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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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에세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은, 인생의 단짠이 다 들어있어서 좋았고 그 방식이 웃겨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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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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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내내 지겨워하다가 아껴둔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바로 요새 아주 핫하다는 젊은 작가 정지음 님의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라는 에세이인데 실은 나는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너무 바빠서 앞부분만 살짝 '간만 봐야지'하고 훑어보다가 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 '지은 책으로는 <젊은 ADHD의 슬픔>이 있고,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을 출간 준비중이다'라는 말에서 바로 그 제목 '젊은 ADHD의 슬픔'에 꽂혀버렸다. 크하.. 멋있다. 꼭 읽고 말 테다.

책 제목이 인상적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인공 이름짓기만큼이나 공을 들이는 작업일 거라 짐작한다.

'젊은 ADHD의 슬픔'에서 나는 ADHD를 베르테르로 나도 모르게 치환해버렸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거기서 또 '젊은'을 '늙은'으로 치환하자 그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이다. 늙은 베르테르의 슬픔 혹은 ...... 차마 죄송스러워 말을 잇지 못하겠다.

아무튼 작가님 본인이 ADHD를 앓고 있으니 분명 심각한 일이긴 한데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인생의 쓴맛과 힘든 점을 상당부분 유머로 승화시켜버렸다. 극복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하늘로 날아가버린 듯해서 속이 후련해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뜬금없이 걷기 운동을 하며 1/3 즈음 읽어버린 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전작의 제목에 감탄해 마지않았고 그런 말장난 같은 단어 치환에 남몰래 빠져들었던 것이다.


전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제목 말고는 유추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어쩐지 느낌으로는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역시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걸로 봐서 그 평행선상에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정지음 작가는 이 책에서 성급한 연애의 실패담, 직장생활의 어려움, 친구 관계, 부모님, 편의점에서 만난 알바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 솔직하고 재밌게 털어놨다.

ADHD라는 말이 하도 많이 나와서 도대체 정확히 이 병이 어떤 것인가 검색해보니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라고 한다. 끝까지 다 읽어봐도 주로 아동에 해당되는 것 같은데 작가는 성인이었다. 아, 그래서 "젊은"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거구나.


이 병에 대해 이해하려고 애를 쓰다가 문득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숙취나 소화불량에 대해 이해하려고 애를 썼던 에세이 내용이 떠올라버렸다. 대충 짐작은 가지만 숙취나 소화불량을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 그 고통을 온전히 알 수 없듯이 ADHD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하며 넘어갔다.

다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이 질환이 있어도 이렇게 훌륭한 작가가 되는 것을 보니 학습이나 지적능력과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았다. 또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분량의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러려면 일단 책상에 앉아있어야 한다. 그 역시 주의력과 집중력이 고도로 요구되는 작업인데 왜 아직 완치라는 소리가 없는 걸까 이 두 가지에 의문을 갖고 읽게 되었다.

그만큼 이 책은 재밌고 훌륭하다. 그리고 엿같은 직장생활과 사장의 횡포 등에 대해 읽을 때는 똑같이 분노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억울하거나 기분 나쁜 일을 당해도 종국에는 유머로 승화시키는 정신력에 감탄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형만큼 멋진 사람이 또 있을까?

이제 그녀는 작가가 되었으니 출퇴근에 3~4시간씩 쓰던 과거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돌아가지 못할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곁에는 반려묘 맷돌이도 있다. 후반부에야 길고양이 출신인 맷돌이 얘기가 나오는데 나중에 궁금해서 찾아보니 삽화가가 그린 흰고양이가 아니었다. 고양이 모양을 한 돼지라는 밥 잘먹고 귀여운 맷돌이, 한창 때의 내 반려묘를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크고 우람한 고양이들도 나이를 먹으면 체중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어딘가 낭만이 있지만 늙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낭만은 사라지고 어딘가 비참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 슬픔은 젊을 때 끝내고 늙어서는 기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사람 사이의 관계, 그 어려움은 나도 겪어본 터라 가장 많이 맞장구를 치다가 이내 곧 심드렁해졌지만 맷돌이 얘기는 끝도 없이 재미만 있었다. 이래서 고양이 키우는 사람은 안 되나보다. 종국에는 인간보다 고양이에게 더 관심이 가고 만다. 다음에 작가님이 책을 낼 때는 어딘가 비슷하고 지루한 인간관계 말고 반려묘와의 단짠 생활에 관해 써줬으면 좋겠다.



