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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자녀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성적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결과 때문에
확인이 쉬워 인성보다도 자녀를 판단하는 데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곤 한다. 인성도 중요하긴 하지만 특목고나 대학을 들어가는 데 점수로서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아직은 입시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법을 찾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특히 자녀의 성적을 신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그렇다. 보통 부모들은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남들보다 먼저 공부를 시작하면 아이가 쉽게 상위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교육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아이들이 공부가 힘들다고
느끼는 시기가 바로 4학년이기도 하다. 또한 초등학교에서도 3학년까지는 학습과 놀이를 혼합한 수업이 진행되다가 4학년부터 이해 위주의 학습이
시작되기 때문에 스스로도 학습이 어려워짐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가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어떠한 결과도 아이 혼자서 해냈다고 할 수는 없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는 부모의 가치관과
교육철학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학부모 스스로 올바른 가치관과 교육철학을 쌓아야 한다. 자녀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자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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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그릇의 크기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간
공부라는 단어에 의해 좌지우지될 자녀를 위해 공부할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초등학교 4학년 시기에 반드시 해주어야 할
일이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중 자녀가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거나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한다면 학원이나 다른 사교육 기관에서 말하는 선행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흥미 있게 생각하는 과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에게는 학부모의 관심에 따라서 좋아하는 과목을 정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특정 과목을 흥미 있게 가르쳐주는 학원에서 장기적으로 공부하면 저절로 그 과목에 흥미가 생길 것이라고 믿고 학원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녀가 잘할 수 있는 과목은 학원 강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흥미있는 영역을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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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의 시작은 교과서를 읽어보는 것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반복해서 읽으면 앞으로 자녀가
학습해야 할 전체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게 된다. 즉 무엇을 배울지에 대한 이해가 되는 것이다. 교과서를 읽을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바로 학습목표이다. 학습목표는 무엇을 배울지 요약한 것이기 때문에 자녀가 학습목표를 읽은 후 5분이라도 그것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자녀의 학습
흥미도를 높이는 데 좋다.
교과서를 이용한 선행, 그리고 방학을 이용한 교과서 정리, 이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이 될
것이다. 자녀에게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교과서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도 교육도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진화하고 있는데, 자신이 학교에 다녔던 시대의 우등생
스타일에 아이를 맞추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많다. 무식한 공부가 가장 많이 남는다는 생각에 아이의 암기력을 키우는 학습에만 관심을 갖는
학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 부모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학원들이 성공하면서 주입식 위주의 학원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부모들은 그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확신을 갖고 더욱 강화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아이에게 맞지 않는 학습방법의 결과는 바로 나오지 않는다. 후유증은 최소 2~3년 후에
한꺼번에 폭발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중학교에 와서 공부와 성적 때문에 싸우게 된다.
진화하는 교육과 학교에 맞는, 즉 현 시대에 맞는 공부를 시켜야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이상적인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공부도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자신에게 적합한 학교 선정과 그에 맞는 학습전략을
수립한다면 중학교에 가서 아이가 받는 공부 스트레스는 크게 줄어들고, 부모와의 관계 또한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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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이상적인 학교는 분명 존재한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게 적합한 학교가 어디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기본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시기는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자녀를 향한 꾸준한 신뢰와 적절한 조언이 있다면 고통스러울 수 있는
앞으로의 시기를 남들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자녀를 동등한 높이가 아니라 아주 낮춰서 바라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자녀는 평생 올까 말까 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발생한다.
최고의 컨설턴트는 바로 부모이다. 그리고 최악의 컨설턴트 역시 부모이다. 이것의 차이는 부모가 자녀를 얼마나 꾸준히 신뢰하고 대화하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반드시 기억하라. 지금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본 성격을 결정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