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 배 -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이혁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간만에 제대로 된 소설 읽었다. 최근 단편만 주르륵 읽다 장편이 좀 필요했는데.. 그래서 한참 봤다.

누운 배. 제목을 보곤 세월호 생각이 제일 먼저 났으나, 관련 없다.
조선소 직원들의 이야기다.

중국에 있는 한국 조선소 이야기로... 자동차 6,700대 실을 수 있는 배가 진수식까지 하고 넘어갔다.
넘어간 배를 다시 세우기까지 2년.. 2년이란 시간 동안 이 망할 회사 내부의 이야기다.
이 배에 들어있는 보험부터 침몰한 배를 세울 것인지 말 것인지 세우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값어치가 있는지... 누가 총대를 메고 세울 것인지..

가독성 끝내준다.

이 소설은 황 사장의 등장 전과 후로 딱 보면 된다. 황 사장이라는 캐릭터 등장으로 오합지졸 무능력자들 싸그리 청산되고 나태하고 뺑끼쓰고 일 안 하고 눈치만 보고 윗선에 줄만 대는 것들 작살나고 쥐어짜다 짜다 아주 피 한 방울까지 짜서 일시키고 맨날 싸우고 지적하고 아주 궁지 끝까지 몰아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인물이다.
실적은 높아지고 시간도 단축되고 회사는 굉장히 좋아졌지만, 직원들은 지치고 그만두고 같은 임원들 팀장들과 부딪히고 싸우기가 일쑤다.

전문가 집단은 배를 세우지 않는 게 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이득이다고 했지만 결국 회장의 뜻대로 배를 일으켜 세운다. 그치만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배의 모습은 쓰레기다. 2년간 부패하고 썩고 재건조가 안될 정도로.. 결국 쓰레기는 세우는데 시간 돈 다 낭비하고.. 그 책임을 안고 황 사장은 사직을 쓰고...

너무 재밌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소기업할 거 없이 직장인이 공감 가능한 책이다.
망할 회사.

아 그리고 또 하나,
이 작가는 작가이기 전에 조선소에서 근무해본 사람이 틀림없다. 아니 만약 해본 경험이 없다면.. 정말 미친 거다. 너무너무 리얼하고 디테일해서 정말 내가 이 조선소를 경험한 기분이 든다.

추천도서다.

🔖p.65 모든 주체가 책임은 회피하고 이익과 자기 보전만 좇았다.

🔖p.118 "절이 싨으면 중이 떠나야지" 그 말은 모든 불평과 불만을 마법의 매듭처럼 묶었다.

🔖p.131 서라 할 때 줄 서지 않고 버텨보고 이겨보겠다고 한 탓이었다.

🔖p.161 설명 같은 변명, 변명 같은 핑계, 핑계 같은 거짓말, 불순하고 무책임한 잡설로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고 남의 시간을 뺏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랍니다.

🔖p.299 누워서 썩어가던 배를 멀쩡한 배라고, 구조해서 재건조할 수 있는 배라고 여겼듯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은 채 보이는 것만 보고 보고 싶은 대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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