"피곤에 찌들어 낮잠을 자는데 고양이 맷돌이가 계속 울었다. 야오옹, 우우웅, 우앙, 오왱... 참 아무렇게나 들리는 소리였다. 나는 돼지 고양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대신 1톤 같은 몸을 일으켰다. (중략) 눈이 오고 있었다. 그해의 첫눈이었다. -P.233

전염병이 창궐하는 세상에도 낭만은 있다. 이를테면 첫눈 보라고 주인을 깨우는 손발이 통통한 돼지 고양이 같은 존재 말이다. 이런 존재가 곁에 있으면 가끔만 미칠 뿐, 대부분은 정상으로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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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나는 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3
김지인 지음 / 북극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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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번 겨울처럼 지루하고 힘든 계절이 또 있을까 싶다. 코로나가 시작된지 2년도 넘었고 2022년이 오기 전에 모든 상황이 끝이 날 거라 생각했지만 아직도 좀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원래도 추운 계절을 싫어하는데 이렇게나 길고 추울 때면 차라리 곰처럼 겨울잠을 자고 짠하고 일어나면 따뜻한 봄이 와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던 적이 있다.

내 어릴 적 상상이 그대로 책이 되어 나온다면 이런 느낌일까? 김지인 작가의 "겨울에 만나는 봄"은 잠들기 싫어하는 아기곰과 겨울잠을 재우려는 엄마곰의 귀여운 실갱이를 담았다.






엄마곰은 이미 동굴 안에서 겨울잠을 잘 준비를 다 마쳤다. 연신 하품을 하며 졸려죽겠는데 이 작고 귀여운 새끼곰이 잠을 자려하지 않는다.

"왜 겨울만 눈이 내려요?"

"구름이 겨울잠을 자러 내려와서 그래."

"밖에서 자면 춥지 않아요?"

"따뜻한 햇빛을 많이 먹어 둬서 괜찮아."

엄마곰은 지지치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 참으로 꾸준하게 아기곰의 엄청난 질문공세를 다 받아준다.






"우리도 이제 자야지." 토닥이면서 왜 겨울잠을 자야 하는지 물어보는 아기곰에게 꿈 속에서 알려줄 거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하는 엄마곰을 보며 피식 웃어버렸다. 겨울잠을 자야하는 동물들은 곰만 아니라 여우와 다람쥐, 개구리도 있는데 이 야생동물들이 자는 모습도 귀엽기만 하다.


지금은 처지가 바뀌어서 내가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많이 하지만 나도 어릴 때는 부모님께 계속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그게 일정 나이가 되면서 스스로 책을 읽고 선생님께 여쭤보거나 또래와 대화하는 등 방식이 좀 바뀌었을 뿐..

그런데 과연 아기곰은 그저 궁금한 게 많아서 몰라서 물어본 걸까?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아이가 엄마에게 쓸데없어 보이는 것까지 묻고 또 묻는 것은 일종의 애정표현 같은 거라고 본다. 사랑과 관심이 한창 필요한 나이에는 상대와 눈을 맞추며 의사소통을 하고 동시에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법이다.





그 사랑스러운 아기곰을 귀찮아하지 않고 참을성 있게 대해주는 엄마곰을 보며 부모님들은 다 저렇게 무한한 인내심과 애정을 갖고 아이들을 키우겠구나 생각했다.

엄마곰은 아기곰의 질문에 답을 다 해주면서도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잠으로 유도하는 현명한 모습을 보인다. 자야할 때 안 자려고 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많다.

그럴 때 야단치지 않고 재우는 것도 일종의 부모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겨울에 만나는 봄"은 그런 점에서 위트도 있지만 참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잠투정이 심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꿈속에서 나를 기다리는 봄이 있으니 자야한다는 논리. 꿈속에서 어떻게 봄을 데려올지 또 물어보는 아기곰과 마침내 찾아온 아름다운 봄의 모습은 "와아" 감탄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고 마치 봄의 향기가 나는 것 같은 따스함을 느꼈다.


