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쇼몬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
📚문 앞에서 마주한 인간의 진실!
📚비 내리는 성문 아래, 인간을 묻는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저자 <라쇼몬>!

🪔비운의 천재 작가가 그려낸 인간의 심연과 어둠, 그리고 한 줄기 구원의 희망! <라쇼몬>은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갈등을 날카롭게 그린 작품으로,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생존과 윤리 사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잘 그린 작품으로, 단편이지만, 단편 하나하나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짧은 분량 속에는 깊은 철학과 상징성은 일본 근대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작가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있다. 바로 ‘아쿠타가와상‘ 이다. 아쿠타가와상은 일본의 대표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를 기려 그의 이름으로 제정된 상이다. 자신의 이름을 기려 제정된 상의 유명세나 일본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있는 작가는 아니다. 나도 이번 서평단을 통해서 알게 된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알게 된 작가의 작품이자, 일본 근대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서 나는 접근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짧은 분량이기도 하지만, 일본 근대 문학 입문작으로 손색 없을 정도로 아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되었다. 왜 이 작품이 아쿠타가와 문학의 정수라고 하는지 읽어보니깐 알게 되었다.

🪔저자의 작품은 외면의 사건보다 인간의 내면, 욕망, 불안 , 도덕적 모순을 집요하게 탐구한 것으로 유명하고, 짧은 형식 안에서 인간의 어둠과 구원을 동시에 포착하여, 일본 단편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한다. 작가가 태어나기 전에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린 큰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정신질환을 앓게 되어,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아쿠타가와는 아기 때부터 엄마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어릴 때부터 정신적 불안이라는 그림자를 안고 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잘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누구보다 먼저 지옥을 봤던 사람, 그러나 어쩌면 그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애썼던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이 작품에서 느껴지기도 한 작품이라, 왠지 읽는내내 씁쓸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는 표제작 라쇼몬을 비롯하여, 작가의 유서에 가까운 <톱니바퀴>와 <어느 바보의 일생>까지 총 12편이 수록되었다. 불필요한 설명 없이 상징과 대사로 주제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짧지만 문체가 강렬하다. 그리고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읽는내내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과 도덕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담은 이 작품은 생존 본능과 윤리적 가치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굶주림과 죽음의 위기 앞에서 인간은 과연 도덕을 지킬 수 있는지, (예를 들어, 뱀을 생선으로 둔갑시켜, 무사에게 팔아넘기는 ...) 노파가 시체의 머리카락을 뽑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라는 논리를 보여주어,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인간은 극한 상황에서 도덕보다 생존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다라는 것. 또한 선과 악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의 시선이 바깥에서 안으로, 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좁혀져 가는 흐름이 잘 보이도록 작품을 배치한 이 작품은 잠을 이루지 못한 밤, 이유 없이 밀려오는 공포, 장래에 대한 불안 등 생의 끝에서 저자가 느꼈을 감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갈등, 생존 본능, 사회적 붕괴 속에서 드러나는 윤리의 상대성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인간의 존재의 허무와 삶의 의미를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도덕적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냈고, 짧지만 강렬한 문체로 깊은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일본 근대 문학을 이 작품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저자의 초기작부터 유작까지! 작가의 문학 세계를 한 눈에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으로, 1915년 발표 당시 일본 문학계에 큰 반항을 일으킨 작품으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일본 문학과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데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여운과 철학적 깊이가 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윤리적 딜레마와 인간 본성의 문제는 유효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이키다(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님이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성림원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라쇼몬 #아쿠타가와류노스케 #도서협찬 #책추천 #성림원북스 #일본소설 #서평단 #일본문학 #일본근대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정은 내가 어떤 ‘주의‘를 일으킬지를 결정합니다.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대상에게는 저절로 마음이 움직이고, 지루한 느낌의 대상에는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산만한 사람도 자신의 감정이 쏠리는 일에는 집중하게 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일이 있는 거죠. 결국 산만하다는 것은 감정을 걸 수 있는 대상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내 감정을 쏟을 만한 일이 없다는 거죠.

