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영화를 보는 밤
이종철 지음 / 어문학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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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가 신선합니다. 무협 영화를 보는 밤이라..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펼쳐 천천히 읽어 보았습니다.

한참을 읽다보니 이 책 종류가 뭐지? 하며 책 표지를 다시 보았습니다.

소설집! 분명 소설이라 적혀 있었지만 쉽사리 이해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느낌은 꼭 수필 같았습니다. 책 내용이 너무 생생하고 마치 누군가의 일상 생활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현실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지 않고서는 써 내려갈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글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이종철 작가님의 소설은 제게 다가왔습니다.

첫번째 소설인 이 책의 타이틀 '무협 영화를 보는 밤'에 이어 두번째 편인 '상하이를 추억하는 밤'을 읽어 봅니다. 한참을 읽다 보니 1편에서 나온 대학 교수의 중국 유학 생활을 담은 전편인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번째 편인 '그 남자의 연애담' 을 읽다가도 1편 대학 교수의 주변 인물이 대학 교수의 어렸을 때부터 성인 될 때까지의 연애담을 제 3자의 시각에서 써 놓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편의 단편 소설 모두 서로 연관성이 없지만 마치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구성이 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다시한번 앞에 나온 내용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가님의 뛰어난 구성이 저는 재미도 있었고 돋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내용을 다 읽고 마지막에 나온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 참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작가님이 대학 교수님이라는 점입니다. 왜 그렇게 글들이 사실감있고 생생했는지. 아마도 교수님이 중국어를 공부하고 중국에서 유학을 다녀 온 그 산 경험이 이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 했을 것이라고 감히 짐작을 해 봅니다.


전문적인 내용의 칼럼을 많이 쓰셨던 것 같은데, 이렇게 소설을 쓰셨다는 점이 저에게는 교수님이 더 인간적이고 친근한 작가로 각인을 시킨 것 같습니다.

소설이란 많은 상상력과 관찰, 그리고 시나리오 구성 등 작가의 길을 가지 않은 일반 문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평소에 생각하다보니 직업 작가가 아닌 분이 이렇게 틈틈이 글을 쓰셨다는 것에 용기와 격려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소설이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경험하고 느낀 점을 표현하면 되겠구나하는 자극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9편의 글들중 개인적으로 첫편인 '무협 영화를 보는 밤'의 내용이 좋았습니다.


저도 나이가 적잖게 있는지라 어렸을 때 보았던 중국 영화가 차례대로 나오고 그 영화 내용 또한 간략히 소개가 되다보니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중국 영화를 통해 제 자신의 삶의 여정도 다시한번 돌이켜보게 되는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소설에서 중국 유학과 관련된 내용이 나왔는데 그런 경험이 없던 저에게는 또 다른 삶을 산 것과 같은 감정을 갖게 했던 것 같습니다.

김박사와 교수님 편에서 처럼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유학하고 박사 학위를 따도 대학 교수직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 가끔 언론에서 나오는 시간 강사의 어려운 점,이 떠오르며 더 그 삶과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힘든 내용들도 많았지만 '당신, 결혼하셨습니까' 편에서는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소개팅에서 남녀가 느끼는 감정이랄까, 서로 바라는 상상과 현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아 너무 재미 있었습니다. 아마 읽어 보면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지고 살며시 미소를 짓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9편의 소설들 모두가 현재의 삶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있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다시한번 읽어보니 평범하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그렇게 어려운 말이 아닌 가슴에서 나오는 소리로 잘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짧은 소설에서 중국 영화의 흐름을 알고 싶으신 분, 중국 유학이나 논문에 대해서 그리고 중국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으신 분들은 소설의 재미와 더불어 필요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꼭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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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교토 - 디지털 노마드 번역가의 교토 한 달 살기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2
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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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의 교토

교토를 한번 스쳐지 나간 적이 있다. 방문을 했다기 보다는 잠시 들른 정도.

그래서 교토를 꼭 다시한번 가보고 싶었다. 제대로. 그래서 이 책이 무척

탐났다.

한달의 교토를 일요일 하루 종일 읽었다. 다 읽고 나니 피곤했다.

책을 읽어서 피곤한게 아니라 하루 종일 교토에 다녀온 여행의 피로였다.

분명 집에 있었는데 교토를 다녀온, 뭐랄까 여행의 뒷풀이 느낌?!

