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알게 됐다.
영국에서의 여성 투표권은 1919년에야 겨우 성사됐다.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상징인 프랑스에서는 1945년이 되어서야 여성
참정권이 이루어졌던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다.
영국에서 여성의 대학교육이 가능하기 시작했던 게 19세기 초,
여성의 재산권이 인정된 것이 19세기 말, 여성 참정권은
20세기 초라니, 인간 세상은 너무 오랫동안 야만의 상황에 빠져
있던 것 아닐까? - 여자의 독서 김진애 지음 p.63-
우린 어쩌면 원래 저절로 그렇게 된거야 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저절로 발전하고 편리해지고...
원래 공평하고... 평등하고.. 정의롭고...
아니다. 적어도 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냥 놔두면 저절로 살기 좋아지는게 아니다. 엉망 진창이 된다.
마구 죽이고, 마구 때리고, 마구 훔치고... 인간이란 종이 그렇게 못되먹었다.
본시 선하게 태어났으나 환경 탓에 그리 되었다라는 주장도 있으나, 분명 인간은 그냥 두면 악하다.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여자라는 인간은 슬픔 그 자체였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았던 시간들이 꽤 있었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에 등장하는 여인들을 보라.
불과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년 전이지만... 여자들은 병에 걸려 곧 죽게 되어도 남편이 허락치 않으면 의원에게 가는 것 조차 여의치 않았다. 양반집 여인으로 삶도 고달팠지만 농부의 아내로서의 삶은 더 고달팠다. 노비는 말할 것도 없고....
청년 전태일이 온 몸을 불살라 근로기준법의 준수를 외쳤던 그때는 또 어떠한가.
밀폐된 공간에서 오빠의 학비를 위해 남동생의 학비를 위해.. 아님 쓰러져 가는 가계를 돏기 위해
끝없이 돌고 도는 미싱을 돌리다 쓰러져간 우리 누이들. 여공들의 삶은 또 어떠했는가 말이다.
저절로 되어진 것이 아니다. 오늘 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은...
우리보다 앞서간 누군가의 피의 투쟁이었고 눈물이었던 것이다.
여성들이여.... 공부합시다.
지난 시간들이 어떠했는지 공부하고... 우리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공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