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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 나를 활자에 옮기는 가장 사적인 글방
양다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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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는 화제의 젊은 에세이스트, 양다솔 작가가 10년 동안 쌓아온 글쓰기 노하우를 편지 형식으로 적은 작법서이다. ‘까치 글방’을 운영하면서 매번 구성원들에게 제공했던 글쓰기 글감과 관련 도서, 어떻게든 쓰도록 만드는 응원의 글귀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34개의 주제를 하나씩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책상으로 달려가 빈 화면 앞에 서게 된다. 글감에 대한 생각을 확장해주는 책소개와 작가만의 소회를 담은 문장은 더 적극적으로 (읽고) 쓰도록 이끈다.
“특별히 독창적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모두 그저 자신에 대해 쓰면 된다. 누구도 자신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야기를 가졌는지,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지 쓰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마치 내일을 알 수 없듯이 다음 문장은 모두에게 공평히 새로운 세계다. 삶은 계속해서 이야기될 것이다. 그중에 기억하고 쓰이는 몇 가지 순간만이 우리 안에 머물 것이다. 이렇게 눈을 크게 뜨고 있는데 인생이 어떻게 말없이 지나갈 수 있겠는가.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어떻게 외로울 수 있을까.”(p.8)
저자의 쓰기 격려는 해처럼 밝고 단비처럼 달콤하다. 그의 문장들만 쫙 뽑아서 정리해놓고 책상 앞에 붙여놓고 쓰기가 막힐 때마다 들여다보고 싶다. 안 쓰고는 못 배길 것 같은 문장들이 수두룩하다. 아마도 저자가 쓰기의 여정 속에서 몸소 깨우쳤기 때문에 더 와닿는 것 같다.
“이전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시간’만이 중요한 순간, 필요한 순간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쓰기를 시작하니 삶의 모든 순간이 필요해졌습니다(...)세상이 ‘가치 없다’라고 부르는 모든 순간의 무대, 그것이 바로 쓰기의 세상이거든요.”(p.18)
"‘나의 이상함은 흠이 아니라, 그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일 뿐이다’. 저는 그걸 알게 된 순간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라는 이상한 사람을 훨씬 더 잘 받아들이게 되었어요.”(p.21)
하지만 글이 잘 써질 때보다 안 써질 때가 많고 위의 같은 응원글을 보아도 한 단어도 나아가지 못하는 순간도 있다. 저자는 이런 상황도 언급하며 스스로 어떻게 마주하며 지나왔는지 말한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정말 쓰기가 안되는 날들, 쓰고 싶지 않는 나를 “정성껏 의전해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이런 표현들에서 웃음이 나고 힘이 생긴다.
“내 삶은 내가 주인공이죠. 그러니 그 이야기꾼을 곁에서 정성껏 의존해주세요. 그가 이야기하고 싶어지게, 그에게 융숭한 마음으로 글을 청해보세요. 맛있는 것도 먹여주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다디단 낮잠도 자도록 해주세요.”(p.50)
저자가 글을 쓰며 갖게 된 삶의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다. 실패해도 되고 도망쳐도 괜찮다고. 예전에는 뭔가 잘 하는 방법에 솔깃했다면 지금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 결과에 상관없이 행복한 태도를 갖는 것”에 더 마음을 둔다고 한다. 도망은 쳐도 다시 돌아올 것을 마련해두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글쓰기 과제에 도망치고 싶더라도 결국 “그 이야기를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p.84)이기에.
쓰고자 마음먹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도 끝까지 쓰도록 만드는 책. 저자가 시종일관 쾌활한 목소리로 “이렇게 저렇게 쓰면 되고요. 기다릴 테니 답장주세요~”로 말하고, 독자는 “어떻게라도 써서라도 내겠다”고 바로 대답하고 책상 앞에 앉게 되는 마법의 작법서라고 할까.
**출판사 제공 도서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