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상담소 : 발달 - 육아 1년간 초보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전문의가 답한다 육아 상담소 시리즈
김효원 지음 / 물주는아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첫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처음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낯설고 힘든데 부모의 역할이 이렇게 크고 결정적인 것인지, 내가 부모 역할을 잘 못해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결국 부모가 되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견디면서 성장하는 과정이다. 자신이 부모로서, 한 인간으로서 부족하다는 점을 견디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때 아이의 모습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부모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견디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기의 감각은 아직 어른들의 감각처럼 명료하고 확실하지 않다. 아기들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의 촉각, 청각, 시각은 매일 더 민감해지고 정교해지기 때문에 2~3주가 지나면 아기들은 세상이 즐거운 감각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기는 태어난 지 3~4주 정도 되면 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신생아가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거리는 20cm 정도이다. 보통 20cm는 아기가 젖을 먹고 있을 때 엄마의 얼굴이 있는 거리이다.

 

 아기들은 6개월 때까지 모든 물체를 입으로 가지고 가는데, 이것은 입의 촉각을 통해서 물체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엄마나 다른 어른들이 아기를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거나, 마사지해 주는 것은 아기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뇌를 자극해서 뇌발달을 도와주기도 한다.

 

 

 촉각 외에 발달된 감각 중 하나는 후각이다. 태어난 지 2주 정도 되는 아기는 냄새만으로 엄마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향이 강한 향수나 디퓨저는 다른 물체에서 나는 냄새를 덜 느끼게 하여 후각발달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아기 근처에 놓지 않는게 좋다.

 

 갓 태어난 아기는 배가 고프거나 불편할 때만 울음으로 도와 달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엄마와 상호작용을 시작한다. 생후 4주가 되면 젖을 먹거나 엄마가 안아서 얼러줄 때 눈을 맞추기 시작한다. 태어난 지 6~7주 정도 된 아기는 어른이 얼굴을 보면서 얼러 줄 때 웃으면서 팔과 다리를 움직인다.

 

 그러니 아기가 눈을 맞추기 시작할 때는 어른도 함께 눈을 맞추고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눈을 맞추고, 안아 주고, 책을 읽어 주고, 노래를 불러 주고, 마사지를 해 주는 등의 놀이를 통해 상호작용이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아기에게 알려 주고 사회성발달을 촉진시켜야 한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과 최근에 나온 연구들을 검토해 보면, 우는 아기를 안아 준다고 버릇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는 아기를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게 아기의 성격을 예민하고, 좋지 않게 바꿀 수 있다. 아기의 울음은 지금 뭔가가 불편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신호이다. 울음은 말을 못하는 아기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의사소통수단이다. 그래서 아기가 울 때 엄마는 가능한 빨리 필요한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좋다.

 

 아기가 보내는 다양한 신호를 엄마가 구별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갓 태어난 아기는 배고프거나 기저귀가 축축하거나 졸린 상황을 구별하지 못하고 막연히 불편하다고 느껴서 비슷한 울음소리를 낸다.

 

 

 아직 신경이나 근육발달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앉히거나 세워 놓으면 정상 운동발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등과 허리근육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아기의 등을 충분히 받쳐 주지 않고 앉히려고 하면 옆으로 넘어지면서 다칠 수 있다. 또한 제대로 서지 못하는 아기를 자주 걷게 하면 다리에 무리가 가서 다리가 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아기가 대변이나 소변을 본 경우에는 기저귀를 즉각 갈아 주는 것이 좋다. 간혹 기저귀가 축축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한 번에 갈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소변을 본 기저귀를 오래 차고 있으면 소변에서 만들어진 암모니아와 습기 때문에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기저귀발진이 생길 수 있다. 대변이 묻은 기저귀를 오래 차고 있으면 세균에 감염되기 쉬우므로 즉시 갈아 주어야 한다.

 

 아빠도 얼마든지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며 엄마 못지않게 아기를 잘 돌볼 수 있다. 또한 아기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면 아기가 세상을 탐색하는 데 필요한 안정된 기초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아빠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한 아기는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아동청소년기에 문제행동이나 비행이 나타날 확률이 더 적다고 한다.

 

 가능한 한 아기를 자주 안으며 아빠의 사랑을 전달하면 좋다. 스킨쉽은 아기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사회성발달에 도움을 준다. 아기에게 눈을 맞추고 말을 걸어 준다. 그러면 아기는 아빠가 자신을 지켜봐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기와 몸으로 놀아주는 신체 놀이는 아기의 힘과 에너지를 분출 시킬 수 있고, 감정을 조절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아기가 손가락을 빠는 것은 정상 발달 과정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애정결핍 때문에 그러니 엄마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손가락에 끼우는 기구를 사용하거나 쓴맛이 나는 약을 발라서 못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손가락을 빠는 행위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 발달 과정이 정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손가락을 빠는 행동은 아기가 입 외에 다양한 감각기관을 이용해 탐색과 놀이를 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발달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공갈젖꼭지는 신생아의 빨고 싶은 욕구, 구강을 통한 탐색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서적 편안함과 만족감, 엄마가 곁에 없을 때 엄마를 대신하는 의미 등을 가지고 있다. 간혹 어떤 아기들은 공갈젖꼭지가 없을 때는 손가락을 빠는데, 이것은 보기에도 나쁘고 피부에 상처가 날 수도 있다.

 

 공갈젖꼭지를 구입할 때는 날개에 구멍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구멍은 통풍을 위한 구멍인데 날개 아래에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습기가 차면 아기 입에 발진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기가 왼손잡이가 될지, 오른손잡이가 될지는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그래서 부모가 특정 손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유도를 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혹은 양손을 쓰는 것이 뇌발달에 손 대신 다른 손을 쓰도록 하는 부모님들도 있지만, 대부분 주로 사용하는 손은 바뀌지 않는다. 왼손을 주로 쓰는 아기를 오른손잡이로 무리하게 교정하려고 하면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아이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울고불고 자지러지면서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현상을 분노발작이라고 한다. 분노발작은 12~36개월인 걸음마기에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능동성이나 공격성이 자라면서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이다.

 

 분노발작이 시작되면 아이의 감정과 행동은 통제할 수 없게 되고 평소에 좋아하던 장난감이나 음식으로도 달래지지 않는다. 심할 경우에는 몸을 바닥에 부딪히거나 발버둥을 치고,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는 경우도 있다.

 

 분노발작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자라나면서 4세 이전에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혹시라도 분노발작을 일으킨 아이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4세 이후에도 빈번하게 분노발작을 일으키면 전문가를 찾아가 아이의 정서적인 상태와 부모의 양육 방법에 대해서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가 분노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원하는 것을 들어 주거나 장난감을 주면 당장은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분노발작을 일으키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학습하게 되고, 다음에도 마음에 안 들거나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분노발작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다.

 

 아기는 절대 때리면 안 된다. 일단 아기를 때린 경험이 있다면 다음번에 아기에게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쉽게 아기에게 손을 대게 된다. 혹시 아기를 때리면 당장은 문제가 되는 행동을 멈출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그 행동이 사라지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자신들이 편하려고 무심코 하는 행동이지만, 18개월 이하의 아기들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뇌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전자기기를 많이 접한 아기들은 학령기가 되었을 때 비만, 수면장애를 겪게 되고, 공격적이거나 산만한 행동을 보이며 언어발달이 지연된다고 한다.

 

 아기를 키우는 일은, 내가 최선을 다해도 내 뜻이나 노력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고 견뎌 가는 과정이다. 내가 부족하고 한계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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