P.33 중에서 - P33

집중은 결국, 내가 지금이 순간, 세상과 얼마나 교감하며 살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하나의 척도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집중의 감각은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모든 순간에 적용되어 어제와 다름없는 세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때로는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때 마음을 붙잡아주는 구원의 손이 되기도 합니다. 불안이 밀려와 숨이 막힐 것 같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성을 잃을 것 같을 때,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나는 언제라도 발바닥이 땅을 딛는 감촉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손끝에 닿는 물의 차가움으로, 코끝을 스치는 공기의 흐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P.38 중에서 - P38

거울처럼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 온전히 비추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그런 방식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렇게 관찰이 점점 섬세해지고 안정되면, 관찰의 시야가 넓어집니다. 집중하고 있는 대상뿐 아니라 ‘대상‘ 을 바라보는 ‘나 자신‘까지도 함께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면서, 내가 거울 밖에서 거울을 보고 있 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가 되는 거죠.

P.57 중에서 - P57

외부의 환경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내가 원하는 심상을 그릴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호흡과 만나면 몸과 마음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차갑게 얼어붙었던 마음이 풀리고 굳어 있던 몸이 이완됩니다. 바로 이 순간이, 명상이 내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따뜻하고 지혜로운 무기가 되는 순간 입니다.

P.81 중에서 - P81

타인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감싸안는 삶을 살다 보면, 비판적 사고보다 포용과 용서를 위한 공감의 정서가 강해집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감만 하다 보면 오히려 정서적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지나친 포용은 자기 보호 본능을 무디게 만들고 자연스러운 분노나 감정의 표출을 억제해서 마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죠.

P.125 중에서
- P125

어둠이 걷히면 빛이 오고, 결핍이 사라지면 풍요가 온다고 믿는데 익숙한 우리는 고통이 물러나면 곧 행복이 찾아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통이 물러난 자리에는 그보다 더한 공허와 무기력이 자리잡을 때가 많으니까요. 문제가 사라진 마음은 잠시 잠깐 편안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기쁨으로 가득차지는 않습니다.

P.147 중에서 - P147

감정은 영원히 타오르지 않습니다. 충분히 불타오른 분노는 점차 힘을 잃기 시작합니다. 거칠던 호흡이 차분해지고, 굳었던 어깨가 풀어집니다. 떨리던 손끝이 진정되면서, 우리는 조금씩 현실로 돌아옵니다. 방금 전의 말과 행동이 떠오르고, 죄책감과 미안함이 마음을 스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안개 처럼 스며들었던 감정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립니다. 조금 전까지 나를 지배하던 분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은 다시 고요한 일상의 감각을 되찾습니다.

P.186 중에서 - P186

커피나 차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컵을 드는 손의 악력, 컵을 잡은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 첫 모금이 입안에 퍼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리고 있다면 차를 마시는 시간도 명상이 됩니다. 설거지를 할 때도, 샤워할 때도, 심지어 하품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P.194 중에서 - P194

인간은 고통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안전한 거리에서 관찰하고 싶어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일종의 생존을 위한 훈련과 같습니다. 고통받는 사건을 관찰하면서 만약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무의식적인 대비를 하는 거죠.

P.200 중에서 - P200

감정을 바라보세요. 슬픔이 있으면 슬픔을 바라보고, 기쁨이 있으면 기쁨을 바라보세요. 감당하기 힘든 감정이 올라오면 잠시 고개를 돌려 호흡을 바라봅니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안정될 때까지요. 그리고 다시 힘들지 않은 감정이 올라오면 바라보세요. 도망가도 괜찮습니다. 눈을 마주치지 못해도 괜찮아요. 바라보고 싶은 것을 바라보는 것만큼, 바라보기 싫은 것을 바라 보지 않는 것도 알아차림입니다.

P.206 중에서
- P206

나에 대한 집착이 사라질 때, 우리는 육체와 마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육체는 여전히 늙고 아프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아 소멸합니다. 마음은 그런 소멸을 두려워하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나의 불행과 나의 두려움‘으로 여기지 않게 되는 순간, 삶은 전혀 다른 궤적을 만듭니다.

P.219 중에서 - P219

세상의 중심이라는 아집을 내려놓고 만나는 ‘나 자신‘은 고요합니다. 분노와 원망을 내려놓고 보는 세상은 평온합니다.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지 않고, 분석하지 않는 관계는 여유롭고 진실됩니다. 일상이 명상이 될 때, 우리 앞에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이 펼쳐집니다.

