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 국어교사들이 한뜻이 되어 국어시험을 바꾼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공감각적 심상, 은유법 따위를 묻지 않고, 이 부분이 발단인지 전개인지 묻지 않고. 아니 더 끝까지 밀고나가보자. 문학을 재료로 정답을 묻는 일이 없도록 하는 거다. 읽고 느끼고 나름으로 이렇게저렇게 생각해보는 거지 한용운 시의 임은 조국이라고 해석해주는 참고서를 따르는 일은 없는 거다. 가장 감수성이 풍부할 시기에 교과서에 실린 시와 소설을 꼴보기 싫어하고 더불어 다른 책을 펴보지도 않다가 시험과 관계없어진 다음에야 겨우 눈이 떠지거나 아니면 살기 바빠 아예 눈을 뜨지도 못하고 한 세상 마감해야 하는 처지. 슬프다. 단순하게 비관적으로 나는 상상한다. 수능과목 언어능력은 맞춤법 정도만 묻기를. 아니면 아예 없애버리기를.

 

300쪽짜리 책인데 혹시 이조차 다 읽기 귀찮은 사람이 있다면 세 꼭지만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11.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12. 깨끗한 기침, 순수한 가래  그리고 5 그대 등 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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