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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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를 다 못 읽고 반납하고-끝 궁금해 죽겠다. 조만간 다시 구해야지- 동생이 방학이 되어버린 관계로 새로 읽을 책도 없어져버렸다. 흑.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게했던 하루키를 읽기로 했다. 20살 때쯤 처음 읽고, 가끔 이성지수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혹시 조증 지수가 높아질 때, 슬픈 감성이 필요하거나 한번 꺼내 읽으면 꽤 좋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이해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진다. 사실 청춘이란 지나봐야 그 때의 아픔이나 기쁨이 이런 것이었음을 알게되는 것인 것 같다. 이렇게 말해지니 나이가 들어버린 것 같아 조금은 슬퍼지지만, 그동안을 버티고 살아온 것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지 않은가? 아마 39쯤이 되면 이 소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가 되야 온전히.

 

젊은이들이 가져야할 야망도 없고 꿈도 없고 심지어는 살아가야한다는 의지조차 명확치 않은 그들. 그런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인물들, 치유의 수단으로 고작 섹스 뿐이라는 면 등등에서 비판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읽게 되고, 읽기 시작하면 잘 멈춰지지도 않는다. 매력적인 인물들, 말간 수채화 같은 묘사, 성장통을 겪듯 참 열심히 그리고 어렵게 사랑하는 그들을 만나는 시간은, 읽는 내내 나도 약간 세상과 떨어져서 말게져버린 느낌을 받게 하고 조금 슬퍼지게 한다. 그렇게 애쓰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조금씩은 있고 앞으로 열심히 사랑하고 사랑을 나누고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좋은 책이며  앞으로 몇 번은 반복해서 읽게 될 것이다. 몇 번을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만큼 무한의 느낌과 감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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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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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의 전작들보다 더 따뜻해진 것 같다. 물론 전작들도 편안하고 따뜻했지만, 이번 꺼는 슬금슬금 미소가 나오고, 기분 좋구나, 편하구나 하고 생각할만큼 따뜻했다.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두말할 나위없이 츠쿠미(맞나? 방금 읽어도 이름은 잘 기억 못하는)이다. 끝까지 도대체 무슨 병인지 안가르쳐주는, 하여간 몸은 약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 얌전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이 작은 소녀가 왜 매력적인 것일까? 언제 죽을 지 모른다며 가족들이 응석을 다 받아준 덕분에 이 츠쿠미 말그래도 '되바라진' 아이로 자란다. 사과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 자기 마음대로 함부로 말하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결코 악의는 없다는 거. 결국은 착한 아이였다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겠지.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 때문에, 누군가 병에 걸린 약한 자신을 무시할 지 모른다는 마음 때문에, 짓궂은 짓도 잔뜩 해버리는... 실제로 그런 아이가 있다면 결코 쉽게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진심까지 도달하기에는 내가 너무 얕으니까. 그러나 책 속의 이 인물에 빠져든 것은 '나'라는 인물이 그녀를 잘 이해하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참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츠쿠지는 복이 있다고 해야하는지, 그런 면에서 인간관리를 잘 했다고 해야 하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구덩이 사건은 참... 그녀답다고 해야할밖에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 마음이 귀엽기도 하고, 작은 몸으로 낑낑대었을 그 모습이 애처롭기 하고... 동생이여야 하는 아이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전체적으로 츠쿠지의 매력과 고향이랄까 가정이랄까 기억이랄까 하는 그런 그리움을 따뜻하게 자극하는 것 같다. 하하. 능력 부족인데, 잘 정리가 안되는 걸. 수가 없나. 하여간 재미있게 읽었으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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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페론 - 부유한 자들의 창녀 가난한 자들의 성녀, 인물탐구 시리즈 4
알리시아 두호브네 오르띠스 지음, 박주연 옮김 / 홍익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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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유한 자들의 창녀 가난한 자들의 성녀라고 책 표지에 써 있었다. 창녀와 성녀. 극과 극의 내용이 써 있었다. 이건 뭐지 하는 생각과 이름은 많이 들어 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대로 에비타 페론의 생애에 대한 얘기였다. 책의 입장이 조금 불분명했다. 필자는 그렇게 생을 조명함으로써 좀 더 확실히 에바타의 생애을 표현하고자 했지만, 나에게는 좀 혼란스러웠다. 에비타의 생 자체가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에비타는 밑바닥에서 대통령의 부인까지, 결국 아르헨티나의 제 2인자까지 올르는 사람이다. 많은 이의 칭송을 받긴 하지만, 또한 많은 이의 비난을 받는다. 노동자 속에서 영원하고자 했지만, 그녀의 삶은 빈곤한 노동자들과는 다르게 온갖 보석들과 화려한 드레스에 파묻혀 산다. 필자는 그것이 그녀가 가진 천성적 애정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도 가난한 자도 화려해 질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스스로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좀.. 그녀가 그렇게 꾸미는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바로 노동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물론, 가진 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받고, 외국에서 돈을 들여온다고 쳐도, 그녀 스스로 그런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좀 더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 그녀 스스로가 희망이 되는 대신 노동자들이 희망이 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에비타의 복지 정책은 오바라고 생각한다. 그건 어떤 효율성이나 합리성이라기 보다는 순전히 개인의 카리스마로 운영되는 거잖아. 차라리 말이야. 이런 이중적인 입장의 책보다는 아예 싹 깔아뭉게는 책이나, 우러르는 책 두권을 봤으면 좀 더 에비타 페론에 대해 잘 이해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책의 이름대로 에비타의 모습이 너무 강하다. 그녀가 다분히 정치적인 삶을 산 이상 당시 아르헨티나의 모습도 많이 보였어야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해를 돕기위해 아르헨티나의 모습이 보이긴 보였으나, 그서이 좀 객관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에비타를 좋아하고, 그러면서도 그녀의 한계를 인식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은 알겠지만, 그래도 그 당시의 상황의 묘사만은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대적 상황마저도 에비타와 페론의 입장으로 보여지는 것 같았다. 책을 한 번 읽고는 에비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역시 상식 부족인겐가. 시간되면 이걸 한번 더 읽던지 에비타가 쓴 자서전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한 번 읽어보든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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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꽃
이인화 지음 / 동방미디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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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역사책인줄 알았다. 몽고에 지배를 받던 시대의 이야기가 소설이 펼쳐진다는 것이 좀 낯설었다. 이름도 몽고식의 이상한 외국소설같은 느낌의 발음으로 막 써져있었고, 본문아래에는 한자로 된 주석이 막 달려있고 말투도 상당히 옛스럽고... 사실 겁을 좀 먹었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그냥 사람사는 얘기였다. 시대적 상황이 좀 낯설었을뿐이다.

