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 잔혹사>는 제목 그대로 과학이 얼마나 인권과 생명을 잔혹하게 무시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과학적 호기심과 발전을 위한 과학자들의 헌신이 어떻게 끔찍한 악행으로 이어지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뛰어난 스토리텔링 덕분에 드라마를 몇 편 본 것처럼 생생하게 와닿지만 그 내용은 사실 심각하다. 초기 해부학자들이 시신을 얻기 위해 도굴꾼과 거래하고, 나치 독일 생체 실험에서 얻은 결과로 저체온증 사람을 살려내는 방법을 얻는 등 역사에서 이런 장면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과학자로 거듭나려는 야망이 그이 도덕심보다 훨씬 강한 동기로 작용했다.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예 제도는 시에라리온의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고, 스미스먼은 곧 보급품과 장비를 얻기 위해 노예 상인들과 거래를 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나쁜 일도 했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 일에 더 깊이 얽혀들수록 스미스먼은 거래 파트너들을 옹호해야 할 필요를 더 많이 느끼게 되었다.(p.59)


책의 앞부분에는 초기과학의 기반에 노예 산업이 큰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역사는 이 부분을 제대로 기록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당시 ‘헨리 스미스먼’은 노예 제도에 기대어 박물학자로 거듭나길 바라면서 도덕적 양심을 버리게 되었고, 자신의 행동을 옹호하기 위해 노예제를 합리화하게 되면서 식민제국주의 건설에 이바지하게 되었다. 


왜 이런 과학 잔혹사를 읽고 기억해야할까. 과학의 이름으로 행하는 수많은 행동이 너무 쉽게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하나의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역사의 이면, 어두운 부분을 직면하고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과학 덕분에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을 하지만 그 과정에 많은 희생과 잔혼함이 혼재되어 있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