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직업이라니,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그러나 원망하거나 불신한 적은 있다. 고마워한 적도 물론 있지만. 정보가 넘쳐나고 약도 넘쳐나고 시술도 넘쳐나서 그렇겠지만 뭘 믿어야 할지 점점 더 알 수 없어지고 있다. 지인이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한곳에서는 당장 수술해야 한다 하고, 다른 곳에서는 수술할 정도까지는 아니니 약과 물리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라 하고, 또다른 곳에서는 평생 함께 지니고 가야할 증상이니 꾸준한 운동만이 방법이라 하더란다. 선택은 환자 몫이다. 본인 몸이니 본인이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게 맞긴 하지만 그렇다면 전문가란 과연 뭔가 말이다.
"최소한 바가지나 속임수는 당하지 않는 곳. 무조건 고가의 검사나 수술부터 권하지 않는 곳. 의료인과 넉넉한 시간 동안 이야기 나누고 성심껏 진찰 받을 수 있는 곳. 과잉의료가 아닌 적정의료를 받을 수 있는 곳. 득이 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해가 될 만한 희한한 시술은 권하지 않는 병원."
정말 이상적인 병원이다. 이런 병원 이런 의사에게 진료받고 싶다.
이책은, 내용은 참 좋다. 그러나 전문가가 만들지 않은 표가 많이 난다. 어수선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싶은데 편집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