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1 - 토멕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4
드제트 그림, 지연리 옮김, 장 클로드 무를르바 원작, 막스 레르메니에 각색 / 북극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말은 책 읽는 날, 자기 전에 슬쩍 몇 페이지만 봐야지 했건만 그냥 연달아 끝까지 보게 만든 엄청난 흡입력의 그래픽 노블, "거꾸로 흐르는 강 1권 토멕"이다.

원작자 장 클로드 무를르바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프랑스 사람인데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만 5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작가의 이력도 흥미로운데 젊은 시절 교사로 10년 일하다가 그만두고 연극배우, 연출가로 활동하다 작가로 전향한 케이스이다. 완벽한 직업전환의 예.

내용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모험의 교집합이라 이건 아동문학이 아니라 어른인 내가 읽어도 소위 "꿀잼"이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토멕은 어느날 한나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둘은 대략 13살.

손님으로 찾아온 한나는 보리사탕을 시작으로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사막 모래, 성모 마리아의 치아, 캥거루 그림 등 말도 안 되는 물건들만 찾지만 이 집에는 진짜로 있는걸 어째?

현대 문명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의 이야기라며 밑자락을 깔고 시작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

그 때는 즐길 거리가 비온 뒤의 무지개와 아몬드를 넣은 살구잼 정도 밖에 없었다는데 그림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살아있는 듯한데다, 먹을거리는 왜 또 그렇게 맛나보이는지 보리사탕이 실제로 아직 파는 물건인지 찾다가 없어서 레몬사탕이라도 먹으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 만능 잡화점에서 마지막으로 소녀가 찾은 물건은 "크자르 강물"인데 이것만은 잡화점에 없었다. 거꾸로 흐르는 강이라는 크자르 강물을 마시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전설이 있었고 소녀는 죽어가는 자신의 새를 살리기 위해 그 강물이 절실히 필요했던 터!

그런데 왜 갑자기 꼴랑 새냐 하면 이 모험의 모든 시작의 출발점이자 어찌보면 저주 걸린 새라고 밖에 말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이 귀한 새 한 마리 때문에 소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한나의 아버지는 늙은 나이에 딸을 얻어 혼자 애지중지 키웠는데 매년 아이 생일에 갖고 싶다는 새를 한 마리 사주시곤 했다.

그런데 6살 되던 해 한나가 겨우 고른 고운 빛깔의 아기새는 50만냥이라는 터무니 없는 값이었다! 사기꾼 같은 장사꾼의 말로는 이 새는 천년 전 마녀의 마법에 걸린 공주라 비싸다고 했고 어찌된 일인지 한나의 아버지는 가진 재산을 다 팔고 그래도 모자라 사채까지 얻어서 이 미친 새값을 치루고야 만 것이다.

그 후 인간말이 되어 인력거꾼으로 폭풍 근로하던 아버지는 과로사하고 한나는 졸지에 새 한 마리 가진 고아가 된다.

내가 이 그래픽노블을 읽다가 말도 안 된다고 분노한 대목이지만 실은 그래서 더욱 매혹적인 부분이 바로 이 공주 새를 사게 된 과정이다. 아마 이 새는 진짜 마녀의 마법에 걸린 천년 묵은 공주가 분명할 것이다. 어쩌다 나온 귀한 새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눈빛이 사람이고, 귀티가 좔좔 흐른다.

아..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이 이야기에 푹 빠질 수 밖에 없다. 나도 개, 고양이, 병아리, 금붕어 어릴 때부터 안 키워본 게 없어서 소녀의 아버지가 남겨준 유일한 재산이자 모든 것인 새를 죽게 내버려둘 수 없는 이야기에 깊이 동감했다!

동물 친구를 가진 아이들이라면 크자르강물이 아니라 세상 뭐를 구해서라도 자신의 반려동물을 살리고 싶은 그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중간에 한나는 포드콜이란 깍지콩을 좋아하는 판다와도 친구가 되는데 동물을 키우다보면 다른 동물들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이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 책에는 그렇게 낯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 아무 대가없이 도와주는 따뜻한 이웃들, 소년소녀의 첫사랑, 마지막으로 동물과의 우정까지 넘치게 들어있다.

1, 2권의 차이점이라면 1권은 토멕의 시점에서 거꾸로 흐르는 강물을 찾아 떠난 한나를 만나기까지 온갖 고생을 하는 모험 이야기라면 2권은 한나의 시점에서 토멕을 만나기까지의 모험 이야기이다.

