐 일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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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사람들은 은연 중에 여자에게는
직장에서 일도 잘하고 동시에 집에서 살림도 잘 할 것을 요구한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이 이게 뭐니”라면서
누구도 그에게 “어서 살림을 돌봐 준 남편을 만나야지” 라고
충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동시에 잘 해내기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밖에서 활발히 활동 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집안을 돌봐줄 ’아내‘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 ’아내‘는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다.
때론 가사도우미일 수도.
🔖잘 산다는 건 곧 잘 싸우는 것이다.
(…) 지금까지 누구와의 갈등도 이렇게 깊게 제대로 해결할 필요 까진 없었다면 이제 절벽을 뒤에 둔 느낌으로 최선을 다해 임해야 한다. 제대로 잘 싸워야 한다.
🔖 통상적인 결혼 정령기를 넘어가는 여자는
스스로가 평정심을 유지 하며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어도
잔잔한 물에다 괜히 돌던지는 모양새로
주변에서들 툭툭툭 건드리지 못해 안달이다.
(…) 무엇보다 남의 일인데 어째서 맡겨 놓은 듯이
계획이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걸까?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은 어리고 만만하다는 이유로
종종 이런 주제넘은 참견의 대상이 된다.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여자로 안 보인다는 데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남성의 욕망의 대상으로써 존재 한다는 게 내 가치를 높여 주거나 기분을 낫게 해 주지 않으니까.
🔖”둘만 같이 살아도 단체 생활이다“
동거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서로 라이프스타일이 맞느냐
안 맞느냐보다, 공동생활을 위해 노력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을 것 같다.
🔖잘 모르는, 멀리에 있는, 애정이 없는 대상일수록
일반화하기 쉽다. 뭉뚱그리고 퉁쳐도 상관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차이가
특별함을 만든다. 그 개별성이 소중하고 의미 있다.
🔖삶의 속도가 다른 종끼리 함께 살아간다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느린 이별의 과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반복되는 하루 속에 배워가면서, 우리는 여전히 함께 있다.
(고양이 가족과 함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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