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 주기도, 신학과 인문학의 눈으로 탐구하기
정진호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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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으로 부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우리가 진리 위에 올곧게 서 있지 못한 모습과 진리 위에 서 있지만 인문학적으로 준비되지 못하여 부름 받은 세상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우리의 모습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이런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 이전부터 원인을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았다. 예를 들면 혹자가 자신의 이름 앞에 기독교 철학 또는 기독교 심리학이라는 표현을 붙인다. 그런데 그가 기독교에 대해서 잘 준비되지 않았는데 철학을 전공하였다고 해서 기독교 철학이라는 표현을 붙였지만 정작 성경에 담긴 진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반대로 신학을 잘 준비했지만 인문학이 준비되지 못하여 믿지 않는 자들에게 영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 등 서로 조화롭지 못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는 우리 각자의 부름을 준비과정 가운데 한 쪽으로 치우쳐 준비하는 경우들로 인하여 빚어지는 결과물이라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 본 적 있다. 물론 한쪽을 잘 준비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두 가지를 준비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정답을 알지만 함부로 말하기가 사실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부름에 대한 중요한 과제이다.

요즘 인문학과 신학 사이를 연결하려는 움직임들과 노력의 흔적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이 전과 사뭇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이 잘만 사용된다면 균형 잡힌 제자로 세워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얼마든지 역전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지어 유신론적 진화론과 같은 그릇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의 좋은 샘플이 될 수 있는 책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오늘 세움북스에서 출간된 정진호 목사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나누고자 한다. 저자는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를 두 가지 관점으로 조화롭게 해석하여 한 권의 책이라는 결과물로 내 놓았다. 이것이 정답은 될 수 없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이 토대가 앞으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내심 기대감을 가져본다. 실제로 이 책은 훌륭하다. 그 동안 세움북스는 다양한 저자들을 발굴하였다. 봄이 되면 씨앗에서 싹이 나듯이 전국에 다양한 저자들을 발굴하여 다양한 생각과 색깔들을 입혀 독자들에게 훌륭한 열매들을 제공해 주었다. 이번에도 새로운 저자가 통해서 가진 그만의 색깔이 입힌 주기도문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우리에게 제시해 주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저자에 대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동안 갈고 닦은 생각과 관점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다.

국내에 수많은 저자들이 다양한 출판사를 통해서 주기도에 대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사실 쏟아져 나왔다가 더 정확한 표현 같다. 이 책들은 하나같이 저마다 다양한 해석과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독자들에게 큰 유익을 제공해 주었다. 이런 책들 속에게서 우리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신학이라는 렌즈로 주기도문을 해설하여 집필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에 세움북스를 통해서 출간된 정진호 목사의 저서<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인문학적 렌즈로 추가하여 집필하였다. 이것이 이 책만이 가진 독특한 장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염려스러운 부분이었다. 과연 저자는 인문학이라는 관점과 신학적 관점으로 주기도문을 어떻게 균형 있게 저술했을지 상당히 궁금했다. 때마침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 책을 받고 겉표지를 보았을 때 순간 제 머리 속에 든 생각은 과연 이 책이 주기도에 대한 책일지에 대해서 질문해 보았다. 책의 제목과 표지가 이 전과 너무 달라기 때문이다. 물론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책을 펼쳐 서문을 지나 주기도문 서론에 해당된 소제목들을 하나씩 천천히 읽어보았다. 그동안 우리가 친숙하게 접해왔던 책들과 많이 달랐다. 저자는 인문학적 요소들을 통해서 주기도문에 대한 접근과 이해를 돕는 부가적인 도구들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상당히 어색하고 우려가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 동안 접한 다수의 책들은 주기도문의 본문의 해석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독자인 우리로 하여금 깊은 묵상의 자리로 안내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는 어떤 저자들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인문적 요소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접근방식과 달리 그 비중이 상당히 많았다. 책의 반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책의 서론 부분들을 읽으며 우려스러웠다. 그러면서도 내 안에 든 또 다른 생각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다양한 회중들이 이 책을 통해서 주기도문을 접근하기에 상당히 용이하겠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우려스러운 마음은 3장을 읽으며 사라지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다양한 저자들의 글이 인용하였다. 예를 들면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와 존 칼빈을 시작으로 아우구스티누스, 아더 핑크, 헤르만 바빙크, 루이스 벌코프, 존 웨슬리, 심지어 앞서 말씀드린 저자들과 달리 신학적 관점이 상당히 넓은 성경 신학자 월터 윙크까지 폭넓은 신학자의 글을 인용하여 주기도에 대해서 깊은 통찰력이 담긴 해설을 탁월하게 제공해 주고 있다. 한 권의 책 속에 과거와 현재의 해석들이 함께 조화롭게 공유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주기도문이 예배순서용, 성경고사대회와 제자훈련 암기용으로 치우쳐 왔던 우리에게 신학과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서 주기도문의 본질과 가치를 바르게 깨달아 이제는 더 이상 단순히 암기수준을 넘어 서라고 권면해 주고 있다. 이런 주기도문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해 준 저자와 귀한 분을 발굴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해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준 세움북스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좋은 저자들을 발굴해 주셔서 한국교회에 한 알의 밀알로 섬겨주시길 바란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나누고자 한다. 책을 읽다보면 종종 저자의 탁월함이 과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또한 요약되지 않고 길게 작성된 인용구들이 사용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독자의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한다. 이런 점이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고 깊은 통찰력을 받는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의 의도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어 아름다운 열매로 이 땅 가운데 맺길 소망한다. 앞서 말씀드린 점은 다음에 책을 출간해 주실 때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주기도문의 본질과 그 속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 새로운 접근을 통해서 다시 깊이 묵상하길 원하는 분과 믿지 않는 분에게 선물을 해 주길 원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정진호
#은밀하게_위대하게
세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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