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통로 - 인간이 만든 동물의 길 그림책은 내 친구 42
김황 글, 안은진 그림 / 논장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에는 나무가 울창한 숲에 하늘 다람쥐 한 마리가
활공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점선으로 그려져 있는 것은 하늘다람쥐의 '공중 길'을
말하는 것 같아요.
날쌘 하늘다람쥐 수컷이 짝을 찾아 나무와 나무 사이 '공중 길'을 멋지게 날아 왔어요.
그러나 며칠 뒤
늘 오르던 나무들이 사라져 버린 것을 발견한 수컷 하늘다람쥐...
이제 짝을 만나러 날아 갈 수가 없게 된 것이죠.
하늘다람쥐에게는 높은 나무가 '길'이었는데 말이죠.

나무가 없어진 자리에는 널찍한 도로가 생겼고
노루, 고라니,멧돼지, 너구리, 산토끼 등등
야생동물들은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이 무서워 섣불리
오고 갈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큰 마음 먹고 도로를 건너다가
'끼익~~~ 퍽!!!!'
목숨을 잃는 일들이 자주 생겼더랍니다.

사람들이 도로에서 죽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 생각해낸 것이 바로
'생태 통로' 입니다.
동물들에게 인위적으로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터널을 뚫어 만든 '터널형 생태 통로'

도로 위에 다리를 놓고 흙을 덮어 나무를 심어 만든
'육교형 생태 통로'

댐이생겨 물길이 막힌 물 속에서
댐 옆에 강으로 이어지는 계단 길을 만든 물 속 길인
'어도'
논으로 연결된 '어도'도 있구요.
여기로는 붕어, 송사리들이 논으로 들어와 알을 낳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하늘다람쥐는 짝과 새끼하늘다람쥐들을 만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릅니다.

그때
도로 양쪽으로 기다란 막대기를 세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 세워진 막대기를 올라가 날아가는 하늘다람쥐의 모습이 보이네요.

정말 다행이죠??
암컷 하늘다람쥐와 새끼 하늘다람쥐와 정다운 상봉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죠?

이야기가 끝난뒤 책의 뒷장에는 '작가의 말'과 더불어
생태 통로의 종류에 대해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이 책은 그림이 전달하는 시각적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이들이 그림을 봄으로써 좀 더 강하고 분명하게 전달되어 지고
거기에 곁들어진 지식적인 설명은 '하늘다람쥐 이야기'에 녹아 있어
지루하지 않게 지식과 깨달음, 사고의 여지를 주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장거리를 다니다보면 도로 위에 동물들의 시체가 가끔 보이곤 해서 마음이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생태계를 파괴해가면서 도로를 만들어댄 인간의 책임이기에 씁쓸한 마음도 함께 드는데요.

그것을 위한 대책으로 이렇게 '생태 통로'라는 것을 인간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이것도 임시방편일 것입니다.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동물들에게 그들의 길을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겠죠.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
그것이야 말로 진정 필요한 것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 1년 배워 10년 써먹는 인생을 바꾸는 성장 프로젝트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항상 이루지 못한 꿈을 마음 한켠에 두고 시시때때로 꺼내어 보곤 했던 것 같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가을에 들어설 때 쯤 미련으로 하루하루를 뜻모를 한숨으로 시간을 보내고 이래 볼까 저래 볼까 머릿 속만 무척이나 분주했다.

늘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기만 하던 나에게 이 책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라는 책은 그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로드맵을 그릴 것을 충고하고 또 잃었던 열정을 다시 살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는 '자신의 꿈을 이룬 여자들은 평생토록 공부를 한다' 는 메시지를 기본으로 성공한 그녀들의 공부철학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책은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트1 에서는 여자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파트2 에서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파트3 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슨 공부를 해야하는지
파트4,5 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인생 선배들의 리얼 분투기와 생생한 인터뷰를
파트6 에서는 공부하는 그녀들의 행복과 성공을 위한 공부 철학과 공부법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30대 이후의 공부에 대해 강조한다. 그도 그럴것이 20대였을 때 우리 여자들이 꿈꾸었던, 그려보았던 자신의 30대의 모습은 아마도 지금의 자신의 모습과는 아주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래서 tv 드라마 속 성공한 커리우먼의 모습에서, 또는 성공한 여성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을 비쳐 보기도 하고 , 또 부럽기도 하고 그러다가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타인의 꿈의 실현이 나에게 많은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그래서 책에서 강조하는 서른을 지난 나이지만 내 삶의 제 2막을 열기에는 늦지 않았음을 또 한번 새겨볼 수 있었다.

