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 토멕과 신비의 물 거꾸로 흐르는 강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정혜승 옮김 / 문학세계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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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은 바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이 작품이 동화라고? 그저 한 형제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였다. 번역본으로 읽었지만서도 아름다운 표현들과 배경묘사들이 좋았고, 이야기 역시 빠져들게 만들었다. 판타지 동화지만 전혀 유치하다고 느낄 수 없을만큼 어른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았다.

그 작가의 이름으로 내걸린 상을 받았다고? 그렇다면 이 작품 역시 아름답고 재미있을까? 기대를 안고 읽었다.


잡화상을 운영하는 소년 토멕은 항상 여행을 꿈꾸고 갈망했다. 그러던 찰나 가게를 방문한 소녀. 그 소녀는 죽음을 거스를 수 있는 물인 ‘크자르 강’을 찾아 여행중이라고 했다. 소녀가 떠난 후 토멕은 가장 사랑하는 ‘이샴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남기고 크자르 강을 찾아 떠났다.

이 떠나는 과정이 당연 순탄치는 않았다. 망각의 숲, 잠이 드는 꽃, 향수마을, 존재하지 않는 섬 등 고난의 여정이 계속되었다. 마침내 그는 강 입구에서 소녀를 만났고 그들은 함께 크자르 강의 끝을 향해 간다.

과연 그들은 신비의 물을 얻어 돌아갈 수 있을까?


환상동화라 해야할까..?

아주 큰 위기나 고난은 스릴있게 표현되지는 않았다. 토멕이 방문한 곳들의 소재가 신기하고 신비했다. 어쩜 이렇게 유니크한 생각을 해낼까 싶었다 . 읽는 동안 나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천일야화]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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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포차 심심 사건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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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의 한국버전을 찾으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잔잔한 심야식당을 볼 수 있는 동시에 미스터리까지 추가되어 이색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여성 주인공. 이 여성은 밤늦게 퇴근하는 터라 으슥한 골목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뒤에서 느껴지는 음험한 기운! 위험을 감지한 그녀는 빠른 발걸음으로 그 시간까지 불이 켜져있는 어느 식당에 들어서게 된다. 그곳은 바로 심야 영업을 하는 심심포차! 중년 여성이 운영하는 이곳은 아주 따뜻하고도 무서운 곳이었다.


일본의 ‘심야식당’이라는 만화책처럼 심야에만 여는 심심포차. 그리고 주인을 둘러싼 일명 '닷지'라고 하는 형식의 테이블. 그리고 주인 맘대로 만들어지는 음식. 누가봐도 <심야식당>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나가에의 심야상담소>.

나가에가 지인과 친구들을 불러 놓고 술과 요리를 준비한다. 그리고 나가에는 주변인들이 들려주는 소소한 사건을 해결한다. 반면 이 책은 자신들이 해결했던 일상적인 사건들을 주인에게 말하는 방식이었다.


어쩜 이렇게 딱 어울리는 소재를 한데 묶었을까? 이렇게 잘 버무려 놓은 것도 좋았는데 여기에 자신의 아이디어까지 첨가하여 아주 흥미진진 일상미스터리를 만들었다. 게다가 매 챕터마다 나오는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주인공 류용찬의 심리적 변화와 성장의 모습(알에서 깨 나오는)까지 볼 수 있어 좋았다.


좀 더 스릴러를 넣어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쩐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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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고 두려워 마라 - 처음 경험하는 치매 돌봄의 모든 것 100세까지 행복하게 사는 법 1
야부키 토모유키 지음, 황미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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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정말 얇다.

그리고 정말 쉽게 쓰여졌다. 초보 돌봄자들이 치매환자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 잘 나와 있다. 


생각보다 얇은 책에 당황했지만 꽤 알찬 내용이었다. 혼란스러울 보호자를 다독이며 치매환자의 성향과 돌봄 태도에 대해 적었다. 알고 있는 말이지만 쉽게 실천할 수 없고 쉬운 방법이지만 막상 해보면 어렵다. 하지만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보호자를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꼭 국가 서비스가 있다면 받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라고. 또한 관련 기관을 다양하게 이용하며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혼자서만 고통을 감내하지 말라 말한다.


정말 간병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치매'환자라고 해서 모든 것을 보호자가 해야하고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억을 한순간에 잃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실수가 있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느리지만 행동을 완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당신의 어른으로서의 자존심과 자존감을 깎지 않고 어떻게 올바른 행동으로 유도해야 하는지 보호자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기다리고 더 쉬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체의 노화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기억을 조금씩 잃어간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큰 상실이 아닐 수 없다. 모든 행동과 언어와 추억들과 사랑하는 존재들이 점점 떠오르지 않게 되면 환자 본인 역시 두려워질 것이다.


이 책은 그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보호자들이 어떤 태도와 방법으로 그들을 대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보호자들 역시 기억들을 잊어간다 슬퍼하지 말고 환자가 그 기억들이 잊는 것이 아닌 마음금고에 보관한다 생각을 하면 어떨까?


