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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평점 :
한참을 검색했다. “프랭키 프레스토”를 다양한 인터넷 검색창에… 그저 이 소설만 나올 뿐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은 나오는데 “프랭키 프레스토” 절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소설 안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었다.
약간의 짜증이 났다. “ 년 월 일”, “ 시 분” 등의 표현들이 계속 거슬렸다. “환상 속의 그대” 프랭키 프레스토를 만나기 위해서는 환상 안에 들어가야 했다. 환상이지만 진짜 현실의 인물 같았고, 그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아름다웠다. 가슴이 저미도록 처연했지만 벚꽃 잎이 흩날리는 따스한 봄날의 장면과 같았다. 글을 읽고 있는데, 음표를 보는 듯 했고, 이야기는 노래로 들렸다.
아버지가 스승이었고, 어머니가 유산인 사람. 동시에 기른 어머니가 어머니가 아니지만 어머니이고, 기른 아버지가 아버지가 아니지만 아버지인 사람. 그는 모순이며, 동시에 현실이었다. 낳고 기름에 있어, 아이가 자람에 있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자란 그는 자신 낳지 않은 또 다른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고, 스승이 되었다.
그의 아버지이자 스승은 지독한 사람이었다. 지루함을 견디게 하였다. 진정한 갈망이 채워질 때까지, 그리고 충분히 들을 수 있게 될 때까지 그는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다. 듣는 훈련은 음악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의 모든 삶에 적용되었다. 그리고 아버지이자 스승은 그의 삶의 중요한 가르침들을 주었다. 그의 삶은 언제나 스승의 말이 기준이었다.
그의 아내는 삶의 방향이었다. 그는 늘 그녀를 향했다. 잠시 그녀를 향하지 않았던 시간들 속에서는 방황하였다. 그녀를 향할 때에는 망설임도 없었고, 두려움과 고난도 떨쳐내며 아름다운 음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향이 유명해짐과 돈이 되었을 때에는 그 모든 것을 가졌어도 공허하였다.
그의 기타는 마법이었다. 그 마법은 그의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녀를 향해 가면서도, 스승의 기준을 따를 때에도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그의 기타였다. 음악은 그의 삶을 온전히 채웠지만, 그 음악은 술, 마약 등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자신이 움켜진 그것이었다.
역사 속의 환상 같은 이 이야기는 내 마음을 봄날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나에게도 3가닥의 마법 기타 줄을 선물하였다. “들음”, “가족”, “자아” 이 세 가지는 대위법처럼 내 마음 속에 계속해서 울린다. 누군가의 말을 꼼꼼히 들어야만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 특히 나의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말을 찬찬히 들어야 한다. 또한 나의 말도 잘 들어야 한다. 나 자신을 만나는 일을 끊임없이 해야만 한다. 나의 말을 내가 들을 때에 다른 이의 말도 잘 들릴 것이다. 아름다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