토맥은 이렇게 숲 속에서 곰도 만나지만 마리 아줌마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역시 꽃냄새를 맡으면 영원히 잠드는 초원에 이르지만 그곳에 사는 조향사 마을 사람들 덕에 목숨을 건지기도 한다. 나중에는 바다 한 가운데서 문제를 못 맞히면 목숨을 가져가는 그네 탄 마녀까지 만나지만 용기있는 대처로 위기를 모면한다.



모험은 위험하지만 흥미롭고 주인공은 죽지 않아. ㅎㅎ

두 소년 소녀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이 용기있고 현명하게 각종 여러움에 대처하는 것을 보며 아이들은 꿈과 모험심을 키울 것이고 어른들은 예전에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물섬, 톰소여의 모험까지도 떠올리며 간만에 예전의 설렘을 떠올릴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화 해석을 이렇게 참신하게 하는 작가는 처음입니다. 어렵게만 느껴진 작품 세계가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고 대작가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고 고민이 많았다는 것을 아니 위로가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고등학교에서 10년이나 교사생활을 하다가 남편을 따라 중동의 어느 작은 나라로 가게 된 작가, 그녀는 거기서 코로나를 겪고 언어부터 생활까지 모든 게 낯선 곳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미술사 관련 서적을 뒤적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귀를 자른 자화상>을 보며 깊이 공감한 작가는 명화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해석해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인문교양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다 읽고나면 심리상담서 같기도 하고 명화 해설서 같기도 한데 이처럼 찰떡같이 명화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 책은 여태 보질 못했다.


명화에 대한 해석에 앞서 항상 앞부분은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 당시 느낀 좌절과 실망, 분노, 질투, 혹은 외로움 같은 감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이런 일 나도 겪었는데 하고 공감하면서 읽었고 후반으로 갈수록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에는 조금씩 관심이 없어지고 작품 해석 위주로 보는 나를 발견하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지, 나는 애초에 그렇게 감정적인 인간은 아니었던 것이고 심지어 이런 책을 읽을 때조차 남의 고민과 개인사에 크게 관심이 없어하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중간에 작가가 언급한 고민을 얘기하다보면 상대와 불행 배틀을 하게 되는 이야기나, 기타 불쾌한 상황도 이미 다 겪어봤기에 그게 어떤 뜻인지도 안다. 그럼에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상처받을 때 받더라도 토로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과, 결국 상황이 바뀌는 것은 없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그 모든 일에 조금씩 무뎌진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명화 삽화가 진짜 많이 나오는데 그 명화를 보는 재미가 가장 쏠쏠했다. 화가들의 개인사와 작가 개인의 고민과 있었던 일이 절묘하게 맞물며 작가의 해석을 듣다보면 오래된 작품이 마치 현실의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이렇게 위대한 대작가들도 일반 사람과 크게 다를 게 없구나 싶고 또 렘브란트나 화가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작풍이 변하는 것을 볼 때면 안쓰럽기도 하고 그 자체로 위로가 되기도 했다.

밤에 보다가 깜짝 놀란 작품이 2점 있었는데 사실 너무 재밌게 읽기도 했다.

위의 작품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인데 위, 아래 그림을 그린 화가가 각각 다르다. 유디트는 구약성서 외전에 등장하는 여성으로 적장인 홀로페르네스가 조국을 점령하자 그에게 사절로 위장한 채 접근해서 술을 마시게 한 후 목을 베어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는 누가 봐도 강인한 여성 둘이 주인공이고 엄청 센 힘으로 적극적으로 적적장의 목을 베고 있는 반면, 아래에 소개된 미켈란젤로 메리시 카라바조의 유디트는 한참 뒤로 물러서서 목을 따는 건지 마는 건지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내 눈에는 그 옆에 끈을 들고 서있는 시녀 할멈의 의지가 더 결연해보여서 웃고 말았다.






어쨌든 위의 결연한 유디트 그림을 그린 작가는 여성으로 아버지 친구인 화가 타시에게 성폭행을 당한 불행한 과거가 있었지만 그 후에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고 나중에는 한 때 스승이었던 카라바조와 같은 소재로 이런 작품을 남기기까지 하다니 훌륭하다.

