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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해치지 않아 ㅣ 산하그림책
이상옥 지음, 김기린 그림 / 산하 / 2023년 1월
평점 :
첫의 곁 표지를 보면 자동차를 타고 동물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의 모습과 자신들의 공간으로 들어온 낯선 사람들에 대해서 반갑게 맞이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예요. 이는 책의 제목대로 서로를 향해서 “우린 해치지 않아.” 라고 인사하네요. 이런 모습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실제적인 우리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다르죠. 마치 우리의 실상은 책의 뒷 표지에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의 모습과 같아요. 이런 그림 하나로도 현재 서로 어떤 관계 가운데 놓여있는 지를 재확인해 볼 수 있어요.
다음 장을 열면 아주 고요한 숲이 펼쳐져 있어요. 이게 자연의 본래 모습이 아닐까 생각들더라고요. 숲길을 조용히 걸어가는 호랑이의 모습이 보여요.
지금 호랑이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누구를 만나기 위해서 이 시간에 이동하는 것일까요?
모두 잠든 늦은 밤이 되어서 마침내 목적지를 도착했어요. 이곳에는 이미 많은 동물이 모여 있어요. 모두 오랫 만에 얼굴로 보니까 서로 반가워하는 분위가 상당히 좋아 보였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 보이지 않는 친구들로 인해서 굉장히 슬픈 분위기가 되었어요. 이런 현실에 대해서 동물들은 두렵기도 했지만 동시에 몹시 화가 났어요. 이 장면을 보면서 동물들이 직면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미안했어요.
그들은 고민 끝에 사람들과 친해진다면 더 이상 자신들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레서판다는 개와 고양이를 찾아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갔어요. 처음에 레서판다의 부탁을 받은 개와 고양이는 망설였어요. 하지만 개와 고양이는 동물들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어요. 개와 고양이는 이들을 변신시켜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곤 개와 고양이는 레서판다와 함께 숲 속으로 갔어요.
개와 고양이는 숲 속에서 동물들에게 무겁고 둔해 보이는 몸매를 날렵하게 가꾸는 방법,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매끄럽게 다듬는 방법 등을 열심히 알려 주었어요. 또 개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꼬리를 흔드는 방법,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기 위해서 앞발로 상대방을 꾹꾹 누르는 방법 등 알고 있는 모든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었어요.
마침내 동물들은 모든 준비를 끝낸 후 서로 활짝 웃었어요. 사람들과 사이좋게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동물들을 과연 사람들과 좋아해 줄까요?
<우린 해치지 않아>를 통해서 책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뿐 아니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을 동물들에게 “우린 너희를 해치지 않아.”라고 인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구조가 조성되어지길 간절히 소망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