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말하는 의사 Episode 2 - 26명의 의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의사의 세계 부키 전문직 리포트 3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지음 / 부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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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의과대학은 6년제이다. 일반적으로 1~2학년은 예과 공부를 하고 3학년이 되는 때는 본과 1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인 의학을 공부한다. 본과 1~2학년에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과목들을 공부하고 본과 3~4학년에는 병원 실습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 그리고 본과 4학년 말에 의사국가고시 시험을 보는데 여기에 합격을 하고 의과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의사면허증을 받게 되어 의사에게만 허용된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의대에 진학하고 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빽빽한 시험 일정에 맞춰 많은 의학 지식들을 속성으로 암기해야 한다. 그 양이 방대하여 입학 전 선행학습은 의미가 없고, 동기들과 함께 보조를 맞처 공부를 하면 시험들을 하나하나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의대라면 필수적으로 가르치는 과목과 내용은 정해져 있으며 졸업전까지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교육 내용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실습하는 병원의 규모와 그에 따른 다양한 환자 케이스를 경험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학생으로서 실험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학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을 것이다.

 

 전공의가 되려면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사자격 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인턴과정까지 수료해야 한다. 인턴 제도 폐지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인턴 과정 중에 자기 나름대로 전공을 결정하여 인턴을 마칠 때 원하는 병원의 원하는 과에 지원을 하면 된다.

 

 

 병원에 취업하기 위해 따로 시험을 보지는 않고 의사의 취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는 않다. 이력서 등 제출 서류를 내고 면접을 본 후 병원장과 근무 형태와 임금 등을 협상하고 계약을 맺으면 취업이 된다. 병원은 지인의 소개를 받기도 하고 구직공고를 보고 지원하기도 한다.

 

 의사의 본질적 역할은 아픈 사람 입장에서 그 아픔을 덜어 주는 일이다. 많은 경우 환자의 삶 속에서 아픔의 내용과 그 배경을 엿볼 수 있기에, 환자의 생활을 파악하고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원인들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병을 치료하는 것이 의사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의사는 단순히 아픔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아픔 혹은 질병의 원인을 다루어야 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아픔과 질병은 일단 환자의 상태로 나타나지만 그 원인을 한 꺼풀 들추면  피해자 혹은 약자의 모습이 드러나기에 결국 피해자 혹은 약자의 곁에 서 주는 것 또한 의사의 역할이어야 한다.

 

 한편 의사 또한 자신이 지닌 아픔과 그 원인 역시 스스로 솔직하게 들여다봄으로써, 아픔을 나누는 일과 그 원인을 솔직하게 대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아파 본 적이 없고, 죽음을 맞닥뜨려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의사로서 자격이 없다.

 

 또한 의사는 환자의 아픔을 덜기 위해 진료실 안에서나마 그 삶을 나누듯, 자신의 아픔, 가족의 불편함 뒤에 놓인 원인들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더 나아가 이를 타인과 나누어 봄으로써 함께 통찰해 보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의사는 다른 전문가 집단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집단이다. 병원이라는 공간에서도 의사 이외에 간호사 · 약사 등과 함께 일을 해야 하며, 병원을 떠나 다른 보건의료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도 재정, 복지, 안전 등을 다루는 다른 전문인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집단이다.

 

 의사는 단순히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리더로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의 역할은 단순히 기술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며, 기술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하며, 역할들의 중심에 서 있으려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또한 의료는 산업화되는 경우,즉 영리를 추구하는 경우 환자를 비롯한 다른 사람 편에 서서 대신 의견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환자의 손해와 이익을 견주어 판단해야 하는 의사로서, 환자의 경제적 손해보다 병원의 경제적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의사가 되면 의사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단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으로서 의사를 고려한다면 이것 역시 재고해 보는 것이 좋다. 의사가 우리나라의 다른 직업들에 비해 돈을 못 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돈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고 봉사정신으로만 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니 의사로 살아가려면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에 앞서 지켜 내도록 요구받는 책임과 윤리적인 가치들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복잡한 것이 싫다면 굳이 의사라는 직업을 고집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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