자세한 내용을 모른채 그림만 봤을 때도 젠틸레스키가 그린 유디트에 눈이 먼저 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표정과 근육, 중년 여성들의 강인한 근육까지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같고 적장의 머리를 한손으로 움켜쥐고 칼이 적장의 목 중간까지 들어간 표현력까지 세상에 명화란 이렇게 힘이 있구나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깜짝 놀란 작품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정말 강렬했던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이 작품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징그러웠고 왜 이런 얼굴인지 한번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고야는 말년에 귀머거리 집이라 불린 별장을 구해 옻칠을 해서 번쩍이는 벽에 검은 그림 연작을 그렸다는데 이 작품이 그 중 하나라고 한다. 이 그림의 주인공인 사투르누스는 아버지 우라누스를 처지할 때 "너도 네 자식 손에 죽을 것이다"라는 예언을 듣고 그 말이 불안해 자식을 낳을 때마다 잡아먹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 이야기를 화폭에 옮긴 게 이 무시무시한 작품이다.

아, 정말이지 프린트에 불과하지만 압도적인 명화의 느낌에 밤에 책장을 넘기다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바로 빠져들었다. 내가 알던 고야는 낭만주의 화가로 이런 풍이 전혀 아니었는데 그건 말년의 고야를 전혀 몰랐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어둠에 끌리기 마련인가, 파라솔 펴고 젊은 남녀가 웃고 있는 그림보다 악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이 괴괴한 작품에 빨려드는 것은 왜일까?

작가의 설명처럼 사투르누스는 자신의 아이를 잡아먹을 때 악마의 표정이 아니라 불안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얼굴이다. 왜 태지원 작가의 해설 전에는 이렇게 주인공 표정까지 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제 자식을 잡아먹는 아비의 불안이라니!

이렇게 이 책은 명화의 숨겨진 이야기는 물론, 작가의 개인사와 작품의 그려진 배경까지 마치 옆에서 친절한 선생님이 설명해주듯 작품을 보며 동시에 읽어가니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명화를 좋아하지만 멀고 어렵게 느꼈던 독자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분량이 좀 되기에 한번에 읽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품을 보는 시선도 넓혀지고 무엇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


-출판사의 지원받아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고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화 신는 날 - 장화로 만든 동물 친구 그림책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8
이승범 지음 / 북극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승범 작가님의 '굴러 굴러'를 보다가 웃겨서 뒤집어졌는데 이번 '장화 신는 날'도 만만치 않게 코믹하고 유쾌합니다.



요즘은 비다운 비가 내리지도 않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장마도 길고 비도 많이 와서 우산에 우비, 장화까지 전부 갖춰서 입고 신고 학교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카들도 멋인지 아니면 워낙 좋아해서인지 비오는 날에는 노란색 장화를 신고 폴짝폴짝 유치원에 가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비오는 날도 참 좋아하더라구요.

장화 신는 날에는 원숭이 할아버지가 신발가게 주인으로 등장합니다.

비오는 날 장화사러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는데요.



알록달록 예쁜 장화를 신을 친구들은 우와, 전부 곤충과 귀여운 동물이네요.

첫 손님은 어린이, 당연히 발이 두 개.

아이 하나에 장화는 두 개가 나가는군요.



이런 식으로 손님들이 계속 찾아오는데 점점 발이 많이 달린 손님이 와서 다음 손님 넘겨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지네 손님이 다녀가니 그 많던 장화가 다 품절!! 솔다웃!! 으갸갸.. 어쩌냐?



친구들 다리를 세어보면서 몇 개의 장화가 필요한지 쉽게 숫자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그림책이에요. 둘, 넷, 여섯, 여덟 이렇게 쉬운 짝수 숫자부터 시작해서 아무리 발이 많아도 어느 정도에서 끝이 나는 센스까지!

조카 둘 중 이제 4살인 막내에게 딱입니다.

보드북이라 어린 아이들이 손에 쥐기 좋은 아담한 사이즈이고 잘 찢어지지 않게 두껍고 둥글게 모서리를 처리해서 안심하게 건내줄 수 있네요. 무엇보다 알록달록 색도 이쁘고 지네나 무당벌레 같은 곤충도 귀엽게 그려져있어서 숫자와 다양한 곤충, 동물 공부도 재밌게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손님에게는 더 이상 신겨줄 장화가 없어 난감해지는데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바로 해결되네요.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저는 한참 쳐다봤지 뭡니까? ㅎㅎ 결국 물웅덩이에서 모두 신나게 폭풍 댄스!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 싶게 웃기면서도 마무리까지 훈훈한 그림책이었습니다. 역시 반전의 귀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을 바꾸는 생각들 - 변화할 줄 아는 삶을 위한 3개의 조언
바바라 오클리 지음, 이은경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바꾸려고 늘 꿈꾸지만 현실적인 제약 앞에 망설이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저도 그렇지만 그저 주저하다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도 전에 나이만 먹는 건 아닌지 항상 후회하면서 기회를 놓치게 되네요. 앞으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열심히 읽었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