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다스려야 밝은 부분이 더 밝아지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어두운 부분을 잘 만져야 사는 일의 명도가 더 올라갈지 모를 일이다. - P15

예술은 우리를 순간 다른 세상으로 끌고 다닌다. 저 멀리 노을 깊은 해변으로 이끌었다가, 멱살 잡혀 속죄의 땅에 던져진 날, 끝 모를 바닥에 철렁 떨어진 심장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 음악도, 그림도, 시도 이런 비슷한 길 어디쯤 헤매며 노는 일이다. 내 마음대로. - P30

그림을 그리는 일은 사람의 본능이다. 그림을 그림으로 서로 소통하고 이 소통은 아주 긴 시간을 넘어 이어졌다. 언어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사람 사이를 이어주던 일, 그러니까 선사시대의 소통에 관해 우리는 동굴 벽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P54

사람의 역사에서 그림과 나이를 견줄만한 것이 있다면 술이다. 술은 그 중독성부터,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폐해를 끼치고 있지만... - P56

요즘 아파트들은 왜 그리도 높은지, 간혹 남의 아파트에 갔다가 다리가 후들거려 창 쪽으로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아파트 머리 위에 뭔지 모를 구조물을 쓰고 있다. 헬리콥터 선착장인지, 달맞이 부스인지 알 수 없지만 인근 대도시에서 본 아파트 꼭대기는 이렇게 불빛까지 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달이 떴다. - P66

세상에는 많은 일이 일어나며 그중 입을 다물 수 없는 일이 많았다. - P112

위로는 남은 사람을 위한 것이고 분노와 책임 또한 남은 자들의 몫이다. 어디선가 메아리치고 있을지 모를 떠난 이들의 공포와 절규 또한 남은 자들의 귀에 담아두어야 한다. 말을 찾을 수 없다.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 P112

우주를 떠 돌던 먼지에서 시작한 생명의 장면은 또 다른 생명의 장면을 품으며 상상 할 수 없는 시간 동안 이어져 왔다. 그리고 미래의 기억을 과거의 기억으로 만들며 아주 오래 이어질 것이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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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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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꿈과 현실 사이에서!
📚삶의 이유를 묻는다!
📚박보미 작가 ‘그루잠‘

가장 깊고 다정한 세계! <그루잠>은 유튜브 ‘덕자전성시대‘ 의 유튜버인 덕자의 첫 장편소설로, 현실에서 마주했던 상처들을 묵묵히 들여다보며,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집필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얻은 단단한 내면의 기록들이 문장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화려한 기교보다 진솔한 감정을, 거창한 메시지보다 사람의 마음을 향한 시선을 담아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윤설은 삶은 언제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하기만 한다. 모진 세상을 홀로 견디는 동안 선과 악,, 기억과 진실, 꿈과 현실의 경계는 조금씩 흐려지게 되고, 마치 꿈을 꾸듯이 교차하여 시공간의 조각들은 마지막에서야 하나의 퍼즐로 맞춰지게 된다. 이 작품은 익숙한 현실과 낯선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내가 믿고 있던 세상이 과연 진짜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들게 하는 작품이다. 현실과 환상,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무는 이 작품은 일상 속 잔잔한 위로를 전하는 작품으로, 소설이지만 에세이적 감성도 함께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의 몽환적인 서사와 따뜻한 문장이 오가는 이 작품은 삶의 의미와 인간의 선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고 선과 악, 믿음과 배신을 집요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미스터리이면서도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이 왜 이렇게 흘러왔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곤 한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선의를 베풀었지만, 그 선의는 너무나 쉽게 훼손되기도 한다. 과연 끝내 보상 받지 못한 삶이라해도, 선함은 삶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이 작품의 주인공이 윤설도 그렇다. 누군가는 완전히 미워하지 못하고, 쉽게 상처 받으면서도 복수가 아니라 결국 침묵하게 되고, 모든 상흔을 홀로 떠안은 채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윤설의 모습을 나약함으로 그려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모진 세상에서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윤설의 모습을 그려냈다. 주인공 윤설은 모진 세상 속에서 홀로서기를 하며, 현실과 닮았지만 뒤틀린 세계를 경험하고, 내가 믿고 있던 세상이 과연 진짜였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한다.

