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
김의경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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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는 5명의 작가의 불편한 부동산 이슈에 관한 단편들을 엮은 소설집이다. 김의경, 장강명, 정명섭, 정진영, 최유안 작가들은 '반려동물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입자의 처지' '절망적인 전월세 사기와 무너진 공동체' '부동산 시장의 위선과 계약서 속에 숨겨진 함정' '물질만능주의 세태' 등을 그려내고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 당신의 현실로 경험하도록 한다.

본래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 몸의 보호를 위한 공간을 넘어 소중한 내 사람을 누리는 공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 사기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 많은 사람들은 절망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거주'라는 권리는 당당한 인권 중에 하나이지만 소수자에게만 부여된 특권이며 대부분 사람은 불안과 좌절 속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공격할 수밖에 없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다른 집으로 급히 이사할 정도의 돈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집을 비운다면 평생 화병을 달고 살 것 같아 일단 버티며 대책을 마련해보기로 했다. 나와 아내는 매일 서로를 헐뜯으며 싸웠다. 나는 결혼할 때 집을 사자는 내 의견에 반대한 아내를 책망했고, 아내는 늦게라도 집을 사겠다가 달려들었다가 복층 빌라 전세에 혹한 나를 몰아세웠다. 집안 돌아가는 꼴이 엉망진창이니 업무가 손에 잡힐 리 없었고 잔 실수도 늘었다. 둘 다 회사에서 좋은 소리를 못 드는 날이 많아졌다. 퇴근 후 나와 말다툼을 벌이다 지친 아내가 소파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힘없이 말했다. 대출이 부담돼서 빚 없이 살자고 전세를 선택한 게 죄는 아니잖아........ 전세보증보험이 파기된 게 우리 죄는 아니잖아...... 새로 집주인이 된 양아치한테 받아야 할 보증금을 못 받는 것도 우리 죄가 아니잖아.......(...) 독해지자! 밀려나지 않으려면 밀어내야 해!" p.183

전세가 저물고 월세가 '뉴 노멀'이 되는 격변의 시기 속에서 일반 소시민의 선택지는 더 축소되는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문제를 단순히 경제 지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숨소리와 눈물로 치환하여 보여준다. 읽다 보면 통증이 느껴지기는 순간이 있다. 오히려 우리가 붙들어야 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기획자이자 작가인 장강명은 "소설이 정책 대안이나 시장 분석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관념 밖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 이 픽션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작품이다. 함께 읽고 공감하며 공유하는 것. 작은 날갯짓이지만 힘껏 해보련다.

**출판사 제공 도서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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