엄마와 아기곰의 질답이 재미있고 마침내 무수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 아기곰이 만족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순간은 포근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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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났어요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2
김유미 지음 / 북극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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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봐야 더 재미있고, 느리게 봐야 느껴지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바로 북극곰 신간 "바람을 만났어요"도 그런 동화책인데요. 김유미 작가님의 전작 "달팽이의 노래"를 읽었기에 작품 스타일을 대략 알고 있었죠. 이번 동화책의 주인공도 느림의 미학 팽이, 달팽이입니다.


작은 숲 속 마을에 팽이와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갑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팽이는 혼자 그림도 그리고, 물장구도 치고 지렁이도 보고 즐겁게 지내는 중 어느 날 바람 소리를 듣습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리와 느낌으로 그 존재를 알 수 있죠. "나처럼 움직여 봐"라는 바람이지만 아무리 따라하려 해도 느리고 작은 달팽이가 그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바람은 이어서 자신의 여행 이야기도 들려주는데요.


세계 어디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바람이기에 미국에서 본 횃불을 들고 다니는 거인 아줌마, 이집트에 가서 본 산만 한 미끄럼틀, 한국에서 본 동물들이 지키는 집까지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잔뜩 풀어냅니다.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해외 유수 문화재나 장소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롭습니다. 특히나 김유미 작가님의 상상력 때문에 저는 빵 터진 장면이 두 개나 있네요.


"한국에 가면 동물들이 지키는 집이 있어", 바로 우리나라 옛 고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 모양의 기와들을 말하는 거였어요.


이 장식기와들은 진짜로 그 옛날 궁궐의 화재를 막기 위해 상상속 동물들을 올렸다고 하는데 동물들이 지키는 집이란 설명이 짧고도 명쾌합니다. 제가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귀여운 장면이기도 하고요.




팽이는 프랑스에서 가서 봤다는 철사로 만든 기린 이야기도 충분히 신기하기만 한데 바람은 거기 더해 이따 밤에는 사막에서 여우와 만나기로 했다며 휘리릭 안녕을 고하네요. 아쉬운 마음 가득한 팽이. 여우와 어린왕자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는 아름다움이 가득한 풀샷입니다.


재밌고 신기한 이야기를 잔뜩 들은 건 분명 좋은 일인데 이제 팽이의 기분은 축 쳐졌습니다. 왜 안 그럴까요? 자신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곳이고 만날 수 없는 존재인 걸 알아버린 팽이는 울적한 마음에 나무등걸에 기대어 앉아있네요.


슬슬 걱정이 된 엄마, 아빠, 친구들은 팽이를 위해 노래도 불러주고 민들레도 보여주고 선물도 줍니다. 사랑스러운 장면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다소 답답한 현실을 살고 있죠.


어른들도 아이들도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갈 수 없고 자유로운 삶은 영화나 tv, 책에서만 보는 듯 전세계를 휩쓰는 유래없는 감염병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팽이처럼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만 같아요.


모두의 노력이 통했는지 마침내 "하하하" 웃는 팽이. 밝고 환한 미소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이들은 정말 팽이와 같죠. 대단한 이유 없이도 웃을 수 있고 아무 것도 아닌 장난에도 금새 기분이 풀립니다.


또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가보지 않은 곳도 갈 수 있고, 가질 수 없는 것도 상상으로 채우는 지혜도 있고요. 친구들 덕에 기운을 차린 팽이는 이제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람에게 들은 신기한 이야기를 모두에게 들려줍니다.


구전동화처럼 살짝 자신만의 각색도 더해서요. 이게 바로 이 그림책의 위트가 빛나는 장면인데요. 저는 원래 바람이 들려준 이야기보다 팽이의 입을 통해 다시 듣는 이야기가 훨씬 재미났습니다. 팽이가 삐뚤빼뚤 그린 그림도 귀여웠고요. 마치 봄날의 훈풍처럼 다 읽고 나면 마음 속에도 포근한 바람이 부는 듯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동화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히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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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씽킹 WEALTHINKING (양장) -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켈리 최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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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에서 나온 웰씽킹을 주말에 5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올해도 이렇게 가나'라는 허탈한 생각에 12월 초부터 견디기가 힘들었는데 제대로 된 책 한 권을 읽으니 다시 새로운 힘이 솟는 것만 같다.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문제는 되고 싶긴 한데 부자를 질시하는 사람도 있고 돈보다 뭐가 더 중요하지라고 다른 것을 자꾸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 돈버는 방법도 잘 모른다. 저자 켈리 최는 그런 보통 사람들의 이중심리를 꿰뚫는다.