이 작품의 제목인 그루잠은 잠에서 깬 뒤 다시 드는 짧은 잠을 말한다. 바쁜 일상 속 잠깐의 휴식처럼 편안한 시간을 느끼게 하는 이 작품은 쉬운 문장으로 인해 하루 만에 완독할 정도로 가독성이 있다. 자기 전 몇 페이지씩 읽어도 좋은 이 작품은 일상 속 감정과 경험을 담담하게 그려내어 잔잔한 위로를 느끼게 한다.몽환적이고 철학적인 요소로 인해 따뜻한 에세이적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바쁜 일상 속 작은 쉼표 같은 느낌을 준다. 꿈속에서 깨어난 듯한 세계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는 현실과 환상이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을 주고, 상처받은 과거를 직면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는 윤설의 성장을 그려냈다.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는 윤설의 모습을 통해 그것이 단순한 상처인지 아니면 삶을 지탱하는 힘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뚜렷한 답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삶의 의미와 우리가 왜 사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남긴다. 작품의 제목처럼 잠깐의 멈춤과 마음의 정리를 선물하는 이 작품을 통해 삶의 의미와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하고, 따뜻한 문장으로 인해 위로와 치유를 받게 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다.

과거의 상처와 기억을 직면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을 통해 성장과 치유의 가능성을 깨닫게 되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준다. 철학적 깊이와 따뜻한 위로가 공존하는 작품! 성찰과 치유를 동시에 선사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현실과 꿈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오픈도어북스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그루잠 #박보미 #도서협찬 #책추천 #오픈도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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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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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그동안 나에게 단 한 번도 축하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내 생일마저도.
아니, 내가 태어난 날은 결코 축하할 만한 날이 아니었다.그날이면 아빠는 늘 더 슬퍼 보였으니까. 만약,내가 아니라 엄마가 남았더라면 그날마다 아빠는 덜 슬펐을까... - P38

마지막이었다. 아빠와 마주 앉아 술을 먹은 건. 시계 소리조차 조심스러웠던 거실에서 우리는 각자의 슬픔을 축하하고 있었다. - P39

나는 예쁨받지 않아도, 배려받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할 수 있었다.관심이라는 말로 불리는 것들이 나에게는 너무 가까웠다. 그 관심이 어디까지 오는 건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 P49

비어 있는 건 언제나 나였다. 나는 늘 무언가를 채우려 하고 있었다.비어 있던 엄마의 빈자리도, 아빠의 사랑도,친구도, 나는 언제나 원하고 있었다. - P117

첫 단추가 비록 비뚤게 끼워지기는 했지만, 그걸 남들과 같은 타이밍에 다시 끼울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내 옷은, 내가 입는 거니까. - P132

이유가 없었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가 없었다. 그 사실이 어느 때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끔찍하게 무거웠다. - P150

나만 끊임없이 구렁텅이 속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 같았다. 최선을 다해 버둥거려 봤지만, 내가 있는 곳은 완벽한 진흙이었다. - P183

살아 있어야 할 이유는 반드시 이 세상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 이유는 꼭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으니까. 어딘가에는 남아 있었을 테니까. 누군가는 모두 기억하고 있었을 테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P205

가끔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 평온함도 언젠가는 산산조각이 날 것 같다고. 그 두려움 때문에 더 이상 행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
했다. - P225

어느덧,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수록 그 사람이 사라지는 상상을 먼저 하게 되었고, 따뜻한 말을 들을수록 혼자 남겨질 순간부터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마음보다 먼저 거리를 두게 되었다. - P226

나는 늘 혼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버거운 짐 덩어리 같아서 다를 나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더 빨리 움직였다. 그런데 돌아보니, 아무도 나를 두고 간 적은 없었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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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회의의 경계에서!
📚악마와 인간의 대화!
📚윌리엄 피터 블래티 작가 ‘엑소시스트 ‘