단편집이었는데, 앞의 세가지 얘기는 몽고시대의 사랑이야기, 뒤 두가지는 몽고와 관련된 에피소드같은 이야기. 아무래도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제목으로 쓴 하늘꽃. 역사서 한줄을 기반으로 이런 소설을 썼다는 것부터 좀 놀라웠지만, 그냥 얘기자체가 재미있었다. 특히, 쏠마라는 인물이 흥미있었는데, 도대체 이 여자는 나얀을 사랑하긴 했던걸까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랑않았을거라는 판단을 더 강하긴했지만, 나얀의 쏠마에 대한 사랑을 보면, 이 여자도 사랑했을거야 라고 믿고 싶어졌다.
뭐, 사실, 그녀에게 있어 나얀은 누군가를 대신할 상대였고, 그녀의 사랑이 다시 돌아오자, 아주 냉정하게, 그를 버리고 말았지만... 마지막에 그를 다시 찾은 것은 한때 남편이었기때문에, 죄책감도 좀 있고 해서 찾아온 듯하지만... 그녀의 배신조차 믿고싶지 않아 잘못된 기억을 믿어버리는 나얀의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그의 말대로 삶이란 그저 업일뿐인데... 그래도 잊지못하고, 결국 그녀를 따라가는 그의 모습은 하늘꽃 다음의 단편들을 읽는동안에도 나의 신경에 계속 흐르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계속 궁금했는데, 이 작가는 왜 몽고를 배경을 선택했을까. 뭐, 지역으로 고려이기도 했지만.. 그렇지만, 표현이라든가는 거의 몽고적 분위기였다고 계속... 이 사람에 있어 몽고를 어떤 의미일까. 초원의 걷는 남자 를 보면, 작가있어 몽고는 또다른 그가 살고 있는, 그와 영혼의 교류를 하고 있는 공간으로 보인다. 말입술꽃 도 그렇고... 작가의 약력으로는 별로 몽고와 관련이 없어보이는데...

지난번에 제목이 기억이 안나는 인도 소설같은 한국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소설은 인도에서의 2년간(확실하지 않음)의 체류경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나는 처음에 번역서인줄 알았다. 이 책하고 약간 비슷하지 하지만... 전에 읽은 소설은 인도에서 작가가 생활하면서 부딪치는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면, 이거는 여행과, 도서관에 찾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많이 공부해서 꾸며낸 거라는 점에서 다른 것 같다.

나는 한국 소설은 한국에서 일어난, 한국적 정서만을 표현한다고 믿어왔다. 이상한 고정관념이지. 지난번 소설을 읽고는 '오 특이한걸'이라고, 이거 하나 정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거까지 읽고는 '내가 바보였구나'하고 생각했다. 요즘은 이런 소설도 꽤 있나보다. 이런거는 여행기나 있는줄 알았더니만.... 나의 고정관념을 깨주어서 고마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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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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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이라서 읽었다. 바나나의 전작들보다 더 따뜻해진 것 같다. 물론 전작들도 편안하고 따뜻했지만, 이번 꺼는 슬금슬금 미소가 나오고, 기분 좋구나, 편하구나 하고 생각할만큼 따뜻했다.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두말할 나위없이 츠쿠미(맞나? 방금 읽어도 이름은 잘 기억 못하는)이다. 끝까지 도대체 무슨 병인지 안가르쳐주는, 하여간 몸은 약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 얌전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이 작은 소녀가 왜 매력적인 것일까? 언제 죽을 지 모른다며 가족들이 응석을 다 받아준 덕분에 이 츠쿠미 말그래도 '되바라진' 아이로 자란다. 사과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 자기 마음대로 함부로 말하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결코 악의는 없다는 거. 결국은 착한 아이였다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겠지.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 때문에, 누군가 병에 걸린 약한 자신을 무시할 지 모른다는 마음 때문에, 짓궂은 짓도 잔뜩 해버리는... 실제로 그런 아이가 있다면 결코 쉽게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진심까지 도달하기에는 내가 너무 얕으니까.

그러나 책 속의 이 인물에 빠져든 것은 '나'라는 인물이 그녀를 잘 이해하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참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츠쿠지는 복이 있다고 해야하는지, 그런 면에서 인간관리를 잘 했다고 해야 하는지...그리고 마지막에 구덩이 사건은 참... 그녀답다고 해야할밖에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 마음이 귀엽기도 하고, 작은 몸으로 낑낑대었을 그 모습이 애처롭기 하고... 동생이여야 하는 아이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전체적으로 츠쿠지의 매력과 고향이랄까 가정이랄까 기억이랄까 하는 그런 그리움을 따뜻하게 자극하는 것 같다. 하하. 능력 부족인데, 잘 정리가 안되는 걸. 수가 없나. 하여간 재미있게 읽었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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