P.220 중에서 - P220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합니다. 작은 속삭임 하나가 하루를 바꾸고, 하루가 모여 삶을 바꿉니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삶을 향한 기도가 되고 내면을 발을 하는 명상이 됩니다. 어떤 특별한 믿음도, 수련 경험도 필요없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단어나 문장을 선택하고,호흡과 함께 반복하면 됩니다.

P.237 중에서 - P237

‘감사합니다‘는 더는 특정한 대상을 향한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존재가 존재 자체를 환대하는 말, 삶이 자신을 긍정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결국 감사는 수행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었습니다. 그것을 알게 해준 것이 명상이 제게 건네준 즐거운 선물이었습니다.

P.250 중에서 - P250

영상에서는 ‘용서‘가 수행의 미덕으로 여겨집니다. 용서하는 방법도 남다릅니다. 상대가 나에게 욕을 퍼붓고 괴롭히더라도, 내가 그것을 받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식입니다. 혹은 원망과 분노 또한 모두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니 집착하지 말고 흘러가게 두라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용서가 명상가의 바람직한 태도로 여겨집니다.

P.256 중에서 - P256

대부분 애정과 사랑은 하나의 특별한 대상에만 집중됩니다.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 내가 좋아하는 장미처럼요.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말고 조금씩 사랑의 범위를 확장해보세요.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고양이나 소, 말 같은 더 많은 동물에 관한 관심과 애정으로요. 장미꽃에 대한 사랑을 꽃들이 어우러진 들판이나 숲, 나아가 식물 생태계 전체에 대한 애정으로 확장해가는 거죠. 이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 대상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을 느끼게 되니까요. 다만 억지로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한다는 강박에만 빠지지 않으면 됩니다.

P.258 중에서

- P258

걷기 명상은 특별한 장소나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출퇴근 길이나, 외출할 때, 멀리 떠나는 여행 중에 어디서든 가능 합니다. 중요한 건 걷는 순간에 일어나는 감각의 변화에 눈을 뜨고, 걷고 있는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P.291 중에서 - P291

우리는 걷기의 경이로움을 자주 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발끝을 따라 마음이 깨어날 때, 걷기는 명상의 길이 됩니다. 멀리서 보면 건강의 길, 사유의 길, 구원의 길은 서로 다른 길이 아닙니 다. 세상의 모든 강물이 결국 하나의 바다로 모이듯, 이 모든 길이 결국 온전한 깨어 있음의 길로 이어져 있음을 걷기 명상은 알게 해줍니다.

P.291 중에서 - P2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 죽은 자의 머리카락을 뽑는다는 게 나쁜 짓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여기 널린 시체들은 모두 그만 한 일은 당해도 싼 인간들이야. 내가 방금 머리카락을 뽑은 저 여자는, 뱀을 네 치씩 토막 내 말린 걸 말린 생선이라 속이고 무사들 한테 팔러 다녔어. 역병에 걸려 죽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걸 팔고 다녔겠지. 그런데 하필 그 여자가 파는 생선 맛이 좋다 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무사들이 찬거리로 꼭 사 갔다더군. 나는 그 짓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네. 굶어 죽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었을 거야. 그러니 그 어쩔 수 없는 걸 잘 아는여자니 내 짓도 눈감아주겠지.

P.16 중에서 - P16

죽은 듯 쓰러져 있던 노파가, 시체 속에서 알몸을 일으킨 건 그로부터 오래 지나지 않아서였다. 노파는 중얼거리는 듯한,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을 더듬어 계단 입구까지 기어갔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짧은 백발을 거꾸로 늘어뜨린 채, 문 아래를 굽어보았다. 밖에는 그저 짙고 어두운 밤이 가라앉아 있을 뿐이었다.

P.17 중에서 - P17

석가모니께서는 극학의 연못가에 서서 이 모든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간다타가 피의 연못 밑바닥으로 돌처럼 가라앉아 버리자, 슬픈 얼굴로 다 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셨습니다. 오직 자신만 지옥에서 벗어나려 했던 간다타의 무정한 마음이, 그 마음에 걸맞은 벌을 받아 끝내 원래의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 것이, 석가모니의 눈에는 한없이 한심해 보이셨겠지요.