부자가 부럽고 시샘하고 때로는 욕도 하지만 그래도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 돈보다 가족이 중요하지, 건강이 중요하지 왜 자꾸 우선순위를 뒤로 뺄까? 이것부터 고쳐야한다고 말한다.

이유는 바로 균형잡힌 삶의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돈도 가족도 건강도 똑같이 중요하다. 뭐 하나만 다른 것보다 특출나게 중점을 두지 말고 삶의 수레바퀴를 둥글게 만들라고 조언한다.

찬찬히 읽어보면 다 옳은 말이고 어디서 많이 읽어본 소리인데 정작 실천은 많이 하고 있지 않았다. 켈리 최는 달랐다. 자신과 비슷한 배경을 가졌고 그럼에도 실패를 딛고 일어나 성공한 1,000명의 부자를 공부해 그 분들의 방법을 통째로 씹어먹었다.

소위 자기계발서라는 책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은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는 막 기합도 들어가고 내일 당장 새벽기상할 것 같지만 이상하게 작심삼일이라고 또 원래의 생활로 돌아간다. 그래도 읽는게 낫다고 생각해 일년에 1번씩은 이렇게 새로운 책으로 부자되는법을 복습하고 마음에 새겨둔다.

한번에 바뀌지 않으면 작심삼일을 3일마다 계속 하라는 소리가 있다. 결국 반복이다. 내가 웰씽킹을 읽고 좋았던 점은 저자가 바닥부터 올라온 진짜 부자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실제로 돈을 벌어 부자가 되어 본 경험도 없이 그저 부자들을 인터뷰해서 쓴 책과 사업에 실패해서 빚도 져보고, 공장에서 험한 일도 해 본 사람의 경험 레벨치가 같을 수 있을까? 나는 바닥부터 올라가 부자가 된 사람을 좋아한다.

그럼 우선 켈리 최는 어떤 사람인가? 최켈리, 켈리 최 들어봤던가?

처음에는 영어이름이고 켈리델리라는 성공한 사업체를 갖고 있다고 해서 내가 아는 사람일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저자 이력도 읽고 초반부도 꼼꼼하게 살펴봤다.



그녀는 전북 정읍 빈농의 집에서 태어난 소위 흙수저 출신, 한국 이름은 최금례이다. 만약 주인공이 처음부터 금수저였고 부잣집 유학파나 교포였다면 내 마음을 그렇게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소위 금수저의 성공을 훨씬 쉽게 생각하니까. 날 때부터 켈리최가 아니라 최금례 씨였기 때문에 정이 갔다고 해야 맞다.

그럼 켈리 최가 말하는 부자되는법은 정확히 무엇일까? 부자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을 연구해 그들과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었다. 전에 하던 패션 사업에서 실패해 10억원의 빚을 지고 파리 센강에 몸을 던지려 했지만 어머니 얼굴이 떠올라 단념했던 그녀는 그 후 단 5년만에 연매출 6,000억의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를 일구게 된다!

마법같이만 보이는 이 켈리델리 초밥 사업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 중간과정은 간략하게만 나와있다. 이 책은 어떻게 신선한 초밥 도시락을 유럽 마트에서 팔 것인지에 관한 창업책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wealth(부)+thinking(생각)=웰씽킹 Wealthinking: 부자되는 사고방식에 관한 내용이 중점을 이루고 있으니까.

저자는 부자가 되고 싶으면 먼저 돈과 친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돈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릴 것, 돈을 버는 법칙은 나 혼자 잘 살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이 돈을 벌어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할 지 생각하는 사회 공헌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 나는 패션관련 대학을 나오고 프랑스에 가서 패션 관련 일만 하던 켈리 최가 어떻게 초밥으로 대박을 쳤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도 원래 하던 일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시작해서 성공하는 경우가 꽤 많다.

