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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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에게는 누구나 간절히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었을 때와 이루지 못했을 때의 마음은 하늘과 땅 차이 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것을 늘 잊고 산다. 지금 당장 가지고자 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 비록 간절히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느끼는 좌절이 평소에는 간과하며 지낸 정말 소중한 것을 잃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고 후회하곤 한다.

 

이 책은 한 소년이 그렇게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좌절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나중에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이다.

 

열두 살 소년 에디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검은색 바나나 모양 안장이 달린 빨간색 허피 자전거’를 받길 원한다.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고 집이 가난하여 엄마가 열심히 일하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엄마는 손수 떠서 만든 빨간 스웨터를 선물한다. 스웨터를 선물 받은 에디는 그 실망감을 숨기려 하지만 숨길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외가에 가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다. 외가에 가서도 역시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불만으로 에디는 화가 나 있다. 그래서 피곤해서 쉬고 가자는 엄마의 제안을 거절하고 집으로 향한다. 엄마에게 선물에 대해 투정부린 것에 대해 사과하지도 못했는데, 피곤함을 무릅쓰고 운전하던 엄마는 교통사고로 에디 곁을 떠난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에디는 온통 불만투성이 아이가 된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살면서, 그렇게 다정했던 외할아버지와의 사이도 멀어지고 외할머니에게도 나쁜 손자가 된다. 점점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신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된 에디는 자신이 혼자라는 생각을 하며 집을 떠날 결심을 하고, 그렇게 떠나는 과정에서 폭풍을 만나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러셀 할아버지를 통해 폭풍을 이겨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게 된다.

 

에디가 크리스마스를 어떤 마음으로 기다려 왔고, 자전거 선물을 얼마나 받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그 선물을 받지 못했을 때의 기분이 어떤지 정말 잘 표현되어 있다. 열두 살 소년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어야 더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전개가 그렇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면서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 하지만 읽는 사람이 쉬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간간히 등장하는 비유적인 표현이 재미있게 잘 쓰여져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에디가 되어 이 책을 읽어보면 에디와 함께 폭풍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에디가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에디가 깨달은 진정한 소중함을 나 또한 깨닫게 되는 감동이 있는 책이다.

 

에디가 어떻게 자신 스스로, 가족을 향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가진 불만을 풀어나가는지 점점 궁금해진다. 그래서 쉬지 않고 읽어나가게 만든다. 그래서 따라가다 보면 에디는 결국 그 폭풍에서 빠져나오고, 읽는 나 또한 어떤 큰 폭풍을 다 빠져나온 듯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에서 안도의 숨을 내쉬고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정말 따뜻한 스웨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올 겨울, 정말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준 따뜻한 스웨터! 이 책을 통해 차가운 겨울이 따스해진 듯 느껴졌다.

 

내가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내가 혼자라고 느껴지거나, 무언가 얻고자 했는데 그것을 얻지 못해서 불만이라면, 또는 현재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방황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차가워진 마음에 다시 따뜻한 피가 돌면서 내가, 가족이, 세상이 다시 보일 것이다. 추위에 떨다가 갑자기 따뜻한 빨간 스웨터를 입은 듯 포근하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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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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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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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
양순자 지음 / 열음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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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

양순자 지음/ 열음사

 

만약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면 쉽게 구입하지 않았을 책.

표지 디자인이며 제목이며, 그렇게 와 닿는 책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책에 대한 소개를 먼저 보고 신청하여 받은 책이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 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일 것 같은 기대, 그리고 그 기대를 충실하게 만족시켜 준 책이다.

역시 사람도 책도,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이 책은 30년간 서울구치소 교화위원으로 사형수들을 상담했고, 교도소나 군부대에서 강사 활동을 하면서 양순자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인생9단》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 양순자 선생님의 경험담이다. 물론 여기에 실린 글은 그분의 삶에서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몇 가지 이야기만 읽어보아도 그 분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조금은 짐작이 된다. 왠지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 만약 나도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정말 힘든 일이 생겨 쓰려졌을 때 찾아가면 모든 고민을 다 해결해주고 나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줄 것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찾고 행복을 찾았으니, 그야말로 행복전도사가 아닐런지.