P.25 중에서 - P25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된 두 가지 감정이 있다. 누구나 남의 불행에는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 불행에서 벗어나면, 이번에는 묘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우리는 그 사람을 다시 한번 같은 불행 속에 빠뜨려보고 싶은 마음마저 품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내심 그 사람에게 은근한 적의를 품게 된다.

P.54 중에서 - P54

다소의 과장을 허락한다면, 내가 게사에 품었던 사랑이라는 것도 실은 그 욕망을 아름 답게 치장한 감상적인 마음에 지나지 않았다. 그 증거로 게사와의 관계가 끊긴 후 삼 년 동안, 물론 나는 그녀를 잊지 않았음이 틀림없지만, 만일 그 전에 내가 이미 그녀의 몸을 알았더라면, 과연 그 뒤에도 여전히 있지 못하고 그리워했을까. 부끄럽지만, 나는 그렇다고 답할 용기가 없다.

P.68 중에서 - P68

사랑하지도 않는 그 사람에게.... 나를 미워하고, 경멸하고, 욕정에 사로잡힌 그 사람에게.... 나는 내 추함을 보게 된 외로움을 견디지 못했던 걸까. 그의 품에 안겨 그 열에 들뜬 한순간, 모든 걸 속이려 했을까. 아니면 나도 그처럼 더러운 욕정에 휘둘렸던 걸까. 그 생각만으로도 부끄럽다. 부끄럽다. 부끄럽다. 그 사람의 품을 벗어나 다시 혼자가 되었을 때, 나는 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실감했다.

P.76 중에서 - P76

스스로 죽을 용기조차 없던 나는, 세상의 눈 에 조금이라도 착하게 보이길 바랐다. 그런 마음은 아직 용서받을 여지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비열했다. 더 추했다. 남편의 대신이 되겠다는 명목 아래, 나는 저 사람의 증오에, 저 사람의 멸시에, 그리고 저 사람이 나를 가지고 논 그 사악한 정욕에 복수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그 증거로, 저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달빛 같은 묘한 생생함도 사라지고 단지 슬픔만이 내 가슴을 얼어붙게 했다. 나는 남편을 위해 죽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죽으려 한다. 상처 입은 억울함과 더럽혀진 몸의 원한, 그 두가지 때문에 죽으려 한다. 나는 살아 있는 가치뿐 아니라, 죽음 가치조차 없었다.

P.78 중에서 - P78

나는 간신히 삼나무 밑동에서 지친 몸을 일으켰다. 내 앞에는 아내가 떨어뜨린 단도 하나가 번뜩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집어 들고, 한 번에 내 가슴팍에 찔러넣었다. 무언가 비릿한 덩어리가 욱하고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고통은 전혀 없었다. 다만 가슴이 서늘해지자, 사위는 더욱 고요해졌다.

P.149 중에서 - P149

주방은 의외로 밝았다. 하지만 한쪽에 늘어선 부뚜막마다 불길이 일렁이고 있었다. 나는 그곳을 지나면서, 흰 모자를 쓴 요리사들이 냉랭하게 나를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동 시에 내가 추락한 지옥을 절감했다.

P.198 중에서 - P198

그건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경험이었다...이제 나는 더 이상 한 줄도 쓸 힘이 없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누군가 내가 잠들어 있을 때, 조용히 목을 졸라 끝내줄 순 없을까?

P.234 중에서 - P234

무엇 때문에 이 아이도 태어났을까? 이렇게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 또 왜 나 같은 인간을 아버지로 두게 된 운명을 짊어지게 됐을까?

P.252 중에서 - P2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 이모션
이서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지원 >
📚감정 제거, 과연 선택인가, 운명인가?
📚감정 없는 도시에서 피어난 의심!
📚이서현 저자 <노 이모션>!

