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아주 편안한 산문집을 읽었다. 동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성태 망태 부리붕태' 라는 별명이 특이하면서도 정감이 간다. 동네 아이들에게 별명을 지어주는 할아버지의 특별한 애정은 부럽기까지 했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진 않았지만, 동네 분들 중 누군가가 특별하게 별명내지는 호칭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별명이 조금 우스꽝스러워도 할아버지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별명이다.

 

저자가 주운이야기라고 시작하는 산문집은 아버지의 4형제를 키우기 위해 모든것을 아끼셨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이발소에 가기 전에 머리 반절을 깎기기 위해 4형제들의 머리카락 반절을 뽑다시피 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야 이발비를 반절내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이발소 사건이 아이들을 키우기위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린시절 저자는 굉장히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촌스러운 시골에서의 이야기는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우리의 부모님들도 자식들을 위해 이해하지 못할만큼 모든것을 다 내어주시고 희생만 하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이런 어린시절을 보냈으면 지금은 많은 추억이 거리가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되었다. 지금의 시대는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우리말보다 영어를 더 가르치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각종 학원과 핸드폰, 컴퓨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시골에 가는 것이 신기하고 아주 옛날시대라고 생각한다. 불과 몇십년이 안된 일인데도 말이다.

 

이 책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면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발소의 이야기는 말도 안된다고 말할것이 분명하다. 이 책을 읽으며 추억도 회상하고 마음이 따스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들에게 농촌과 시골의 풍경을 자주 느낄 수 없는 현실이 슬펐다. 시골에서 아이들이 지내면 더욱 마음과 몸이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변화하지만, 옛 것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 우리것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다같이 만들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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