저자의 지독하면서 풍부한 독서이력과 연구와 인터뷰를 통해 책에 실어 놓은 글들과 사례들은 내 속의 고민과 방황을 알아주듯 공감을 불렀고, 그러기에 함께 공부 할 것을 또 응원과 함께 나의 잊었던 공부 열정을 불지펴 책을 읽는내내 가슴이 두근거림을 멈출 수 없었다.

" 그러니 결론! 좀 넘어지고 먼 길을 돌아가게 되더라도 한 번 쯤은 원하던 길을 당당히 걸어보자. 마음을 속이는 건 가짜다. 부딪히고 깨어지더라도 다채롭고 눈부시게 뛰어보자. 딱 3년만 치열함의 아이콘이 되어보자. 공부벌레의 대명사가 되어 보자. 고인 물은 그것이 아무리 맑다고 해도 마실 수 없다고 하지 않다고 하지 않던가! " - 104쪽


아직은 30대인 나는 20대의 젊음과 자유와 무모함과 그 열정을 돌이켜 생각해보며 그 꿈 속에 살며 또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곧 머지 않은 40대에 나는 또 다시 지나온 30대를 추억하며 마음 한켠에 또 다른 아쉬움을 지니고 미련을 가지고 살고 싶지는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무언가 내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공부하고 또 그것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다.

"배우고, 발견하고,자유로워지는 것.
그것보다 더 큰 삶의 이유는 없다. "
-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기 화부터 내고 보는 남자가 있다. 59세의 '오베'라는 이름의 남자.
절대 타협이라고는 없을 듯 까칠 대마왕에 앞뒤 꽉막힌 불친절한 고집불통.
사실 난 이런 타입의 남자는 별로다. 아니 남자건 여자건. 그런데 이 책 <오베라는 남자> 를 다 읽고나면 누구나 그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의 일과는 늘 일정하다. 매일 아침 6시 15분 전 기상해서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 아내와나누어 마시고는 마을 한 바퀴를 돌며 마을 시설물들의 고장 유무를 확인한다.
30년간 성실히 일한 직장에서 쫓겨나고 오직 자신을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인 아내를 잃은 후 그는 천장에 밧줄을 걸어 자살을 결심하지만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건너편 집에 이사온 시끌벅적 가족은 그를 시시때때로 귀찮게 하고 정말 기가막힌 타이밍에 그의 자살 시도조차 못하게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뜻하지 않게 그들과 엮이게 되고 조금씩 마음이 열리게 된다.

'오베'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그가 밉지만은 않다.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성실한 그가, 단지 원칙을 지키고 산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 큰 화재가 났을 때 이웃을 구한 덕에 자신의 집에 불이 옮겨져 다타버리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고, 사랑하는 아내의 소망을 지키기위해 하얀셔츠의 관료들과 끝까지 싸워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의 40년지기, 싸우기를 반복하는 기억을 잃은 친구를 위해 나선다.
그는 정말이지 별난 '수퍼히어로'이다.

그는 늘 까칠했지만 그것은 다만 웃고 다니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를 유일하게 이해하던 사랑하는 아내를 땅에 묻었을 때 그는 너무나 큰 상처로 그의 내면은 산산히 부서졌다. 그 상처는 치유되기에는 너무나도 컸다.
그의 이유없는 분노는 그런 연유에서 비롯 됐을지도 모른다.

겉으론 까칠하게 툴툴대지만 속정이 깊은 , 알수록 괜찮은 남자 '오베'.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며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와도 꽤 많이 오버랩되었다.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을 지니고 있지만 , 다정하게 말한마디 건넨적 없는 아버지였지만 돌이켜보면 언제나 사소하게 무심한 듯 챙겨주셨던 내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작은 에피소드들에 웃음이 났고 또 코끝이 찡해지는 작은 감동 또한 느낄 수 있었으며 마지막 페이지를 덥고 나서는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예전에 처음 김훈 작가님의 책을 접했을 때 참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이건 뭐 읽어도 읽어도 좀처럼 책장이 넘어가질 않는데다 재미가 쉬이 느껴지질 않아서 내 취향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가 또 내 독서 내공이 아직은 멀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더란다.

