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사랑한단어들 #신효원 #생각지도 #서평단<우리가 사랑한 단어들>은 신효원 저자의 우리말 사랑이 가득 담긴 책이다. 어휘력의 보물창고이자 저자의 일상과 성찰이 담긴 에세이다. 한 사람이 품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고르고 고른 우리말로 표현하는 섬세한 노력에 감동도 밀려온다. 잘 사용하지 않지만 적절한 문장 안에 스며든 우리말의 가치와 아름다움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생기있고 또렷한, 개성있는 우리말을 널리 알리고 적극적인 사용을 독려하는 저자의 커다란 몸짓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가장 기억에 남는 우리말은 '드레'이다. 인격적으로 점잖은 무게를 일컫는다. "앞선 문장과 다음 문장 사이를 건너며 밑줄이 늘어갈수록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드레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을 테니까."(p.28) 나도 매일 조금씩 드레 있는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고 싶다. 저자는 드레를 시작으로 성격을 나타내는 우리말들을 곶감 빼먹듯 먹으라는 식으로 쭉 전시해준다. 그 중에 '수럭스럽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는 말이나 행동이 씩씩하고 시원시원한 데가 있다는 뜻이다. 내향적인 나에게 꼭 필요한 모습이 바로 수럭스러움이다. 드레와 수럭스러움. 마음 속에 콕 박힌 우리말이다.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이 있다. '내가 도서관을 좋아하는 이유' 이다. 저자는 대학생 때 도서관에 살다시피 했다. 도서관 맨 꼭대기 층에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울 만큼 커다란 원창이 있었고 그 원창을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순간을 좋아했다. "도서관 창이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인 거처럼 노을이 창 구석구석 색색이 눈부시게 비쳐 쏟아졌어. 그 순간이 되는 나는 어떤 힘을 얻곤 했던 것 같아. 신성하고 경건한, 어떤 단단한 힘 같은 거." (p.92) 마치 저자가 개인적으로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비슷한 경험과 감상에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표현한 문장들을 하나씩 꼼꼼히 읽어보게 된다.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싶은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일 것이다.'내게 남은 작은 것에 대한 찬양'에서 나오는 '오보록하다' 우리말은 앞으로 나의 모토처럼 새기고 싶은 단어이다. '자그마한 것들이 한데 많이 모여 다보록하다'라는 뜻이다. 곧 50을 앞두고 있다. 무얼 더 많이 갖추려고 하지 말자. 나에게 주어진 작고 귀한 것들을 힘껏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쉽게 산만해지는 내 시선을 잡아서 오보록하게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인연들에게 다정한 눈빛을 건네고 싶다."시간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잃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은 단 하나. 지금을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남겨진 삶을 더 열렬히 사랑하며 우리 곁에 오보록하게 머물러 있는 작고 귀한 것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p.170)**출판사 제공 도서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