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어떤가? 장우는 수진과의 밀회를 위해 오피스텔을 하나 빌린다. 수진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0211(그들이 만난 날)로 설정하고 그곳을 <이월의 방>이라 부른다. 낭만적인가?

 

읽어가다가 이런 표현과 만났는데 도대체 어떤 거지 생각해보았지만 알 수 없었고 직접 한번 시도해보자 싶어서 거울을 보면서 이렇게저렇게 표정을 만들어 보았지만 실패했다. 배우들은 과연 가능할까. "뭔가 중요한 것을 분실했는데 그것을 찾아나서야 할지 포기하고 말아야 할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 같은, 그런 얼굴이었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누가 주인공인지는 뚜렷하지 않다. 사는 모양새나 생각이 나하고 비슷하다 싶으면 그사람 중심으로 읽어도 무방하겠다. 다들 어느정도 악하고 어느정도 착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인물은 없다. 다들 그럴만 하다. 뭔가를 생산하지 않고 부동산을 파고 팔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 같은 감정 때문에 아이도 남편도 버리게 되는 어리석게 순진한 여자,  열악한 환경에서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노동자, 아무일 없는 것처럼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자살하여 부모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학생, 관리하는 원룸빌딩에다 카메라를 설치하여 엿보는 자,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노동자를 착취하는 악덕 사주, 몸을 이용하여 한 밑천 잡아보려는 여자, 데뷔작이 곧 은퇴작이 될지도 모르는 영화감독.... 누구를 잡아 그속으로 쑤욱 들어가 볼까.

 

그런데, 제목이 왜 <연애, 하는 날>일까. 이사람들이 하는 게 연애라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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