감정이 없는 자, 감정을 마주하다! <노 이모션>은 감정 제거가 가능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감정이라는 인간 본질을 담은 SF 미스터리 작품이다. 감정 없는 삶의 안정성과 그 이면의 불안함을 그린 이 작품은 감정 제거술 유무로 삶이 바뀌는 곳! 완벽하게 설계된 도시에 가려진 정교한 거짓을 그린 노 이모션랜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노 이모션랜드는 감정 제거자와 감정 보유자가 공존하는 감정 제거술이 도입된 세계에 감정 제거자만 입사 가능한 기업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하리 ‘는 노 이모션 랜드에서 일하고있다. 하리는 감정 제거자인 엄마와 감정 보유자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감정이 생겨나지 않은 최초의 인물이다. 감정 제거술을 받은 사람만 입사할 수 있는 기업 ‘노이모션랜드‘은 많은 사람의 꿈인 곳이자, 회사 내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만 거주 가능한 사택 단지가 있는 1구역에 들어가는 게 바로 하리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 주요 배경인 ‘ 노 이모션랜드‘ 에는 구역을 3군데로 나뉘어진다. 1구역에는 감정 제거자와 무소유자만 살 수 있는 구역이고, 2구역은 감정 제거자와 보유자가 가정을 이뤄 감정 친화자로 불리는 이들이 사는 구역이다. 마지막 3구역은 감정 보유자가 사는 구역이다. 1구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감정 제거술을 받아야 하고, 감정 제거자끼리 가정을 이루며 태어날 때부터 감정이 없는 채로 태어나는 감정 무소유자를 낳고 싶어한다. 하리는 모두가 원하는 감정 무소유자로 30살까지 살아왔다. 그래서 산망의 대상이자 동시에 질투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구역을 시대별로 감정들을 나뉘어지기도 하다. 3구역은 1990~2000년대를 현관문을 활짝 열고 이웃과 왕래하며 지냈던 때를, 2구역은 이웃과 최소한의 왕래만 했던 2010년대를, 1구역은 조경이 잘 된 신도시를 통해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떠오르게 한다.

감정을 제거할 수 있는 사회에서 감정 없는 삶이 진정한 행복인지, 인간다움을 잃는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감정 제거자와 감정 보유자가 공존하는 세계를 사회적 긴장과 차별을 반영했다. 감정의 가치와 인간성의 본질을 묻는 이 작품은 감정 없는 세계에서 오히려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그려낸 작품으로, 깊은 사유와 여운을 느끼게 한다. 감정 제거술이라는 독창적인 설정을 그린 이 작품은 감정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이 되면서 감정 제거자와 감정 보유자가 함께 공존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안정과 평온 뒤에는 균열과 불신이 있다. 세계 최초로 감정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데, 이는 감정제거자와 감정 보유자가 함께 살아가지만, 사회적 차별과 긴장이 존재하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된다. 감정 제거자는 분노, 슬픔, 사랑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대신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감정 제거가 과연 인간에게 진정한 평온을 주는지, 인간성을 훼손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이 작품은 감정을 제거하는 사회가 안정적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내부적으로 권력, 통제, 불신의 문제를 안고 있다. 감정 제거 세계관을 단순한 SF적 요소로 그려낸 게 아니라, 과연 감정 없는 삶이 나은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하는 작품으로, 시스템의 허구성과 인간 본질에 대해 성찰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한마디로 이 작품의 세계관은 감정 제거라는 기술을 통해 안정과 효율을 추구하는 사회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인간성의 의미와 시스템의 균열을 그려내고,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서를 따라가는 추리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하리의 등장하는 생일날에 갑작스럽게 받은 꽃다발, 익명의 고백편지, 그리고 총성! 이 소재들은 단순한 사건의 소재가 아니라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이 끌어당기는 소재로 작용하낟. 꽃다발은 정말로 축하하는 의미로 준건지, 위협의 신호인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상징적인 장치들로 인해 추리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각각의 사건들을 독립적으로 그려낸 게 아니라, 점차 서로 하나로 얽히면서 하나의 큰 그림을 형성하는데, 이는 주인공 하리와 함께 단서를 맞추면서 ‘노이모션랜드‘ 의 숨겨진 진실을 맞추는데에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사건이 이어질수록 단서를 해석하는데 재미가 있는 작품으로, 긴장감과 몰입감이 있는 작품이다. 감정을 제거할 수 있는 사회라는 설정이 신선하면서도 철학적으로 느끼게 하는 이 작품은 과연 정말로 감정 없는 삶이 오게 된다면, 과연 감정 없는 삶이 과연 더 나은지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한다. 꽃다발, 익명의 편지, 총성과 같은 단서들이 이어지면서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이 흥미롭고, 주인공 하리와 함께 퍼즐을 맞추듯 이야기를 따라가게 한다.