그리고 남은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순간의 행복한 기억들을 보호자들 마음 속에 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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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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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추천을 먼저 해본다.

나는 이 책에서 받은 느낌이 좋았다.

일러스트가 사이사이 들어가서 상상을 더 끌어낼 수 있는 점도 물론 좋았지만 번역가가 카뮈 전문가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카뮈의 작품으로 논문까지 쓰신 분이 번역하셨다니.. 원문의 느낌이 잘 살아있게 번역하셨다고 한다.

다양한 출판사의 <이방인>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하지만 이 책이 주는 매력을 많은 사람이 느껴보길 바란다. 고전문학이라고 해서 뭘 분석하고 그러기보다는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시간의 흐름대로 읽어보시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처음 읽을 때에는 뭐, 이리.. 천천히 흘러가나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느껴지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휘몰아치는 감정의 파도가 이 책의 매력이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주인공이 사회인과 사형수로서의 마음가짐이 어떤지를 잘 보여준다. 평범한 우리들과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떻게 보면 치열하게 살지않고 순리에 따르며 흘러가는대로 사는 소위 '태어난 김에 사는 이들' 의 모습처럼 주인공의 삶이 공감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폭발하여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던 장면이 참...꾹 참고 사는 현대인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이 감옥에서의 생활이 재미있었다. 감정표현도 크지 않았고,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삶을 살았던 사람의 큰 변화였달까...사형집행인의 발자국에 일희일비하며, 사제에게는 신을 믿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모습은 누가봐도 이전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이랬던 사람이 감정을 어떻게 숨기고 살아갔던 걸까? 대체 진짜 나는 누구일까? 나는 정말 어떤 사람이었을까?

진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일러스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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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개성상인 1 - 물의 도시로
오세영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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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 너무 내 스타일이란 말이죠!!! 루벤스의 작품을 이렇게 일러스트로!! 감각 넘치게 만들다니! 안 궁금하고 배기냐고요! 그래서 서평 신청!!

그리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


과거 회상씬이 겹쳐져서 .. 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남자가 그 남자였어? 이번 달 역사 소설의 달인데.. 소설 속 주인공들의 가족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데, 하... 이 남자는 세상 억울한 죽음이었어... ㅠㅠㅠ 넘나 슬프고 안타까웠다.

아무튼 이 남자는 뼛속부터 상인이었다.

아버지도, 큰 아버지도 개성송상의 큰 상단밑에서 일을 했거든.

유승업은 본격적으로 상단 밑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왜란(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그는 해군의 배에 올라 나라를 지켰다. 그러나 온 지 얼마되지 않아 일본의 포로가 되어 노예생활.. 그리고 그 곳에서 다른 포로들과 탈출을 꾀하다 소중한 분이 또 떠나고.. 자신만 살아남아 처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기구하다.

그러다 전쟁이 끝. 유승업은 셈에 능한 사람이라 다이묘의 어느 창고에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 거상의 손에 놀아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대들었다가 그 사람의 눈에 들었다. 상인들이란.... ㅋㅋ아차차 ..

어느 스님과 중국 상인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상인의 노예로 등록하여 지긋지긋한 일본을 떠나게 되었다.


안토니오는 신부님의 도움으로 베니스의 한 상단에 들어가게 된다. 거기서 말단부터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일을 아주 잘 해내고요!!! 그것뿐만 아니라!! 이야.. 옛 유럽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는 여러 나라를 다니며, 베니스 무역상사의 거래들을 성사시키고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한다. 승승장구 하며 가족도 만들고 마침내 신대륙으로 발을 들이기까지 하는데! . 하.. 추진력 하나는 진짜 .. 알아줘야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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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런 책이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겠냐 생각했었다. 갖가지 경제용어에 약간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유럽은 조선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 잘 보여졌다.

같은 17세기인데 왜 조선의 17세기와 유럽의 17세기는 달랐을까? ㅋㅋ 실제로 안토니오의 무역상사 스토리를 읽으면서 마치 드라마 '미생'이 생각났다. 치열하게 수싸움을 하며 어느 상품을 어떻게 들여와 유통하고 얼마나 남겨 이득을 볼까 하는 장면들과 무역상사 직원들의 질투 등등이 잘 표현되었다.

특히나 작가님의 필력과 연구들에 감탄을 했다.

조선의 역사도 모자라서 일본의 역사, 일본의 경제, 중국을 넘어 이탈리아와 유럽의 경제사를 이렇게 자세하게 공부하시고 소설로 만들어내셨다니! 완전 멋짐 폭발! 이었다. 와.. 유럽경제를 이렇게 자세하게 ? 와.. 이탈리아 말고도? 생각해보니 안토니오 코레아를 통해 17세기 세계 경제사를 알차게 배운 것 같다.

아, 구판을 수정 및 개정 했다고 한다... 구판을 읽으셨던 분들도 다시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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