⚰️신앙에 대한 의문과 초자연적 서스펜스! <엑소시스트>는 엑소시즘이라는 개념을 처음 대중적으로 알린 작품으로, 1973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엑소시스트‘ 의 원작소설이다. 이후 여러 편의 속편과 TV 시리즈로 제작이 되기도 했으며, 리부트 3부작으로 2023년에 개봉된바 있다. 문학동네에서는 출간 40주년을 맞아 작가가 직접 가필 수정한 판본(2011)을 저본으로 삼아 출간했다. 침대에서 공중부양하는 소녀의 몸, 180도 비틀려 뒤를 돌아보는 머리, 자해와 자위의 도구로 이용되는 십자가, 뒤집어진 자세로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 등 수십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영화의 모습이다. 볼때마다 충격적인 장면이다. 그 충격적인 장면을 소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1949년 미국 메릴랜드 주에 살던 14살 소년이 악마에 빙의되어 2달간 구마 의식을 받고 해방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저자가 신문 기사를 통해 첫 장편소설의 영감을 받아 ‘엑소시스트‘ 라는 소설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공포소설이지만, 단순하게 공포소설보다 악의 본성에 대한 종교적 견해와 해석, 철학적 고찰을 더한 작품이다. 악령의 존재를 단순한 공포의 대상을 그려낸게 아니라, 희생과 순교에 대한 종교적인 메시지로 그려낸 이 작품은 귀신 들린 소녀의 기행과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어, 마치 내 눈 앞에서 보는 듯한 경험을 준다.

⚰️인간의 믿음과 회의, 선과 악의 본질을 다루는 이 작품은 철학적 깊이를 지닌 작품으로, 영화보다 더 치밀하고 사유적으로 그려내어 신앙과 인간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한다. 신앙의 본질과 인간의 내적 갈등을 그린 이 작품은 리건의 기괴한 행동과 가족의 절망을 극도의 불안감으로 그려냈고, 초자연적 현상과 인간의 무력함도 함께 그려냈다. 작가가 코미디 출신답게 대사와 인물 묘사에 생생하게 그려냈고, 신학적 배경과 철학적 배경을 동시에 담아내어 문학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 작품에 악마에 맞서는 두 사제가 등장한다. 메린과 캐러스이다. 두 사제는 각각의 방식으로 신앙과 신념을 지키고 있는 인물이다. 캐러스는 정신과의사로, 동료 사제들의 상담사 역할을 해왔다. 아픈 어머니를 방치한 채 홀로 죽음을 맞이 한게 지울 수 없는 죄책감을 지녔다. 과거 이미 엑소시즘 의식에서 악마와 맞섰던 경험이 있는 메린은 좀더 본질적인 측면으로 그려냈다. 구마 의식을 선함, 인간다움을 되찾으려는 과정을 바라보는 인물로 그려진다.

⚰️단순히 무섭다기 보다는, 인간 존재와 신앙의 의미를 다루고 있어서 신학적, 철학적 질문을 더 깊게 다루는 작품으로, 영화하고는 차이를 두고 있다. 인간의 내면 갈등과 신앙의 위기, 선과 악의 본질을 다루는 이 작품은 믿음과 회의라는 긴장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 캐러스 신부는 심리학적 지식과 신학적 믿음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신앙을 회복하는 것은 인간이 초월적 존재 앞에서 어떻게 믿음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악마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보다, 인간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존재로, 선과 악이 외부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 내면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는 것이 바로 선과 악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캐러스 신부는 어머니의 죽음에 때문에 신앙을 잃었지만, 리건을 구하기 위해 희생을 선택하여, 기독교적 구원의 의미와 희생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리건의 상태를 정신질환으로 처음 설명하려 했지만, 결국 종교가 개입하여 과학과 종교가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신앙의 본질을 되묻는 이 작품은 단순한 오컬트 공포소설이 아니라, 철학적 고전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은 인간이 초월적 존재 앞에서 믿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주었고, 악마의 빙의는 단순한 초자연적 사건보다 인간 내면의 취약성과 악의 가능성을 보여주어, 선과 악의 본질을 잘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캐러스 신부의 희생을 인간이 어떻게하면 구원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그려냈고, 신앙과 회의, 선과 악의 본질, 인간의 구원이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깊은 철학적인 사유를 요구하기도 한다. 리건의 빙의 과정을 단순한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무력함과 불안 심리를 극대화하여 강렬한 심리적 공포로 그려낸 작품으로, 신학적, 철학적 요소를 단단히 구축한 작품이다. 단순히 무서운 책보다, 인간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 악마 빙의와 엑소시즘, 구마사제, 나아가 희생을 끝맺는 선과 악의 대결 구도까지! 흥미와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만한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원작소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엑소시스트 #윌리엄피터블래티 #공포소설 #영화원작소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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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악이 실재하고, 그중 대부분은 회의, 즉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겪는 솔직한 혼란에서 비롯된다. 공평한 하느님이 그 혼란을 끝내려 하지 않는다? 끝끝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말 한마디 않고?

