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전업작가 시점
심너울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인칭 전업 작가 시점>(문학수첩, 2025)은 소설가 심너울이 작가로서 다양한 글을 쓰며 생계를 이어온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사회 전반에 관한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과 세계관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작가의 삶이 핵심 소재이지만 각자도생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동일하게 겪는 불안감과 인생의 고민 등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작가라는 존재는 자본주의 신용 사회에서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다."(p.33)
"좋은 글은 독자의 세상을 침범하고 그 세상을 헤집어서, 독자가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글이다."(p.92)

작가라는 직업은 베스트셀러 작가아 아닌 이상 대출 받기도 힘들 정도로 경제적으로 열악하다. 이는 일반 직장인도 하루 사이에 통장을 스치고 지나가는 월급을 받는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좋은 글과 좋은 작가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뜬구름 잡는 내용은 거의 없다. 단편, 장편, 에세이, 칼럼 등 모든 영역의 글을 쓰는 작가로서 치열하게 일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작가로서 겪게 되는 고민이나 실패담, 미래에 대한 전망과 기술과 글쓰기의 관계 등 자신의 한계도 인정하면서 동시에 희망과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다. 현실 감각을 유지하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4년 동안 쓰고 개편 빔을 맞은 뒤에 곰곰이 돌아보니, 멋진 칼럼으로 뭔가 이름을 날리고 싶었다는 생각은 있었어도 그것을 어떻게 이룰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부재했던 것 같다. 그러다 결국 사람들에게 휘둘리게 되었다."p.91

"어쩌면 우리 창작자들은 창조라는 작업에서 인간이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영역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인간의 창조의 본질을 궁리해야 하는 과제를 이 시대로부터 부여받은 걸지도 모르겠다."p.124

심너울이라는 이름이 독특해서 서평단 신청을 하였다. 작가는 알까. 이름의 특이성 때문에 이 책을 집는 독자가 있다는 것을. 이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적도 없지만 이 책에서 풍기는 작가만의 개성과 솔직함 때문에 다른 작품들은 또 어떨지 호기심이 생긴다. 좋은 작가 한 명을 알게 되어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