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정원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104
프레야 블랙우드 지음,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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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정원』은 표지에서부터 오래 머물러 바라보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그대로 드러나는 연필선과 맑게 번지는 수채화가 눈에 띄고, 제목 글자 안에는 꽃과 나뭇잎이 피어나 있습니다. 마치 제목 자체가 하나의 작은 정원이 된 듯합니다.

수풀 속으로 사라지는 고양이와 그 뒤를 따라가는 여자아이. 책등에도 고양이가 자리하고 있어 표지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이야기는 본문보다 먼저 면지에서 시작됩니다. 글 없이 이어지는 그림 속에는 할머니의 지난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정원을 가꾸고 벤치에 나란히 앉았던 시간, 그리고 이제 홀로 남겨진 할머니의 모습까지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덴트로 9번지에는 낡고 쓸쓸한 집이 있습니다. 움푹 꺼진 지붕과 창문은 마치 슬픈 표정처럼 보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 집을 피해 다니지만 세이디는 고양이를 따라 정원 안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할머니를 만납니다.

처음 만난 할머니는 마치 동상처럼 벤치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표정과 자세뿐 아니라 화면 속 색에서도 외로움과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세이디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할머니에게 조금씩 생기가 돌아옵니다. 그 변화가 마치 동상이 다시 사람이 되어가는 것처럼 느껴져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세이디와 할머니의 관계를 통해 한 사람을 바라보고 관심을 건네는 일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가까이 살면서도 서로의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기 쉬운 요즘, 주변의 이웃을 따뜻하게 살피고 먼저 다가가는 세이디의 모습이 더욱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아이들과 읽는다면 글이 없는 장면을 천천히 관찰하며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상상해보아도 좋겠습니다. 할머니의 표정과 자세, 색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찾아보거나 ‘내가 세이디라면 할머니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우리 주변에는 어떤 이웃이 있을까?’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은 그림책입니다.

누군가의 쓸쓸했던 마음에도 다시 꽃이 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천천히 오래 들여다보고 싶은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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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나카야마 신이치 지음,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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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가만히, 오래 바라보았을까요?

『물끄러미』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런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는 푸른 하늘도, 노을도, 햇볕에 반짝이는 물결도 쉽게 지나치곤 하니까요.

표지 속 아이는 두 손을 펼친 채 무언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면 ‘휘오——오’, ‘솨아아아’, ‘살랑살랑’ 같은 소리가 먼저 다가옵니다. 소리의 정체를 상상하며 장면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비행기가 파란 하늘에 금을 긋는다.”, “불어오는 바람에 빛이 일렁일렁”과 같은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평범한 풍경이 작가의 시선과 그림을 만나 새롭게 보입니다.

장면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아이의 표정을 비교해보거나, 그림 속 빛과 바람의 움직임을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아이들과 읽는다면 책을 덮은 뒤 밖으로 나가 주변을 가만히 바라보고, 들려오는 소리를 찾아보는 활동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 같습니다.

빠르게 보고 지나가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잠시 멈춰 오래 바라보는 즐거움을 다시 알려주는 그림책.

아이에게는 주변을 발견하는 눈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여유를 건네는 『물끄러미』를 천천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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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너무 길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07
후쿠나가 준페이 지음, 전경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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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책입니다. 제목 자체가 타이포그래피처럼 표현되어 있는데, ‘뱀’에서는 뱀의 모습이 보이고 ‘길’의 ㄹ은 기다란 뱀의 몸처럼 흐느적거리는 것 같아요. 앞표지와 뒷표지의 그림도 이어져 있어 책을 펼쳐 표지부터 천천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뱀이 너무 길어서 아무도 이게 뱀인지 모릅니다. 생쥐는 미끄럼틀을 만들어 타고, 토끼는 줄넘기를 하며 놀지요. 생쥐, 토끼, 고릴라, 새, 고양이,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기다란 뱀을 저마다 다른 것으로 생각하며 노는 모습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이 기다란 뱀으로 무엇을 할까?” 상상하게 됩니다.

짧고 반복적인 이야기라 어린아이들과 함께 읽기도 좋고, 장면 속 동물의 수를 세어보거나 기다란 줄을 이용해 그림책 속 놀이를 직접 표현해보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유쾌한 반전까지! 반전은 직접 책을 통해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표지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찾고, 상상하는 재미가 가득한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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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송편 - 보름달 대작전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71
김지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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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는 아이들과 『소원 송편 보름달 대작전』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보름달이 뜨기 15일 전, 평소에는 한가하던 옥토끼 대장과 열두 토끼 대원들이 분주해집니다. 소원을 접수하고 보름달을 준비하고, 송편을 만들어 배달하기까지! 보름달이 뜨기 전 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정말 귀여운 그림책이에요.

특히 달 할머니의 목욕물을 물병자리에서 길어오는 장면, 달 할머니가 웃을 때마다 조금씩 떨어진다는 희망을 담은 ‘희가루’ 등 작가님의 재치 있는 상상력이 곳곳에 숨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그림 속 깨알 같은 요소들도 많아 읽고 또 읽을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쿵덕쿵덕, 콩콩콩콩, 깨깨깨깨, 모락모락 등 그림 속 타이포그래피를 찾아 읽는 재미도 있고, 토끼 대원들의 이름을 비롯한 작가님의 손글씨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어요.

달과 토끼, 송편과 소원이라는 익숙한 추석 소재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한 그림책. 추석을 앞두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보름달을 기다려보고 싶은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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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사회정서 그림책 질문 놀이 - 읽고! 묻고! 놀고!
이명진 지음 / 다봄교육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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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아이들과 그림책을 자주 읽지만, 책을 읽은 뒤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또 아이들의 생각을 어떻게 놀이와 실제 생활로 이어가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유아 사회정서 그림책 질문 놀이』는 그런 고민에 구체적인 방향을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사회정서학습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과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내용 체계를 소개하고, 자기 인식·관리, 소통과 협력, 책임, 마음 돌봄 등의 내용을 다양한 그림책과 연결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각 그림책을 ‘그림책 소개 → 이해: 질문으로 이야기 나누기 → 연습: 놀이로 익히기 → 적용: 삶에서 실천하기’의 과정으로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각 부의 마지막에는 확장놀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도 소개되어 있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책과 하브루타 질문, 비폭력대화를 연결한 부분도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끌어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며, 이를 놀이와 생활 속에서 직접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림책을 단순히 ‘읽어주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질문하고, 대화하고, 놀고, 삶에서 실천하는 경험으로 확장하고 싶은 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정서교육을 그림책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싶은 유치원 교사와 예비교사, 아이와 그림책을 읽고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부모님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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