어쨋든 교토를 가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꼭 추천한다. 여행 코스도 작가님의

취양과 많은 분들이 추천한 곳이고, 책을 읽어보니 꼭 가봐야겠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한달의 교토는 한달동안 교토에서 작가님이 생활하고 여행다니고 느낀 점

들을 소개하는 것이라서 뭐랄까. 책을 읽으면서도 여유가 났다.

좋은 곳들을 빡빡하게 소개한 책을 보면 벌써부터 마음이 조급한데,

이 책은 가면 가고, 못가도 다른 곳에 들리기에 전혀 조급함과는 결이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있다.

도입부에는 한달 여행이라는 작가의님 두려움 반 설레움 반이 느껴진다.

나한테도 그런 기회가 있다면 어땠을까? 무조건 가겠다는 마음은 먹겠지만

그렇게 여행해 본 적이 없어 역시나 두려움에 떨었을 것 같다.

그렇게 하루 이틀 여행을 하는 작가님을 나는 졸졸 따라다닌다.

내가 가고 싶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그럼 작가가 여행한 곳이 어딘지 한번 보자.

교토역, 철학의 길, 다도체험 겐안, 헤이안 신궁, 기온 시라카와, 기온 시조,

가와라마치, 아라시야마, 클램프 커리 사라사, 니조성, 프로 앤티크 컴 교토,

고켄시모, 블루보틀, 니시키 시장, 기요미즈데라, 엔토쿠인, 후시미이나리,

교토고쇼, 히가시혼간지, 히비 커피, 금각사, 혼노지, 카페코시, 오쓰 프린스

호텔, 비와코 호텔, 이시야마데라, 후시미 양조장, 텐류지, 아라시야마 치쿠린,

은각사, 카페 하나우사기, 쇼세이엔, 크래프트하우스 교토, 마마 커피,

이마미야 신사, 이치몬지야 와스케

지명도 있고 카페도 있고 식당도 있고 여러 장소가 나온다.

꼭 유명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카페나 작은 가게들도

많이 소개가 된다. 그래서 더 교토에 다녀온 것 같다.

동네를 한바퀴 돌 듯, 가다가 쉬고 싶으면 쉬고, 비가 오면 잠깐 비그칠

때까지 머무르고, 배고프면 먹고^^

작가님의 본업 특성상 카페나 호텔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기에, 정말로

한달동안 살면서 여행을 할 수 있어 참 좋겠다는 부러움이 든다.

방문한 곳을 그냥 다녀온 느낌만 적었다면, 다른 여행책과 다르지

않았겠지만 작가님은 우리의 수고를 덜어준다.

그 장소에 대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검색하고 정리해서 우리 코앞에

턱하니 내놓는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바라 보는 것과 그래 여기에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그 배경을 아는 것은 천지차이다.

그래서 이 책은 교토를 가보고 싶은 분들은 꼭 필독서로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고 가는 여행이 몇배의 즐거움과 반가움을 줄거라 확신한다.

개인적으로 기요미즈데라 편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다녀온 그때의 추억이

눈앞에 아른 거렸기 때문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들렸고, 그땐

작은 물줄기가 무엇을 뜻하는 지도 모른채 줄을 서서 한모금 마신 기억이

난다. 그 작은 길에서 먹은 아이스크림도 생각나고..

한달 동안 자기나라도 아닌 낯선 외국에서 보낸다. 그것도 혼자서.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한달이라는 여유로운 생각과 시간으로 진정한 힐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한번이라도 찾아올까?

버킷리스트 맨 마지막에 넣어 놓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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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면 그럴 나이 아니잖아요 - 오십 년을 함께 살았는데,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른다 스토리인 시리즈 4
김정은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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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면 그럴 나이 아니잖아요. 책을 처음 본 순간. 작은 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두께도 얇고 책 사이즈도 작고. 금방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다. 금방 읽었다. 그러나 오래 읽었다.


몇번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이 작은 것이 아니고, 세월과 함께 생각이 많이 

응축된 깊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0이라는 나이에서 나오는 삶과 한 사람의 생각이 진하게 배어있다는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한번을 읽고 또 한번을 읽고, 읽을 때마다 점점 더 공감되고 정감이 가고,  생각을 이끈다. 