우리는 어떤 분야의 대가는 금전적 댓가 없이 자신이 평생 쌓은 기술을 전수해주지 않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는데 아니었다. 켈리 최는 초밥을 야마모토 선생에게 배웠는데 삼고초려라는 말이 어울렸지만 어쨌든 그분은 기술을 가르쳐줬다.

나는 책을 읽으며 운에 대해 생각했다. 큰 부자가 되려면 운이 좋아야겠지만 운도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게 아닐까 싶었다. 선한 마음가짐, 열정, 부지런함, 꾸준함, 내가 끝까지 읽어보니 켈리 최는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다.



쉽게 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두드리고, 자신이 아무 댓가없이 초밥 기술을 배웠던 것처럼 타국에서 고생하는 중국사람들에게 보증금을 받지 않고 먼저 대리점을 내준 후, 돈을 벌어 후에 갚는 길을 열어준다.(이것은 세부적인 이유가 있으니 책을 참고)

그녀는 부와 돈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았다. 돈은 부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p.87 "진정한 의미의 부란 나에게 들어오는 돈을 다른 곳으로 새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달하는 완전한 과정,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부자란 남을 돕기로 결심하고 사회적인 공헌을 실천하면서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을 일컫는다. 즉, 돈과 공헌그리고 인격까지 완성될 때 비로소 부자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그녀는 켈리델리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회사 이사로 일하면서 외부에서 여러개의 회사도 창업해 CEO를 코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서른 개가 넘는 회사를 간접운영하면서 더 많은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말 이상적인 삶이 아닐 수 없다. 부자가 된 후에도 그 부를 유지하기 위해 일에 치여서 퇴근이란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 쓸 수 없을 정도의 돈을 이미 벌어놓고 이제는 그 재능을 남을 위해서도 쓰고, 다른 사업도 하고, 그럼에도 시간적 여유는 넘치다니 누군들 부럽지 않을까?

그럼 웰씽킹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저자는 아래 네 가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p. 123

1. 당신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수입이 아니라 지출에 달렸다.

2. 무언가를 도전할 수 있는 목돈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

3.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사업하거나 사업가에 투자하는 것이다.

4.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자신의 분야를 통달하라.

부자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나는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할아버지가 기훈에게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는데 "돈 벌어봤지? 어디 돈 버는 게 쉽던가?"라는 소리였다. 물론 극 중 영감님은 사람 목숨보다 돈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돈 벌기 어렵다는데는 동의한다.

저자 켈리 최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부자가 되려면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멘탈 강화를 강조하는데 방법은 아래와 같다.

"탓하기를 멈추고 내 목표에 집중하라.

합리적으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자기계발서를 이렇게 축약하면 다 아는 소리라서 싱겁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이 책 웰씽킹은 사실 이런 리뷰를 간략히 읽고 '아, 나도 아는 내용이네, 다 읽었다!' 하고 자기만족할 게 아니라 직접 전체를 읽어보고 어떤 습관을 갖추면 좋을지, 나쁜 기억은 어떻게 블랙홀에 갖다버리는지, 어떻게 목표를 구체화하고 선언할지 저자의 방법을 자세히 읽어 흡수해볼 만하고 생각한다.

켈리 최가 강연할 때 청중과 함께 외치는 구호가 있어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다.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 얘기도 잠깐 나오는데 정말 흥미로운 사례였다. 그를 보고 잘생겼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을 텐데 나도 마윈 일화가 재밌어서 웃고 말았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그도 할 수 있고 그녀도 할 수 있는데 왜 나라고 못하겠어? 라는 뜻)

흙수저 마윈도 할 수 있고 켈리 최도 했는데 나라고 못하겠어?라고 바꿔도 무방할 얘기였다. 지금은 너무 너무 많이 성공하신 분들이라 까다득한데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아예 목표가 없는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사실 이 책의 정수는 마지막 1/3에 실린 시각화 방법이다. 내용이 길기 때문에 여기서 일일히 설명할 수는 없고 직접 읽어보고 따라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운동, 명상(시각화, 하루계획), 독서, 감사 일기(선언과 확언) 등 나도 오늘부터 따라해볼 생각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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