 

처음에 몇 장을 읽으면서 이 책은 그저 저자의 성공담이 가득한 그저 그런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의 짧은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안 것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였다. 이 책에는 상담에 성공한 이야기 뿐 아니라 상담에 실패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집보다 밖을 좋아하는 계원이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다. 성공 사례만 가득했다면 정말 진부했을 이야기, 하지만 이것저것 진짜 삶이 담겨있는 듯해서 더 좋고 따뜻하다.

 

정말 힘든 사람이 읽어도, 행복한 사람이 읽어도, 그냥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읽고 세상의 슬픔도 조금은 알고, 그 슬픔을 헤쳐 나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양순자 선생님도 만나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 있는 그런 책이다.

 

상담할 사람이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가고, 폐차를 시킬 때도 그 차를 깨끗이 청소한 후 차와 이별하는 모습도 정말 인상적이다. 그런 짧은 이야기만 들어도 양순자 선생님의 삶의 원칙,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며 30년 해온 상담도 그런 진심을 담아 했을 테고, 이 책 또한 진심을 담아 썼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나를 꼼짝 못하게 하는 3대 불가사의가 있다”고 하면서 첫째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65억의 얼굴이 하나도 같지 않다는 것, 둘째, 그 얼굴 다른 만큼 성격도 다르다는 것, 셋째,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는 것을 꼽았다.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행복의 느낌도 65억 개가 다 다르다. 그러므로 행복의 정답도 65억 개가 있는 셈이다”

우리는 늘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언제나 행복은 우리 안에, 우리 주변에 있고, 많이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늘 잊으며, 멀리서만 찾으려고 한다. 이런 우리에게 행복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말이 아닌가 한다.

 

“버리는 것과 보내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것들을 버리면서 산다. 버리는 것이 설령 쓰레기일망정 거기엔 그 사람의 인격이 함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하면서 폐차 시킬 차를 떠나보내기 위해 내부를 닦고 트렁크를 정리하고 꽃도 한 송이 준비하고 이별의 편지까지 쓰면서 이틀을 보낸 모습에서 양순자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정말 쓰레기는 쓰레기라면서 아무렇게나, 헌 옷 함에 넣는 옷조차 쓰레기처럼 버리며 사는 나에게 큰 가르침을 준 모습이다. 앞으로 나도 쓰레기 하나를 버리더라도 나의 인격을 실어 버리도록 해야겠다. 내가 버리는 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생각으로.

 

양순자 선생님은 지금도 어디선가 사람들과 상담을 하거나 강의를 하고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 사랑을 전하고 계실 것이다. 그런 선생님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의 가슴이 따뜻해지고, 삶의 희망을 찾길 바란다. 왠지 늘 응원해드리고 싶다. 선생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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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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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김영사

 

아들과 아버지가 편지를 주고받았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필요한 것을 부탁하기도 하고 집안일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아버지의 안위를 걱정하기도 하였으리라.

이에 아버지는 아들의 행동에 대해 칭찬도 하고 때론 꾸짖기도 하고 글 쓰는 요령, 책 읽는 요령 등에 스승으로서 아버지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아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늘 주의를 주었다.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의 방식으로 아들을 교육하고 사랑했다.

 

『아버지의 편지』는 학자, 관료, 문인이기 이전에 ‘아버지’였던 조선 선비들이 ‘아들’에게 쓴 편지이다. 이황, 백광훈, 유성룡,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 우리가 잘 알고 있던 그들이, 역사를 통해서만 바로본 모습이 아닌 실제의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담긴 편지들이기에 그 가치가 높다 할 수 있다.

 

고추장을 직접 담그고, 손자를 보고 싶어 하고, 돈이 없어 책을 구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는, 때로는 딸에 대한 안부도 묻는 모습에서 선비들도 아버지고, 인간이구나 생각하게 되었고, 왠지 어렵게만 생각되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미가 느껴졌다.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도 많이 있어 간접적인 역사교육도 되는 책이다.

 

아버지의 편지에서 아들에게 했던 가르침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새겨들어도 참된 교훈으로 다가오기에 조선시대의 선비가 나에게 보낸 편지처럼 찬찬히 음미하여 읽어보면 읽는 재미가 더 크다.