감정 제거자와 감정 보유자 사이에서 태어난 하리의 존재는 세계관의 균열을 그려냈고, 감정과 인간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감정 제거자만 입사할 수 있는 기업 노이모션랜드를 완벽해 보이는 시스템의 허구성으로 그려냈고, 권력과 통제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마지막장을 덮은 후에도 감정이 없는 삶이 정말로 평온한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하는 작품으로, 추리의 재미 뿐만 아니라 철학적 성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긴장감 있는 사건전개, 독창적인 세계관! 감정을 없앤다면, 과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아니면 완벽한 시스템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감정 없는 삶이 과연 평온과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아니면 인간 본질을 훼손하는 허상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해피북스투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노이모션 #이서현 #신작소설 #SF소설 #미스터리 #도서지원 #해피북스투유 #감정제거술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정을 제거하고도 인간을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라는 수 많은 논쟁과 반대에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감정이 아닌 이성이라는 결론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던 건 과학적 이론도 인문학적 추론도 아닌 감정 제거술을 받은 이들의 성공이었다.

P. 18 중에서 - P18

매일 보았던 사람이 사라진다는 건 슬픈 일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낼 수 없으니,외면하는 수밖에 없었다. 우습게도 그렇게 외면하고 나면 진짜 감정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P.35 중에서 - P35

어떤 표정도 없고, 오직 사무적인 말만 내뱉는 사람. 기계나 다를 바 없다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하리는 친절하고 배려가 넘쳤다. 감정 보유자와 함께 살기 때문일까. 타고났기 때문일까. 감정을 제거한 것이 인간성을 상실한 것처럼 구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간적인 사람으로 비쳤다.

P.41 중에서 - P41

사랑이 식는다고 사람을 죽이진 않지. 이혼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수술할 수도 있는 거고.

P.49 중에서 - P49

감정이 없다고 해서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 다. 감정 제거자에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 어떤 이는 상대를 위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융통성조차 발휘하지 않았고, 어떤 이는 의견 일치가 나올 때까지 끝없는 토론을 이어가야 했다. 때때로 이성은 감정보다 질기다.

P.56 중에서
- P56

50년이 지났는데도, 예전 입버릇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습관이라는 게 참 신기하죠. 감정이 사라진 후에도, 감정이 내포된 단어는 여전히 남아 있죠. 그러고 보면 가장 위대한 건 감정이 아닌 언어일지도 모르겠군요.

P.64 중에서 - P64

감정이 없다는 걸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한 번도 감정을 소유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타인의 삶까지 보호해 주려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세상이 자신을 우러러보고 있는데 단 한 번도 거만해지지 않은 사람. 세상이 제 것처럼 굴지 않는 사람.

P.76 중에서 - P76

감정 제거자와 결혼한 감정 보유자라면 감정을 억누르는 방법 하나쯤은 갖기 마련이다. 통하지 않은 감정은 끝내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법이었고,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지 않으려면 혼자라도 해결해야 했다.

P.80 중에서 - P80

사랑은 설렘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야. 이 사람과 어떤 삶을 살아갈지 의지를 다니는 것도 사랑이지. 그런 것도 사랑이라 생각하면 다른 건 다 괜찮다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좋아할 리도 없으니 얼마나 편하냐고.

P.92 중에서 - P92

감정이 생기면 어떻게 될지 궁금한 적도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세상이 오색찬란하게 보이는 순간이 있을까. 기쁨으로 가득 차서 발바닥부터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까. 하지만 궁금증은 궁금증일 뿐이었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게 많아질 테니까. 온몸을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우울감도 느껴야 할 테고,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불안감과 싸워야 할 것이다.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을 무겁게 할 수밖에 없는 상태를 하리는 겪고 싶지 않았다.

P.107 중에서 - P107

모두가 감정 제거술을 하려고 하겠죠. 자신의 아이에겐 감정 무소유자 타이틀을 주고 싶을 테니까요. 그렇게 다들 위험을 감수하려고 할 겁니다. 자신에게 감정이 있건 없건 다르지 않을 겁니다.

P.145 중에서 - P145

후회라기보다는 알게 된 거죠. 세상에 완벽한 건 없어요. 허상을 좇고 있는 거죠.

P.145 중에서 - P145

테스트의 말미에 들었던 주의 사항이 떠올랐다. 감정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건 행복도 슬픔도 아닌 혼란이라고 했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할 거라고.

