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보다 예술 - 세 여자의 예술 이야기
이운진.김윤선.강미정 지음 / 소월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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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보다예술 #이운진 #김윤선 #강미정 #소월책방

<로맨스보다 예술>은 세 명의 시인이 예술을 사랑하며 삶의 위기를 극복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밑줄이 너무 많아서 어떤 문장을 옮겨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로 읽는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인들의 산문을 좋아하는 이유다. 나도 알 수 없었던 감정의 결이나 당황스럽고 민망했던 상황들이 선명하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다시 해석된다. 그때마다 치유와 회복의 순간을 맞이하며 심호흡을 한번 하고 나면 뭔가 정돈되고 이전과 다른 내가 된 것 같다.

등단한 시인이고 책도 어러 권 출간한 작가의 삶이지만 문장 곳곳에 느껴지는 생활감은 보통의 인생과 비슷하다. 이들이 솔직하게 드러내는 실패와 좌절, 아쉬움과 두려움, 막막함과 주저함에서 같이 공감하고 해소가 된다. 그들이 꼽은 여러 예술 작품을 찾아보며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을 보낸다. 그들과 다른 나의 서사 속에서 이 작품들이 다시 살아나고 움직여 나를 들였다 놓았다 하도록 내버려둔다. 모처럼 오랜만에 역동적이고 의미 있는 독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 하여 고흐의 <슬픔>을 마주하는 순간 간신히 막고 있던 둑이 무너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돼가고 있는 듯해서 잔뜩 겁먹은, 열아홉의 내가 그림 속에 있었으니까. 그때의 나를 돌이켜보면 위로와 손길이 필요한데도 그 무엇도 받아들이지 않는 한 사람이 보인다. 거친 태도를 방패처럼 두르고 나약함을 숨기려는 한 사람이." p.32

"삶은 이런 것일까.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운명과도 기어이 함께 살도록 만드는 것이 삶일까. 틀림없이 슬픔은 여기가 끝일 거야, 하고 생각할 때마다 다른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게 삶인 걸까. 아픈 시절을 아프게 통과하는 앤을 보며 생각했다. 사람이 크는 것은 어려움과 고통을, 힘든 문제들을 어떻게 대면하고 해결하고 넘어가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영혼의 어두운 밤에도 다만 바른 길로, 선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p.61

"모든 것이 평범하지만 삶이 걸작이 되도록 살아낸 이들. 특별하려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한 존재인 당신들. 그들의 삶에서 피어나는 생생한 미감이야말로 예술이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다는 지당한 결론에 닿아서 흡족했다."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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