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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는 너를 보았다 ㅣ YA! 4
김민경 지음 / 이지북 / 2022년 7월
평점 :
재미있을까, 유치하면 어떡하지 라는 갖가지 의심과 걱정을 가득안고 책을 열었다.
오와.. 작가가 15세라고? 그럼 그저그런 판타지 아닐까? 막 오글거리고? 하.. 걱정근심걱정 한가득...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들은 한낱 기우일뿐이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어쩜 소설의 구성단계인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이렇게 딱 떨어질 수 있는 것일까. 정직하게 딱 떨어져.. 심지어 결말까지 갓벽했다.
크으.. 투떰즈업! 인어와 인어사냥꾼의 이야기는 마치 뱀파이어와 뱀파이어 사냥꾼을 연상시켰다. 심지어 요즘 핫한 메타 유니버스라니. 딱 봐도 흥미로운 소재가 아닌가. ㅠㅠ
읽기 시작하니 슬금슬금 기대가 차오른다.
이야기의 시작은 영혼 체인지다.
인어를 정말 사랑하는 '정인아'는 어느날 눈을 떠보니 '정연화'라는 아이의 몸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정연화는 이 세계에서 최고의 인어사냥꾼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체 왜 내가 이 정연화의 몸에 들어온 것일까? 내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인어를 잔인하게 사냥해야만 하는 것일까?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꼼짝없이 인어사냥을 해야되는 정인아. 형형색색의 인어들과 겪게되는 다양한 사건 사고, 그리고 잔인한 운명의 장난. 과연 그 이야기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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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결말까지 완벽했다.
기승전결이 물흐르듯 흐르고 어색한 장면들이 없이 인과관계가 확실했다. 정말 이게 15세 청소년이 쓴 작품이라고? 유명 성인작가가 가벼운 마음으로 쓴 작품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목적을 어떻게든 이루려는 무자비한 빨간 인어부터 선한줄만 알았던 하얀인어의 저주까지 어느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내가 예상했던 결말은 선하게 끝나는 결말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결말까지 너무 좋았다.
굳이굳이 찾자면 연화의 가문과 인아의 가문이 왜 연결이 되어있는지 떡밥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고 인아의 부모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약간 찝찝하다. 의외였던 것은 비록 빨간인어가 비열하게 행동을 하긴 했지만 의외로 엄청나게 나쁘지는 않았다는 것. 범죄스릴러 작품에 길들여져 있던 나에게 나름의 뒤통수였달까.
많은 등장인물이 없이도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잘 알려진 인어라는 소재로 이렇게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작가후기를 읽어보니 자신만의 삶의 가치관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나이에 나는.... 뭐했냐... 몸만 큰 으른으로서 멋진 청소년 작가님을 응원한다!
이 작품을 2021년 월간 웹소설 '10대'라는 주제의 공모전에 출품했다고 한다. 아니, 수상작은 얼마나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수상하지 못했던 이 작가의 작품을 놓치지 않고 좋은 출판사를 만나 종이책까지 출간하다니, 독자로서는 참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