그렇게 김훈 작가님 작품 첫 책읽기는 미완성으로 남기고 잊고 있다가 작년에 박웅현님의 <책은 도끼다>를 읽고선 다시금 김훈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아...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다른 이의 해석을 통해 읽고 알게 된 김훈 작가님의 작품은 그 예전에 내가 읽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김훈 작가님의 글의 매력을 조금씩 느끼게 된 후 만나게 된 <라면을 끓이며>는 정말 반갑기도 하고 또 김훈 작가님의 글의 특징을 잘 느끼게 하는 산문집이었다.

<라면을 끓이며>에 담긴 글들은 그의 그 전의 산문집들 <밥벌이의 지겨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바다의 기별> 에 쓴 글들의 일부와 새로 쓴 글들을 합쳐 엮은 것이다.

책은 5부로 나누어 각 각 한가지 사물에 관한 주제의 글들을 담고 있다. '밥, 돈, 몸, 길, 글' 이 그것들이다.

이 다섯가지는 그간 그가 그의 글에서 누누히 강조하던 그 "먹고산다는 것의 비애", " 밥벌이의 지겨움" 그것들을 얘기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라면을 먹어왔다. 거리에서 싸고 간단히, 혼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 맛들은 내 정서의 밑바닥에 인 박여 있다. "

"모르는 사람과 마주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 "

"라면이나 짜장면은 장복을 하게 되면 인이 박인다. 그 안쓰러운 것들을 한동안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공연히 먹고 싶어진다. 인은 혓바닥이 아니라 정서 위에 찍힌 문양과도 같다. 세상은 짜장면처럼 어둡고 퀴퀴하거나, 라면처럼 부박浮薄하리라는 체념의 편안함이 마음의 깊은 곳을 쓰다듬는다. "

"이래저래 인은 골수염처럼 뼛속에 사무친다. "

- 본문 15~17쪽 "라면을 끓이며" 중에서



그는 직접 사물을 마주 대한다. 그리고 그의 글은 그 사물 하나하나를 제대로 헤집어 또는 파헤쳐 그 사물 본연의 개별성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한 그의 글은 정말이지 사실적이다.
사실적이게 사실적이다.

"물곰국은 인간의 창자뿐 아니라 마음을 위로한다. 그 국물은, 세상잡사를 밀쳐버리고 우선 이 국물에 몸을 맏기라고 말한다. 몸을 맏기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위안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 물곰국은 하나의 완연한 세셰를 갖는다. 이런 국물은 이 지구상에 울진 말고는 없다. 물곰의 살은 모든 짐승의 고기가 갖는 육질의 짜임새가 없다. 물곰의 살은 근육도 아니고 국물도 아닌 그 완충의 자리에서 흐느적거린다. 그 살은 씹어 삼키는 살이 아니라 마시는 살이다. 이 완충의 흐느적거림이 인간을 위로한다. 물곰 살은 넘길 때, 생선의 살이 인간의 살을 쓰다듬는다. 그 살은 생명 발생 이전의 원형질과도 같은 맛이다. 물곰은 혀로 느껴지는 맛과 목구멍을 넘어가는 촉감이 일치한다." - 57쪽


위의 대목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내 고향은 남해 바다쪽이라 그가 말하는 그 물곰국을 자주 먹었으며 그것을 먹을 때 느껴지는 그 느낌, 그 감각을 그가 표현한 그 글과 딱이라는 생각과 그것에 더해 어쩜 그렇게 내가 그 물곰국을 넘길 때 그 느낌과 기분을 적나라게 표현해 낼 수 있는지 읽으며 감탄해마지 않았었다.

이외에도 그가 발견해내는 것들은 정말이지 날 것 그대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여다보는 , 너무나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보는 그의 시선이 경이로웠다.
그리고 그냥 지나쳐보기엔 집단적으로 느낄 그것들을 그는 철저히 개별적이게 느끼지만 그것 역시 나는 공감이 되기에 더욱 몰입해 읽게 되는 글들이었다.

이 책의 출간으로 그 전 3권의 산문집과 거기에 남은 글들을 모두 버린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서 느껴지듯
<라면을 끓이며> 를 통해 만난 김훈 산문의 정수는 지나가는 가을을 더욱 깊게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 '새마을 운동' 등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전 세계가 놀랄만큼 단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대한민국! 그리고 그러한 경제 발전과 더불어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 낸 정치민주화!
우리는 그런 한국에 긍지를 가지고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의 자화상은 어떨까?

