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물끄러미
나카야마 신이치 지음,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8월
평점 :
언제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가만히, 오래 바라보았을까요?
『물끄러미』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런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는 푸른 하늘도, 노을도, 햇볕에 반짝이는 물결도 쉽게 지나치곤 하니까요.
표지 속 아이는 두 손을 펼친 채 무언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면 ‘휘오——오’, ‘솨아아아’, ‘살랑살랑’ 같은 소리가 먼저 다가옵니다. 소리의 정체를 상상하며 장면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비행기가 파란 하늘에 금을 긋는다.”, “불어오는 바람에 빛이 일렁일렁”과 같은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평범한 풍경이 작가의 시선과 그림을 만나 새롭게 보입니다.
장면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아이의 표정을 비교해보거나, 그림 속 빛과 바람의 움직임을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아이들과 읽는다면 책을 덮은 뒤 밖으로 나가 주변을 가만히 바라보고, 들려오는 소리를 찾아보는 활동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 같습니다.
빠르게 보고 지나가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잠시 멈춰 오래 바라보는 즐거움을 다시 알려주는 그림책.
아이에게는 주변을 발견하는 눈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여유를 건네는 『물끄러미』를 천천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