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종류의 책은 이제 그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내게는 말이다. 왜냐하면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라는 면에서 나는 아주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 어찌 대처해야할지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이책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경우를 보고 듣고 깊이 생각한 후 자신만의 입장을 갖는 게 필요하다.

 

문화의 차이인지 개인의 성격인지 모르지만 진심으로 작가가 부럽고 대단한 장면.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었다. 아버지는 오른발을 질질 끌고 있었다. 곳곳에 낙엽이 쌓여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직도 아버지의 삶은 살 가치가 있냐고. 그러자 아버지는 뇌졸중을 일으켰을 때 죽었더라면 엄마에게 좋았을 거라고 말했다. 네 엄마는 남편을 잃고 울었을 테지. 뇌졸중 후유증 탓에 아버지의 말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울고 난 뒤에는 멀쩡하게 잘 살았을 거야." 아버지와(이 대화 당시 작가의 아버지는 뇌졸중 때문에 불편했지만 치매는 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죽음에 관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아주 건강할 때도 화제로 삼기 어려운 법인데 심지어 치명적 질병의 습격을 받아 사는 게 엉망인 때라면 더더욱 힘들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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