이 책은 아침에 읽어도 좋고, 밤에 읽어도 좋다. 햇볕이 드는 한 낮도 좋고, 바람이 불고 흐린 날에도 차분히 커피 한잔과 함께 음미하면 더 좋다.

책 내용은 꼭 50의 나이에 들어서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다양한 삶이 있고, 또 그 삶을 대하는 생각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작가는 50이 되었어도 아직 자신을 잘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한다. 나도 아직 나를 잘 모르기에 무조건 공감이 되었다. 언제는 대쪽 같은 것 같다가도 언제는 카멜레온 같기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나보다 삶이 먼저였나보다. 나는 없고 삶만 남은걸 보니.


글을 읽다 보니 꼭 누군가의 힘에 의해 또는 열등감 때문에 내 인생을 바꾸고, 생활을 바꾸고, 나이에 맞게 행동이나 사고를 바꿀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삶과 생각을 보며 자신의 생각과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그만 다른 길로 그만 빠지고 책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고민, 덤불, 포장, 폭력, 배분, 편집.. 총 50개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작가는 누군가의 제안을 받고 하루에 생각을 주제로 짧은 글을 써보기로 

하고 그간의 글들을 모아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냥 일기는 아닌 생각 일기다.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이 있고 생각이 있다.

자신의 생각과의 하루 대화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을 작가가 선물한다.


에피소드 내용중 내가 경험하지 못하거나 생각이 다른 점도 일부 있었다.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고 느끼는 점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또 그 다름이 잘못된 것이 아니기에 난 작가가 모두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독자도 친구가 될 수 있기에..


작가가 써내려간 50개의 내용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길지 않은 문장에 생각은 몇장의 분량만큼 내 머리속을 지나가기 때문이다.

난 그중에서도 이 글들이 많이 끌렸다.


<생각>

생각은 무색 무미 무취. 그럼에도 숨길 수가 없다. 행동에서도 나타나고 

말씨에서도 나타나고 표정에서도 나타난다.

생각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인생도 마냥 그게 그거.


생각을 너무 잘 표현한 글이다. 생각은 볼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그 생각이 이 세상을 얼마나 바꾸어 놓는지, 그러한 생각을 가지 사람을 얼마나 위대하게 만드는지 우리는 잘알고 있다.

나만의 생각이 작게는 나를 변하 시키고, 크기는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

생각은 위대하다. 오늘 그 위대한 생각을 여기에 잠시 옮겨 놓는다. 

괜히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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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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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한자와 나오키 편들을 보며, 믿고 읽게되는 아케이도 준 작가의 소설이 나왔다고 하니 흥분이 됐다. 그 전 소설들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지라 이 책도 분명 재미있으리라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다.


책의 두께는 한자와 나오키보다도 더 두껍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읽어야 할 부분이 적어질수록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주말 하루를 정말 기분 좋게 보낸 것 같아 뿌듯했다.


이 책은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모두 연결이 된다. 처음에는 각각 단편인가 생각했지만 그 연결연결이 모두 의미있고 그 다음편을 궁금하게 하거나 이해를 시키는 열쇠와 같은 역할들을 한다고 생각되었다.

책 제목이 왜 일곱개의 회의인지는 여기저기 찾아봐도 알려주는 곳이 없었다^^.

책 내용에 회의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일곱번이었나? 책 표지 뒷편의 회의 1 오로지 질책뿐인 자와 힘겹게 변명하는자, ... 5 괴롭지만 직시하는 자와 비겁하게 외면하는 자라는 글이 쓰여 있는 것으로 봐서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좀 더 찾아봐야겠다.


한가지 독특하다고 생각한 점은 여느 소설과는 다르게 과연 이 책의 주인공은 누구인가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업부 과장인 하라시마였나 생각했었는데 아닌 것 같다.

결국 각 에피소드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주변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평범하지만 더 인간다운 모습들을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아 책을 보는 내내 더 정감이 갔다.


소설이라 사건이 없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나온 사건은 물론 인위적인 것도 있지만, 우리가 살면서 생길 법한 일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누구나 그런 일에 부딪히는 순간 어떤 사람이 되는가 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나라면 그렇게 결정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마냥 정의로운 영웅이 되었을까? 아님 현실에 맞게 순응했을까? 겉으로는 쉬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속으로는 찜찜했다. 넘 가식적인 것 같아서..


