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안온한 생활에 만족해야 하는 법이라고 말해 보았자

  그것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사람이란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엔 필경 만들어내고야 만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나보다도 평온한 생활에 얽매여 있고

  또 수백만의 사람들이 그 운명에 말없이 항거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반란을 제외하고서도 얼마나 많은 반란이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격동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나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 점에선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 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 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 제인에어1(샬롯 브론테 지음) p.171~172 -


 【제인 에어】는 1847년에 발표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작가가 분명 남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처음 발표할 때 샬롯이라는 이름이 아닌 남자 이름의 가명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작가가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대단히 실망했다고 했다. 샬롯 브론테가 살았던 그때는 그랬다. 위에 발췌한 단락은 분명 제인의 입을 통해 외치는 샬롯 브론테의 외침일 것이다. 인간이 정해 놓은 관습과의 싸움이 너무도 처절했던 탓일까?

샬롯 브론테는 이 작품을 발표 후 오래지 않아 병으로 죽게 된다. 


그리고, 2017년 11월 13일 현재도 오랜 관습과의 싸움은 끝이 나지 않았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작품을 눈물을 삼키며 읽었고...

오늘도 뉴스면에는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계속 되었다.

그리고, 세계 어느 곳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샬롯 브론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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