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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옮긴 아이 ㅣ 알맹이 그림책 51
첸 지앙 홍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12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용 세마리와 큰 돌을 등에 이고 있는 아이 그림이 너무 의미심장해서
한참을 가만히 보기만 했다. 큰 산의 웅장함과 사람들 모습에서 수묵화 같은 묵직함이 느껴진다.
웃고 태어난 아이, 산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제목처럼 산을 옮긴 아이가 되는걸까
산이는 날마다 이 산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한숨을 듣는다.
나는 이 부분이 내내 기억에 남는다. 엄마의 말한마디는 아이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문득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엄마는 뚝에 핀 코스모스를 보며 너무 예쁘다 하시며 우리집 화단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몇번을 하셨다.다음날 나는 코스모스를 뽑아 흙을 여기저기 흘리며 집으로 가져와서 혼났던 일이 있다.내 딴에는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한 일인데 차마 말은 못하고 혼나며 서있었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사랑하는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렇다. 지금도 나의 한마디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까. 큰애는 가끔 엄마가 좋아하는 숙제랑 공부를 많이 하겠다고 한다. 나는 너를 위해 하라고 하는데, 너는 나를 위해 하겠다고 하는구나. 아이는 본능적으로 엄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너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책속의 산이처럼 끈기있게 해나가는 아이가 되길 바라며
나의 말한마디에 다시한번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