한자와 나오키가 은행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한 제조회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닉이라는 모회사의 자회사인 도쿄겐덴의 영업부에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어느 직장에서나 성과를 내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이 있고, 그 조직내에서도 성과를 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섞여있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영업 2부의 하라시마 과장은 회사에서 잘나가는 영업 1부의 사카도 과장이 부럽기만 하다.

성격도 좋고 성과도 지속적으로 내고 물론 그가 맡은 영업 1부의 매출은 어느정도 보장된 에이스 고객과의 거래였기에 한편으로는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그건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은 매번 생각케하는 주제다. 왜 맨날 똑 같이 일하는데 누군 잘나가고, 또 누구네 부서는 고과도 잘 받고... 


그러던 어느날 영업 1부의 고문관 격인 핫카쿠 계장이 사카도 과장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발을 해서 징계를 먹게 한다. 일부 사람들은 핫카쿠 계장의 평소 행실에 이런 회사의 결정은 아무리 그래도 좀 불합리하다고 나름 불만들을 표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영업 2부의 하라시마 과정이 그 좋은 영업 1부를 맡게되고, 새 부서원들과 면담을 하면서 핫카쿠 계장으로부터 그과 왜 그랬는지, 전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그 이유는 바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때부터 이야기의 궁금증은 증폭된다. 도데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러던중 그 이유를 알게되는 시초가 전혀 엉뚱한 경리부서의 불만쟁이로부터 시작이 된다.

그러면서 모회사와 자회사, 협력회사, 영업부서, 경리부서, 제조부서, 고객부서, 과장, 계장, 임원, 퇴사자, 사장까지 모두 얽히고 얽힌 관계들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절대로 중간에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정말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까지 끝난게 아니기 때문이다. 절대 끝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된다. 그만큼 독자들을 끝까지 책임져주는 작가인 것 같아 칭찬해 주고 싶다. 좋은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고나니, 직장이란 무엇인가, 일이란 무엇인가를 한번 쯤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꿈을 펼칠 무대로,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필요한 돈을 벌기위한 목적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시간을 보내기위한 공간이 직장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직장이라는 곳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보낸다.


그럼 일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시키니까 하는게 일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그 일에 전념하거나 또는 아무 가치도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들이 태어나고 살가오면서의 환경과 배경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고 생각되며, 그렇게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그들이 처한, 또 처했던 상황을 좀 더 알아보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주려했다고 개인적으로 평해본다.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고 그 일이 나쁘다고 했나? 나쁜 사람, 못된 사람을 무조건 좋게만 보자는 뜻은 아니고, 그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 그걸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용서를 할 수 있는 마음을 좀 더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꼭 직장을 다니거나,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기에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직장이나 삶의 터전에서 각자 어떤 마음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본인한테 좋은 것인지 한번은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닌 함께 생각하고 고민도 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책을 읽고 한층 성숙한 독자가 된 것 같아 나름 보람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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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포크스 : 플롯 가이 포크스 1
윌리엄 해리슨 아인스워드 지음, 유지훈 옮김 / 투나미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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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포크스. 이 이름은 생소하지만 가면은 낯이 익다. 웃는 듯한 인상에 콧수염과
턱수염이 뾰족한 그 모습. 어딘가 익살그러운 것 같으면서도 진진하고 용감한
기사의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내 기억에 이 가면을 처음 본 것은 각국의 고급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는 줄리언
어샌지의 위키리크스라는 사이트인 것 같다. 당사 미국의 스노든이라는 사람이
미국의 비밀 정보를 공개하여 파장을 일으켰고 본인은 다른 나라로 망명을 신청
하고 아직도 고국에는 못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TV에서 이 가면을 자주 보게되었다. 대한항공의 오너의 갑질에
실망한 임직원들이 이 가면을 쓰고 오너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시위하던 모습은
이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기억할 것이다. 물론 자신들의 얼굴이 공개
되면 또다른 불이익이 생길 것이 염려되어 가면을 썼지만, 뭔가 저항을 의미하는
이 가면을 쓴 것으로 들은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 가이포크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무슨 단체의 이름인지, 아니면 저항을 뜻하는 용어인지...
그래서 더욱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는지도 모르겠다.
가이포크스는 사람의 이름이며 1600년대 영국의 제임스 왕과 의회를 일거에
몰살시키려고 했던 화약음모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처형된 사람이라고 한다.
지금은 저항의 아이콘으로 가이포크스의 가면이 상징성을 갖는 것 같지만,
일부에서는 테러리스트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누구의 이야기가 맞는
지는 그 역사적 배경을 잘 알지 못하기에 섣불리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시대의 큰 사건이었고 이 사건이 사전에 발각되어 역사의 흐름이 지금
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책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가이포크스의 가이(Guy)
가 기이한 옷을 입은 남자라는 뜻이 처음에는 조롱하는 의미로서 사용되다가
지금은 일반적인 남자, 친구, 동료라는 의미로 변했다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책 내용으로 가보자. 이 책은 가이포크스가 이 화약음모 사건을
준비하는 시점에 등장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는 가이포크스를 미신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묘사를 했다고 언급한다. 아마 앞서 말한 저항의 아이콘과
테러리스트 사이에서 약간 테러리스트 쪽으로 편향된 것인가하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영웅과 평범한 한 인간사이에서 좀 더 인간적인 측면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영웅은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해냐지만, 인간의 고뇌
하고 걱정하고 실수도 하니 말이다.

