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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5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ㅣ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5
한종천 그림, 최윤정 글, 손영운 기획, 마르셀 프루스트 원작 / 채우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루스트는 '작품은 우리의 관습이나 사회, 그리고 타성 속에서 표명되는 것과는 다른 자아의
생산물이다.'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아는 모든 것을 삼키고 소멸시키는 시간의 힘 때문에 망각되지 않고 단지 감추어진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프루스트의 위대한 가치는, 얼핏 세계가 외부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내면에 있고, 우리 내면의 심연에서
그 세계의 형성이 시작된다는 진실을 증언했다는 데 있다. 한 인간의 내면에 있는 의식의 흐름을 추적하는 일은 결코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뜻하지
않는다. 기억을 통한 과거의 성찰은 진정한 자아의 회복을 통해 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미래지향적 결단에 이바지한다.
총 7권으로 구성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언어로 표현되기 힘든 감각과 심리를 대단히 긴 호흡의 문체로 끌어내고 있어 이 작품을
처음부터 완독해 내기란 쉽지 않다. 프루스트의 조국인 프랑스 사람들에게서조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쉽지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인간의 상상력이 이룩한 가장 심오하고 완벽한 위업 중 하나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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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줄거리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처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지탱하는 뿌리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여러 가지 경험을 쌓으면서 시간의 흐름과 망각이라는 파괴 작용을 느끼게 되고 점점 그 앞에서 무기력하게 된다. 그런데 프루스트는 이
작품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는 글쓰기를 통해서 오직 이 시간의 파괴력 앞에 대결할 수 있는 것은 기억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프루스트에 있어서 실재라는 것은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마르탱빌르의 종탑의
움직임을 저녁노을 속에서 바라보며 황홀한 기쁨을 느낀다. 이는 프루스트 자신의 머릿속에 박힌 기억에 대한 묘사이다. 프루스트는 우리에게 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셈이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인간 의식과 그 너머의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그러면서 시간 앞에 자기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아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때문에 이 작품은 미학적, 철학적, 과학적 교양이 짙게 배어 있는 20세기 신심리주의
문학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신심리주의란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계승한 문예 사조이다. 인간의 잠재되어 있는 극단적 내면을 표현하는 것으로 20세기 초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일어난 문예의 한 유파이다. 의식의 흐름이나 내적 독백과 같은 수법을 이용해 의식과 무의식의 실체를 그림으로써 인간 존재의 근원을
파헤치려고 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서 의식의 흐름이란 서술자의 마음속 상태를 그대로 써 내려가는
기술을 뜻한다. 그래서 의식의 흐름 기법을 다른 말로 내면의 받아쓰기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