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먹고사는 것이 바로 돈이었다. 

   고향에서는 아무 데서나 주워 오면 그만일 나무토막도 여기서는

   돈을 주고 사야 했고, 텃밭에서 마음껏 따먹도 채소와 열매도 여기서는

   시장에서 구입해야 했다.

 

  -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라헐 판 코에이 지음) p. 73 -



  17세기 그때도 지금이랑 큰 차이 없었나 보다.

  도시에서의 생활은 뭐든 돈이 들어간다는 것.

  집도 협소해지고, 넓은 마당도 없어지고.

그래서 뭐든 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생활의 모든 것을 돈을 주고 바꾸어야 하니까.

그렇게 모두들 돈을 벌기 위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분주하다.


심지어 밥 먹을 시간도 없다. 모순이다.


이제 돈은 우리 삶의 주인 노릇을 한다. 

돈만 있으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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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맞다. 넌 개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너를 공주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모습으로 그릴 수가 없었다. 대신 나는 너의 내면을 보았고,

   폐하의 애견 주피터 속에 너의 내면을 집어넣었다. 자 여길 봐라.

   개의 힘이 느껴지지 않니? 이게 바로 너의 힘이다. 

   (중략)

   니콜라시토가 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가 니콜라시토의 콧대 높은

   자세를 의연하게 참아내고 있었다. 

   바르톨로메의 머릿속이 바삐 움직였다. 이 개가 지금은 이러고 있지만,

  언제라도 벌떡 일어나 니콜라시토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응징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라헐 판 코에이 지음) p. 266~267



난쟁이에 꼽추에 몸을 지탱하기에는 턱없이 어설픈 두 발을 가진, 그래서 두 발로 걷기조차 버거운 바르톨로메.

17세기 스페인의 왕궁이 있는 번화한 도시 마드리드에서 바르톨로메와 같은 존재는 정말이지 존재해서는

안되는 생명이었다. 아니 생명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그는 철 없는 어린 공주의 눈에 띄어 그의 장난감이 된다. 인간개.

그는 공주의 장난감 개가 되어 공주의 기분을 맞추어야 한다.

하지만 바르톨로메는 다른 그와 같은 처지의 존재들과는 다르게 자꾸만 억울해진다. 그래서 저항한다.

그리고 꿈을 꾼다.  옮겨 놓은 장면은 왕의 초상을 그려야 하는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에게

바르톨로메가 "저는 개가 아니에요."라고 외치자 벨라스케스가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장면이다.



그림의 오른쪽 하단을 굳게 버티고 있는 개가 바로 바르톨로메이다.

그리고 그 개를 밟고 있는 또 다른 소년이 바로 니콜라시토이다.

사실 니콜라시토는 바르톨로메와 같은 처지이다. 난쟁이이고 공주의 장난감이다.

하지만 니콜라시토는 자신이 공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공주가 좋아하는 인간개 바르톨로메를 시샘한다. 공주가 자기에게 그랬단다. "나는 너를 정말 사람처럼 생각해."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생각한단다.

아이러니하게도 처지가 비슷하면 그들끼리 서로 동맹을 맺을 법도 한데

오히려 그 안에서 힘의 줄을 세운다. 비슷한 처지인데 샘을 내고 미워한다.

얼마되지 않은 것 조차 빼앗으려 안간힘을 쓴다.  니콜라시토는 그런 인물이다.


바르톨로메의 소망은 이루어진다. 이 책이 마치 동화같다라는 느낌은 그래서일것이다.


"어느 현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언가를 바꿀 힘이 네 손에 없거든,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할 것이라

믿어라! 저는 운명도 언젠가는 바르톨로메의 편이 서리라 믿습니다."

훗날 바르톨로메의 스승이 되는 파레하가 그의 스승인 벨라스케스에게 한 말이다.


저항하는 그리고 꿈 꾸는 바르톨로메 혼자가 아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했던 주변의 도움들이 바르톨로메를 궁궐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유명한 화가로 이름을 날리며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토록 원했던 그림을 그리며

자기 삶은 꾸릴 수 있는 의미있는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이 이야기가 실화냐면... 글쎄... 그게 헷갈린다. 

 벨라스케스가 실제로 이 그림을 그렸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림 속 등장하는 공주도 실존했던 인물이고....


작가인 라헐 판 코에이는 분명 재미있는 사람이다. 마치 저 유명한 "시녀들"의 작품 뒷 이야기라고 해도

곧이 믿을만한 이야기를 풀어놨으니 말이다.




바르톨로메, 디에고 벨라스케스, 시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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