우리 문학의 거장 , 우리 근현대사를 대하소설로 그려낸 조정래 작가님의 책 <허수아비춤>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성장 뒤에 남겨진 모습, 성장과 분배, 즉 오늘날의 '경제 민주화'에 대한 우리의 현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소설로 보여주고 있다.

이미 그의 작품 <정글만리>를 통해 중국을 배경으로 한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과 그 고군분투의 이야기를 읽은터라 이번에 읽은 , 시기적으로는 <정글만리>보다 먼저 발간된 <허수아비춤> 역시 유사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대기업의 비자금 문제나 탈세 문제, 기업의 투명한 경영, 이익의 사회 환원 등의 이야기들은 언론을 통해 일상적으로 자주 접해본 것이라 그 소재면에서는 새로울 것도 없었으나
소설의 스토리 전개와 함께 중간중간 인물들의 입을 통해, 또 작가 전지적 시점에서의 작가의 입을 통해 현재 우리 경제의 문제와 현실을 날카롭게 찝어내고 또 풍자를 통해 실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재미와 더불어 씁쓸함이 많이 느껴졌다.


소설은
업계 2위인 일광그룹의 강기준이 자신의 대학 선배이자 경쟁기업인 태봉그룹의 1급 첩보원인 박재우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하여 윤성훈 실장, 강기준, 박재우가 주축이 되어
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 상속과 그룹 승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업무를 전담하는 친위 부서 즉 이름하여 '문화개척센터'를 만들고
정,재계는 물론 검사와 국정원 국장, 정부 서기관과 7급 세무공무원, 언론사 사주까지 주무르며 로비에 착수한다.

그리고 추석을 맞이하여 치러지는 떡값 봉투 작업은 작게는 50만원서 부터 각종 상품권까지 종류도 가지가지이고 그것을 받겠다고 일광 그룹을 드나드는 기자들까지 진풍경이다.

또 책에서 보여지는 검사 조직의 모습 역시...

검사 조직의 상명하복 원칙과 검사동일체 원칙에 의해
눈살지푸리게 만드는 술자리 폭탄주 문화.
법조인이 되어 사회 정의를 이룩하겠다는 신념이 어떻게 왜곡되어지는지 그 과정 역시 실랄하다.
이와중에 술자리에서 부장 검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주도로 좌천되며 고민 끝에 신념대로 살기 위해 인권 변호사로 나오게 되는 전인욱 검사의 모습에서는 약간의 안도감도 들었다.

책의 중간 중간 소제목에서도 읽혀지듯이 작가는 돈을 쫓는, 돈의 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돈에 미친 사람들이 부른 이기적 자본주의에의 '자발적 복종'을 지적한다.
거액의 탈세와 비자금 문제를 일으키고도 버젓이 그 죄값을 치르지 않고 기업이 경영되고 있으며, 이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 역시 '기업이 잘돼야 우리가 잘살수 있다'로 넘겨 버리는 것에 자각이 필요함을 얘기한다.

그리고 '경제 민주화'를 이룩해야함을 강조한다.

모든 기업들이 투명경영을 하고, 세금도 양심적으로 내고, 그리하여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고 진정한 복지사회가 되어 진정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역시 대가의 작품이다.

"이 세상의 모든 문학 작품은 모국어의 자식이다. 따라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시대, 그 사회의 모순과 비극을 써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이 모국어의 나라에 빚 갚음하는 작가로서의 책무이다." 라는 그의 말이, 약속이 오롯이 작품으로 보여진다.

<정글만리>를 읽으면서 느꼈듯이 <허수아비춤>에서역시 작가의 치밀한 자료 조사의 흔적이 엿보이고 , 또 거기에 재미까지 더해졌으며 비유와 풍자의 기교까지 놓치지 않은 좋은 작품이었다.


"진정한 작가이길 원하거든 민중보다 반발만 앞서 가라. 한 발은 민중 속에 딛고. 톨스토이의 말이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이 문학의 길이다. 타골이 말했다. 작가는 모든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해야 한다. 빅토르 위고의 말이고, 노신은 이렇게 말했다. 불의를 비판하지 않으면 지식인일 수 없고,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작가일 수 없다. 나랏일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시)이 아니요, 어지러운 시국을 가슴 아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옳은 것을 찬양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의 말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물질주의와 세속적 성공을 쫓으며 구체제를 떠받치는 '허수아비' ... 지금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지, 그렇게 허수아비춤을 추며 각자의 생존에 몰두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우리시대의 어른이 하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