이 책은 몇백년전에 쓰여진 원서를 번역한 것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조금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라고 할까? 문장과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좀 더 꼼꼼하게 읽으려고
집중했던 것 같다. 오히려 이런 것들이 책 내용이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상상을 더 많이 하게 했던 것 같다. 빠르게 전개되는 추격신에서는 더욱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몰입이 되었으니 말이다.
 
때는 1600년 초. 카톨릭 신도들을 탄압하는 시대적 배경을 느낄 수 있었다.
교회 사제들을 잡아들이고 처형을 하고, 그런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임으로써
또 다른 공포심과 경각심을 일으키는 암울한 중세시대. 왕 보다도 더 지방
귀족이나 관리들이 폭리를 취하고 일반 사람들을 억압하던 그 시대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도입부에는 앞도 보이지 않고 거의 죽을 것 같은 한 여인을 군인들이 괴롭히는
장면에서 에스파냐계 군인으로 큼직한 망토를 걸치고 녹색 깃털이 달린
원추형 활엽 모자를 쓴 이가 불쑥 나타나 이 여인을 구한다. 그가 바로
가이포크스였다.
등장부터 주인공이라는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이 장면뿐 아니라 또 다른
여인이 위험에 처할때도 어김없이 바람처럼 가이포크스는 등장을 하고
여인을 구한다. 한참을 읽으며 이 여인과 가이포크스가 사랑을 하게되나
하고 생각을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연인이 아닌 연장자로서의
연민을 품었다는 여인의 말과 그것이라고 감사하다는 가이포크스의 말로서
나의 바람은 꿈으로 만족해야했다.

이 책은 가이포크스 1부로 화약음모 사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군인과 관리로
부터 쫓기며 만난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계속 나온다.
한시도 마음편히 있을 수 없도록 긴장감이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가이포크스의 운명에 대해 예언자, 마술사, 성령등이
참혹한 결과를 예언해 주지만 그때마다 가이포크스는 자신의 운명에 그대로
맡기기로 한다. 예언에 대해 주의를 하거나 대비를 했으면 좋겠건만 그런 것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거사를 준비하고 맞이하는 것이다.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의 상황속에서 책속의 인물들을 항상 상대를 의심
하지만 가이포크스만은 믿음을 지키려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꼭 그랬어야만
했을까하는 연민의 마음도 생기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시대상을 좀 더 알았다면 더 책속에 빠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투박하고 짧은 문장에서도 그 시대를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종교가 탄압을 받고, 또 반대로 권력으로 막강한 힘을 부리며 왕, 교황, 유럽
여러나라간의 갈등을 일으키니 인간에게 종교, 권력이 무엇이었는지,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힘없는 민초들은 어떠했을까 생각해보면, 그저 자신의
운명대로 순리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 자유를 얻기위해
어느 나라건간에 얼마나 많은 선구자들의 희생이 있었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역사는 살아남고 이긴자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 그 역사는 다시 뒤바뀔 수 있는 것 같다.
과거 가이포크스의 화약음모 사건을 막은 기념일이 지금은 그를 추모하는
날로 바뀌었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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