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챙겨
김영희 지음 / 상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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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예능 피디의 유쾌한 여행썰, <짐 챙겨>라는 제목과 하얀 책표지에 검은 수염과 빨간 배낭 그림까지. 무척 예능적이다. 손가락을 가리키는 동작도 해학적이라고 할까. 일단 장소가 정해지면 그냥 가서 부딪히고 녹아들고 인생 무상을 경험하는 여행기. 저자는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들인 만큼 많은 것이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볍지만 단단하고 작지만 밀도 있는 인생의 태도를 장착하고 돌아온다.

"페트라는 죽은 자들의 왕국. 우리는 왜 무덤을 여행하는가? 피라미드도 병마용갱도 타지마할도 인류의 위대한 건축물이라지만 결국 무덤일 뿐이다. 그래도 역사가 말해 주는 것이 있다고? 글쎄, 페트라 원형 극장의 계단 앞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이 우리를 무색하게 할 뿐이다." (p.58)

“세상을 떠나며 벤치를 남겼다. 그 벤치에는 이런 마음들이 남겨졌을 것이다. ‘살아 보니 인생 별거 없더라. 부질없는 게 인생 아니던가? 아등바등 기 쓰며 살 필요 없네. 이제, 쉬엄쉬엄 가시게!’ 살랑살랑 바닷바람에 예쁜 들꽃이 물결치는 언덕, 나와 집사람은 그 벤치에 앉아지는 석양을 한없이 바라봤다. ‘우리 천천히 갑시다.’”(p.65)

아껴가며 읽었다. 여행지에서 느낀 저자만의 시각이 새롭고 흥미롭다. 저자가 직접 그림까지 곁들어져 더 직관적이고 잘 읽힌다. 거침없이 탐험하듯 혹은 가볍게 놀이하듯 여행하고, 거기서 느낀 인생에 대한 통찰을 살짝 던져 놓는다. 독자는 가볍게 읽다가 한 번쯤 멈춰서 그 문장을 곱씹어 보며 저자가 남겨 놓은 여행의 여운을 같이 경험한다. 아마도 책이라는 매체의 간접 경험을 최대치로 만끽할 수 있으리라.

**출판사 제공 도서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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