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6 : 천변풍경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6
김성재 그림, 곽은우 글, 손영운 기획, 박태원 원작 / 채우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천변풍경

 

 1930년대 서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알아보려면 [천변풍경]을 읽으면 된다. [천변풍경]은 서울의 중심부인 종로와 청계천 주변을 오고 가는 70여 명의 주인공이 일 년 동안 70여 개의 사건 속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묘사한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중심 줄거리를 이루는 사건도 없고, 기승전결도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지다 못해 지루하다고까지 여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거름종이로 걸러서, 사람들의 삶을 편집하듯이 조합하는 글쓰기 방식이야말로 1930년대를 가장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창작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청변풍경]은 주제 의식이나 줄거리보다는 표현 기법, 서술 방법, 문체의 특성 등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박태원은 한국 문학사에서 193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구보라는 호로 더 잘 알려진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는 일제 강점기 지식인의 자의식을 모더니즘적인 기법으로 묘사한 중편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있다.

 

 박태원은 1933년에 조직된 구인회에 가입하면서부터 순수 예술주의 작가로서의 경향을 뚜렷이 했다. 구인회 회원들은 사회주의나 민족주의 경향의 이념 중심 문학을 비판하고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현대 문학사에 큰 획을 긋는다. 조직적으로 활동한 모임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았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문학사의 흐름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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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변풍경]은 서술자의 공평한 시선으로 특정한 주인공 없이 많은 인물들의 일상을 객관적으로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골에서 갓 올라온 이발소 아이 재봉이와 한약국집 심부름꾼 아이 창수의 이야기가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데, 이것은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서울 중산층 및 하층민들의 삶의 애환과 일상을 보여 주기 위한 선택일 것이다.

 

 박태원이 [천변풍경]을 쓴 이유는 물론 작가 개인의 본가 근처이기도 했지만 대한민국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개천 풍경이 그 당시를 가장 잘 대표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강으로 흘러가는 젖줄인 청계천 주변은 하층민들의 생계 터전이자 삶의 현장이었다. 청계천의 변화를 훑어보는 것은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살펴보는 일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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