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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리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105
리사 세테르달 지음, 프리다 함마르 그림,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6년 10월
평점 :
『엄마의 자리』는 표지에서부터 많은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입니다. 아이 곁에 서 있는 커다란 엄마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엄마는 왜 이렇게 커진 걸까요? 집 안 액자에 걸린 엄마와 아기의 사진, 기니피그 그림도 눈여겨보게 됩니다.
면지를 펼치면 여러 집과 놀이터, 유치원이 있는 동네가 나타납니다. 표지 속 아이가 사는 집은 어디일지 찾아보며 그림책을 읽기 시작해도 좋겠습니다.
어느 날, 엄마의 자리가 사라집니다. 너무도 커져버린 엄마는 더 이상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아이는 집 안에, 엄마는 창문 밖에 머물며 서로를 바라봅니다. 창틀에서 삶은 감자를 나눠 먹고, 엄마는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밤이 되자 엄마와 함께 자고 싶은 아이는 엄마를 집 안으로 끌어당깁니다. 그런데 엄마가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천장을 뚫고 윗집으로 올라가 버립니다. 그곳에는 새로 이사 온 아이와 아주 작아진 아빠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말합니다.
“기니피그 두 마리를 키울 거야.”
이 장면을 읽고 나니 표지 속 기니피그 그림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림이 이야기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단서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엄마와 아빠의 몸이 실제로 커지고 작아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한 마음이 크기로 표현된 것은 아닐까요? 부모의 모습이 달라진 상황에서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창문 밖에 앉은 엄마가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모습입니다. 엄마의 자장가가 아름다운 꽃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수채화의 부드러운 색감과 색연필의 섬세한 선이 어우러져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원화로 꼭 만나보고 싶은 장면입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림 속 단서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면지 속 동네를 탐색하고, 표지의 작은 그림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걱정이나 불안이 커졌던 경험을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보는 활동으로도 이어갈 수 있겠습니다.
『엄마의 자리』는 가족의 변화와 그 안에서 느끼는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바라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가족의 모습과 함께하는 방식이 달라지더라도 서로를 향한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것.
그 따뜻한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