 

이 책에는 하나의 편지에 편지, 해설, 원문까지 다 담겨있다. 편지에 대한 해설은 그 시대적 배경이나 조금은 어려운 내용에 대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원문까지 실려 있어 해석해보며 그 내용을 스스로 찾아가는 재미 또한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아버지와 아들이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나누었을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관심, 사랑을 다 엿볼 수 있게 해주는 편지들, 그 편지들 속에는 아들에 대한 꾸짖음도 있지만 그것 역시 따스한 사랑으로 느껴지니, 독자로 하여금 잔잔한 사랑, 부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비록 아들과 아버지가 거리상으로 멀리 있어 직접 마주하고 앉아 하지 못하는 말들을 편지로 주고받았겠지만, 그랬기에 더 애틋하고 그 사랑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들에게 하는 가르침을 직접 마주하고 앉아 하다보면 오히려 그것이 아들에게는 잔소리쯤으로 귀찮거나 듣기 싫은 소리가 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편지였기에, 아버지의 필체로 전하는 가르침이요 사랑이었기에, 아들은 그것을 어기지 못하고 더 열심히 학문을 갈고 닦고,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살았으리라.

 

그런 조선의 선비들, 그 아버지들의 가르침을 우리도 본받아 생활의 지혜로 받아들이며 사는 것 또한 나쁘지 않겠다. 아버지의 편지를 통해 우리도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로부터 현대로 날아온 소중한 편지를 잘 간직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세월은 물같이 흘러가고, 젊은 시절은 머물게 할 수가 없다. -백광훈

 

--대저 배움을 이루고 못 이루고는 내게 달린 것이나, 세상과 만나고 만나지 못하고는 운명에 달린 것이다. 오직 마땅히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다하고서 하늘에 운명을 맡길 뿐이다. -유성룡

 

--너희 또한 책 보기를 그만두지 않도록 해라. 이것이야말로 세상의 지극한 맛이니라. -이식

 

--옛사람이 “날짜로 헤아리면 부족해도, 햇수로 따져보면 넉넉하다”고 말한 것은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하루 사이에는 얻은 것이 비록 적지만, 오늘과 내일이 여러 날 쌓이면 그 얻은 바가 어떠하겠느냐? -안정복

 

조선의 아버지들로부터 날아온 이 소중한 편지를 소중한 교훈삼아 산다면 우리도 이루고자 하는 뜻을 이루며 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응애응애 하는 소리가 종이위에 가득하다. 인간의 즐거운 일이 이것보다 더한 것은 없을 게다. -박지원

 

--남내가 가장 보고 싶구나. 약한 몸이 크게 놀랐을 테니, 내 마음이 온통 어지럽기 짝이 없다. -박제가

 

손자나 시집간 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조선의 선비 이전에 할아버지요, 아버지였던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담겨있어 왠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대목이다.

 

편지 하나하나가 새롭다. 그 안에 담긴 내용, 이글을 쓰면서 느꼈을 아버지의 감정, 그리고 이 글을 받은 아들의 느낌들, 그런 것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욱 새롭고 재미있는 편지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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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일상 - 생명공학시대의 건강과 의료
백영경.박연규 지음 / 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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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일상-생명공학시대의 건강과 의료

백영경․박연규/ 도서출판 밈

 

생명윤리. 그것과 관련한 딜레마에 빠졌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는가?

