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을좋아하게될줄이야!#이종은#노란상상2년 전에 숭례문학당에서 함께 공부했던 선생님들을 만나러 서울에 올라간 적이 있다. 선생님 한 분이 평양냉면을 대접해주셨다. 한참 동안 시장 골목을 걸어가서 마주한 허름한 가게. 평양냉면 원조라고 했다. 처음 먹어본 평양냉면 맛은 좀 심심했다. 하지만 계속 먹다보니 담백하고 진한 맛이 느껴져서 왜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서 먹는지 알 것 같았다. <평양 냉면을 좋아하게 될 줄이야!>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 그림책은 주인공 아이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평양냉면을 먹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평양냉면의 역사와 맛, 만드는 과정 등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제삿날에 항상 평양냉면을 드셨다. 주인공 ‘나’는 냉면을 먹으면서 할아버지 고향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전쟁 때 어머니와 동생을 두고 남한으로 오게 된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때 무척 고생을 많이 하셨다. 고향에 남겨둔 가족이 그리울 때마다 가게에 가서 평양냉면을 먹으며 인생의 시름을 달랬다고 한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는 더이상 제삿날에 평양냉면을 먹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부재를 절절히 느끼는 순간이다. 문득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 ‘나‘는 아빠와 같이 냉면집에 간다. 할아버지처럼 후루룩후루룩 소리를 내며 국물을 그릇째 들고 마신다. 할아버지를 추억하는 시간이다. “나는 이제 할아버지가 생각날 때마다 냉면이 먹고 싶을 것 같아요. 입김이 하얗게 나오는 겨울에도 차디찬 냉면이 먹고 싶을 것 같아요. 나중에 나도 어른이 되면, 그때는 할아버지가 말하던 가슴이 쩡한 맛을 알게 될까요?”‘가슴 쩡한 맛‘은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 이전에 할아버지가 고향을 떠올리며 헤어진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달래주는 맛이다. 한끼의 식사를 통해 인생의 고난을 받아들이고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다독였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누군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싱싱한 포도와 빠알간 양념이 발린 닭발을 좋아셨던 엄마. 갑자기 그 음식이 먹고 싶다. **출판사 제공 도서관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