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문재인 태통령께서 휴가를 가시면서 선택한 3권 중 한 권이라는 것을 알고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다른 소설과는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 장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야기처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을 이야기하면서 너는이라는 말로 쓴다. 그리고 대화도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따옴표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은 5.18 광주사태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 시절 이 일을 겪은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다 된 것 같다. 이런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어도 무서워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아오신 분들의 심경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지금은 영화나 책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관해 관심을 갖고 알게
되었지만 지금까지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화를 꾹꾹 눌러가며 참고 살았을 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져선 안 될 것이다.

조사실에서 방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쉴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정좌를
하고 정면의 철장을 똑바로 바라봐야 했습니다. 눈동자만 움직여도 담뱃불로 지져버리겠다고 한 하사가 말했고, 본보기 삼아 실제로 한 중년 남자의
눈꺼풀을 담뱃불로 문질렀습니다. 무심코 손을 움직여 얼굴을 만진 고등학생을,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질 때까지 때리고 밟았습니다.
좁은
공간에 백명 가까운 남자들이 빈 공간 없이 앉아 있었으므로, 온몸에서 비 오듯 땀이 흘렀습니다. 목덜미를 스멀스멀 기어내려가는 것이 땀인지
벌레인지 구별할 수도,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목이 탔지만, 물을 마실 수 있는 건 하루 세번 식사
때뿐이었습니다. 오줌이라도 받아 마시고 싶었던 동물적인 갈증을 기억합니다. 갑자기 졸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 그들이 언제든 다가와 내 눈꺼풀에
담뱃불을 문지를 거라는 공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배고픔을 기억합니다. 꺼진 눈두덩에, 이마에, 정수리에, 뒷덜미에 희부연 흡반처럼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던 배고픔, 그것이 서서히 혼을 빨아들여, 거품처럼 허옇게 부풀어오른 혼이 곧 터뜨려질 것 같던 아득한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 본문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