거기에 정답은 없으며 개인에 따라서도 처해진 상황에 따라서도 그 답은 달라질 것이다. 그 문제가 나와 관련한 문제가 아니라면 비교적 도덕적, 윤리적인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할 것이고, 만일 그 문제가 나와 관련한 문제, 정말 절실한 나의 문제라면 상황은 달라지리라. 나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정당화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윤리적 딜레마, 특히 생명윤리에 관한 윤리적 딜레마에 관해 우리가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제시하고 그것에 관해 우리 모두가 같이 생각해보고 같이 대안을 찾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이 책은 9가지 소주제-대리모, 의료관광, 장애․재생산․유연한 우생학, 성장호르몬, 감시 테크놀로지로서 정기검진, ‘생명과학기술’과 ‘여성의 몸’, 생명윤리를 넘어서, “난자소송”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바이오 경제-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하나의 주제를 접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돕는 부분이 있고, 또는 우리가 다르게 생각했던 주제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게 하기도 하고, 우리가 평소 등한시 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고 같이 고민하고자 권하는 부분도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우리 생활과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주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국은 우리의 일상과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며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전제하에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리모라는 주제를 살펴보면, 불임부부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방법인 대리모에 대해, 경제적인 이유로 대리모 역할을 선택하게 되는 여성에 대해, 그리고 그 여성들에 대한 보호의 문제 등을 주요 쟁점으로 다루고자 한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자녀를 얻기 위해 대리모를 선택하게 되는 부부들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선택을 하기까지 겪어야했을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하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대신 해주는 대리모 여성 또한 출산 후 아이에 대한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으며, 여러 가지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에서 그들에 대한 보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보아야 한다. 과연 이러한 대리모의 문제를 법제화하여 가능하게 해야 하는지, 규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의료관광-인도의 보조생식기술 상품화라는 주제를 보면 대리모를 찾아 인도로 모여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화려하고 성공에 대한 보장을 내세우는 그 이면에는 성공률 부풀리기를 비롯하여 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도 역시 의료관광을 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보다 중요시하는 것은 그들의 이익, 상업화임에 틀림없다.

‘한 공급자는 시술을 받는 부부들에게 정자가 릭샤 운전사에게서 나온 것이 아님을 확신시켜야 한다(p.81)’ 고 털어놓은 것을 보면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는지는 누구나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장애․재생산․유연한 우생학/ 성장호르몬 부분을 보면 키 작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키가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왜 그렇게 키 작은 것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론은 그럴만한 이유는 절대 없다는 것! 사회적 ‘평균’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인 듯하다. 도대체 그 평균이라는 것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그 평균이라는 것 때문에 상처받고, 그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지연장술을 그 한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렇게 까지 하면서 사회적 벽에 부딪혀 이겨내야 하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그리고 자녀를 성장호르몬으로 키우는 것에 대해 숨기고 살아야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왠지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리고 터너증후군 환자의 치료에서 150cm이상이 되면 더 건강보험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한 달에 많은 돈을 지출해야 성정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현실도 안타깝다. 사회적으로 평균을 정해서 그들에게 그 평균에 가까이 살아야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그야말로 사회적 책임인데, 어느 정도까지는 지원해주고 그 이상은 선택의 문제로 남겨두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생명윤리를 넘어서, “난자소송”에 이르기까지 황우석 사태, 줄기세포연구와 여성의 난자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장에서는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입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많다.

 

‘다시 말해 여성의 몸을 국익과 발전을 위한 도구로 간주되는 일이 항시적으로 일어나는 사회에서...(p.235)'라는 표현을 보면 저출산정책이나 출산장려정책 모두 여성에게 그 선택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여성은 그렇게 희생적인 존재로 간주되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신장기증자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것도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희생정신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난치병환자를 완치시키고 장애인을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말들이 사회적인 의미와 영향력을 획득하는 사이 ‘인간’을 소재로 하는 연구의 윤리성 논란은 완전히 삭제되었다(p.2510)'

 

'황우석 연구팀에서 줄기세포 1주라도 만들었다면, 난자제공의 문제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예측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p.259)'

 

연구라는 목적으로 벌어지는 인간에 대한 실험, 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벌어지는 여성의 난자체취가 그 성공여부에 따라 드러나고 드러나지 않고, 윤리적으로 용인되고 그렇지 않음의 여부가 결정되는 현실이라니 우리의 현실이 암울하다. 만일 정말 황우석의 연구가 성공했다면 여성들의 난자기증, 그 이면의 난자거래는 드러나지 않았거나 연구의 성공을 위한 당연한 것으로 정당화되고 미화되었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같이 생각해보고, 생명공학에 대한 연구에 있어 우리가 등한시하기 보다는 우리도 생명윤리에 대한 감시자로서 같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생명공학이 어떤 특정 목적, 특히 경제적인 목적으로 전락하여 그 원래 의미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그저 지불능력에 따라 그 서비스의 사용여부가 결정되는 하나의 소비자에 불과한 것이다. 생명,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돈을 지불해주는,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상품을 소비해주는 대상이 될 뿐이다. 그런 것을 방지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며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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