- P82

자정 무렵, 집안의 모든 것이 잠들었다. 소란은 없었다. 그날 밤은. - P98

주술은 조금 달라. 나도 그건 멀리하고 있어. 잠깐 손대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위저보드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그중 하나고. - P120

아이들은 흔히 스스로가 거부당했다고 느끼고, 때로 한쪽 부모가 떠난 걸 전적으로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따님의 경우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 P194

죄의식 형성은 가족 내 스트레스, 부모 중 한쪽을 상실할 거리는 두려움과 매우 빈번하게 관계가 있습니다. 죄의식은 분노와 깊은 좌절을 낳고, 게다가 이런 유형의 히스테리에서는 의식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부동성‘라고 부르는 종류의 죄의식일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구체적인 대상이 결여되어 있어 그렇게 부르죠. - P194

죽은 자의 영혼일 경우엔 다루기가 좀더 수월합니다. 대개는 분노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잉활동이나 운동성흥분도요. 하지만 몽유 병적 빙의의 경우엔 새로운 인격이 언제나 원래 인격에게 악의적이고 적대적입니다. 다치게 하고, 때로는 죽이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 P249

소용돌이 치는 이미지들, 방안의 소리들에 둘러싸여. 눈앞이 빙글빙글 돌며 흐릿하니 초점이 맞지 않았고 귓속에서는 무질서한 왜곡된 소리들이 쩌렁쩌렁 울렸다. - P283

하지만 내가 보기에 마귀의 목표는 빙의자가 아니라네. 그건 바로 우리야.... 관찰자들...... 이 집에 있는 모든 사람. 그리고 목표라면 우리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거겠지. 우리 자신의 인간성을 부정하도록. 궁극적으로 스스로를 짐승으로 인식하게 하려는 거야. 사악하고 부패하고 추악하고 무가치하며 존엄이라고는 없는 존재로 말이지. 그래, 어쩌면 그게 핵심일 걸세. 무가치한 존재. 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이성과 무관한 문제라고 믿는다네. 믿음은 본질적으로 사람의 문제야.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실 가능성을 인정하는 문제라고. - P460

결국엔 내가 심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면, 하느님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그분이 요구하는 사랑은 내 의지에 관한 것이지, 감정으로 느끼는 그런 게 아니었어. 절대로. 하느님이 요구하는 건, 내가 사랑으로 행하고, 남을 대접하고 , 또 나를 몰아낸 사람들조차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네. 물론 지금은 그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위대한 사랑의 실천임을 알고 있지. - P461

여과기에서 커피가 똑똑 떨어지다가 마지막에 부글부글하는 소리에 신경을 집중했으나 손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동정심이 급격히 차올라 맹목적인 분노로 들끓었다. 질병에 대한 분노, 고통에 대한 분노, 어린아이의 고통과 그 연약하기 짝이 없는 육신, 죽음이라는 이름의 난폭하고 가공할 부패에 대한 분노로. -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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