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프카는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두 형이 먼저 죽고 맏이가 된 카프카는 영적이고 경건한 유대인의 율법을
열심히 배워 나갔다. 그러나 카프카는 정신적으로 섬세함을 지닌 어머니 쪽 혈통에서 더 강한 일체감을 느꼈다.
그리고 카프카가 기성 사회에 대해 명백한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청년이 되어 자신을 사회주의자, 무신론자라고 선언했을 때였다. 성인이 되자
카프카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고, 제1차 세계 대전 전에는 무정부주의자들의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본질적으로는 수동적이었다. 정치적으로는 방관적인 자세를 고수했다. 유대인이기에 프라하의 독일인 사회에서 늘 고립되어 있었고,
현대 지식인이기에 전통을 고수하는 유대인들의 모임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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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문학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좌절, 소외를 날카롭게 통찰하여 현대인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했다는 데 의의를 가지고
있다. 또한 카프카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유머 감각이다.
카프카가 살았던 시대에는 식민지 약탈자본주의가 극에 달하던 시대였고, 시장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들이 무력으로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져 노동자 자본가 계급 갈등도 격화했고, 특히 노동자들은 생계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려야
했다. 노동의 진정한 가치는 사라졌고, 인간은 돈의 노예로 전락했다.
지금으로 치면 산재 보험 공단 직원 신분이었던 카프카도 경제적 여건은 다소 나았지만 본질적인 상황은 일반 근로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산재 노동자들의 아픈 사정을 현장에서 체험하고 그들을 옹호하면서 당시 자본주의의 모순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긜고 그의
각성이야말로 자본에 휘둘리는 가족관계를 고발한 소설 [변신]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

카프카는 "본질적인 부조리가 인간을 죄인으로 만든다."라는 한마디의 결론을 위해 치밀한 관찰과 묘사를 했다. 카프카의 작품에는 독자와
공유할 뚜렷한 세계관도, 지배적인 철학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근대 이후 독일어로 문학을 집필한 작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글은 우리와 관계없는 기이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새 우리들의 이야기로 돌아와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 이 현실의 섬뜩함을 목격하게 해 주는 카프카의 글에 마술처럼 빠져든다.
[변신]의 메시지는 현대 기계 문명 속에서 기능으로만 평가되는 인간의 물신화와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소외 의식이나 불안 의식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신은 작가의 억압된 소망을 표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한 것이 카프카 문학이 지니는 난해성이다.
[변신]의 줄거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어느 날 아침 벌레로 변해 버린 한 청년이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주변과 가족을 벌레의 눈으로
바라보며 극도의 소외감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한 마리 벌레가 관찰한 인간의 형태와 심리, 그것은 지상에서 가장 우울한 풍경이며, 인간이란 단지
껍데기에 불과한 존재라는 것이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역시 평생을 고독함과 사투를 벌이며 살았다. 낮엔 일을 해야 했기에 밤에만 글을 썼던 카프카는 작가의 삶을
열망했지만 14년간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을 그만두지 못했다. 결혼 역시도 맘대로 되지 않아 평생 독신을 벗어나지 못했다. 건강도 나빴다.
그럼에도 그는 현실을 냉소하지 않고 절망의 끝을 담담하게 바라볼 줄 아는 작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