P.181 중에서 - P181

감정을 판단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된다. 시시한 사실이었다. 그 시시함을 감수하려는 이가 많지 않을 뿐.

P.197 중에서 - P197

모든 게 분명해지는 순간이었다. 세계를 무너뜨리는 건 간단하다. 상징을 끝내버리는 것.

P.201 중에서 - P201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길 바란다면 믿는 건가. 적어도 한 명쯤은 나를 속이는 게 아니길 바랄 뿐이야.

P.220 중에서 - P220

노이모션랜드는 성역이 아닙니다. 환상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세상엔 완벽한 곳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감정이 없는 세계는 위험한 도박의 세계입니다. 이성을 제어하는 것은 감정입니다.

P.249 중에서 - P249

최악의 일이 벌어지기 전까진 민낯을 볼 수 없다. 감정이 없는 세계에서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감정이 없어도 분열은 일어난다. 그 분열이 끔찍함으로 이어지지 않을 뿐이다. 지금으로선 그마저도 의심스러웠다.

P.252 중에서 - P252

감정 제거술을 한 사람들이 처음으로 얻게 되는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의심입니다. 자신이 감정이 없다는 사실을 확신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감정을 돌아보게 되죠. 나는 저들과 다르다. 나는 저들과 같다. 그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데스트 결과를 받아들이죠.

P.258 중에서 - P258

무너진 세계 속에서도 답은 있으니까요. 50년 전, 사람들이 감정을 버렸던 것처럼 살아남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겠죠.

P.270 중에서 - P270

감정이 깨어났다고 확신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의문이 들었다. 본능과 감정에 차이가 있긴 한 걸까. 세상 모두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P.274 중에서 - P274

내가 어렸을 땐 고양이는 요물이라고 했어요. 사람 마음을 갈아먹는다고. 나는 그 말이 참 싫었는데 , 이 녀석을 키우면서 알았죠. 고양이한테 마음을 뺏기는 게 무서웠던 거구나. 애정을 요구하지도 감사하지도 않는 도도한 녀석들에게 화가 났던거구나. 재밌지 않나요? 사랑을 요구하지 않는 존재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졌다는 게. 그게 설령 그토록 싫었던 감정을 껴안던 일이라도 말이죠.

P.280 중에서 - P280

사랑한다는 말을 하진 않았다. 설사 두 사람 사이에 사람에 생겼다 하더라도, 처음 계약과 달랐으니까. 복수를 다짐한 마음이 무너지고 사랑을 확인하며 행복하게 사는 건 드라마 속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현실은 이렇게 끝내 비극을 향할 수밖에 없다.

P.300 중에서 - P300

감정 보유자들은 화가 나서 사람을 패죠. 감정 제거자는 잔인하게 사람을 패요. 감정이 폭력성을 유발할 순 있어도, 폭력이 감정과 함께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P.327 중에서 - P327

감정이 없는 애들끼리 싸우거나, 감정이 있는 애들끼리 싸우면 모두가 싸움이 원인에 관심을 가져요. 감정이 있는 애와 없는 애가 싸우면 얘기가 달라지죠. 누가 잘못한 건지는 상관하지 않은 채 감정이 문제가 여기죠.

P.329 중에서 - P329

인생은 탄탄대로일 수가 없거든. 매끈하게 뻗어있기만 한 인생이라면 무언가 잘못되어도 대단히 잘못된 거야. 본인만 모를 뿐이지.

P.335 중에서 - P335

그럴 리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뭔지 알아? 감정을 없애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감정만 없애는 게 아니야. 다른 것도 함께 포기하는 거지. 성공을 위해서. 모든 일에는 대가가 필요한 법이고, 그 대가는 내 감정으로 치를 수 있는 게 아니야.

P.339 중에서 - P339

진실을 구별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눈빛이에요. 어떤 거짓도 눈빛까지 속이진 못해요. 거짓은 흔들리기 마련이에요.

P.346 중에서 - P346

모든 건 허상이에요. 허상 속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건 허망함뿐이에요.

P.352 중에서 - P352

세상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그 세상에 금이 가버렸다는 것. 그것만으로 그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됐을까. 삶을 피곤하게 만든 이들이었지만.

P.375 중에서 - P3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