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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 - 경제를 중심으로 역사, 문학, 시사, 인물을 아우른 통합 교양서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12월
평점 :

현대 경제사는 국가와 기업, 개인들이 효율적인 생산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가 필수다. 경제적
자유는 정치적 자유가 전제돼야만 한다. 시장경제하에서는 가격 외에 만든 사람의 인종, 종교, 피부색 등을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경제는
필연적으로 민주주의로 귀결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왜 어떤 나라는 번성하고 어떤 나라는 쇠퇴했는지, 무엇이 시대의 변혁을 가져왔는지, 오늘날 풍요의 근원은 무엇인지, 앞으로
인류의 삶은 낙관할 수 있는지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렵과 채집만으로 살기 어려워진 인류는 다른 생존 방식을 강구해야 했다. 다행히도 기온이 오르면서 보리, 밀, 조, 수수 같은 야생
식용식물들이 풍부해졌다. 이런 1년생 식물은 해마다 거둬들여도 이듬해 다시 잘 자란다. 인류는 야생식물을 직접 심고 수확하면서 드디어 농업에
눈뜨기 시작했다. 멀리 돌아다니며 사냥감이 눈에 띄어야만 식량을 구할 수 있던 수렵시대와는 달리 농업을 통해 좁은 땅에서도 더 많은 먹거리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식량 생산이 늘어나면서 인구도 증가했다.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더 많은 농지가 필요했다. 들판에 불을 질러 밭을 만드는 화전
농업이 퍼져 나갔다. 돌을 깨트리고 쪼아서 만든 뗀석기, 돌을 갈아서 만든 간석기를 사용하면서 농업은 크게 발전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초기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원시 농업혁명이다.

로마 제국의 붕괴는 유럽이 중세 봉건시대로 정치 체제가 바뀐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하나의 역사이던 것이 동서로
나뉘고, 다시 남북으로 갈렸다. 로마 제국의 통합된 시장경제가 붕괴하고 세 개로 쪼개져 대립하고 반목하면서 교역은 급속히 위축되었다. 로마의
자랑이던 도로는 황폐해졌고 사람들의 왕래와 물자, 정보 이동도 막혔다. 이는 요즘 경제학 용어로 개방경제에서 패쇄경제로, 자유무역에서
자급자족으로의 후퇴를 의미했다.
중세는 종교가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우위에 섰던 시대였다. 대다수 농노들은 까막눈이었고 지식은 교회와 수도원에 의해
독점되었다. 이슬람 상인들은 아프리카 동쪽 해안에서 인도, 말레이시아를 거쳐 중국 연안까지 1년 반만에 왕복했다. 이슬람 선원 중에는 심지어
40년간 육지를 밟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대항해 이전까지 1000여 년간 인도양 해상교역은 이슬람 상인들이 지배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테러, 납치, 암살에다 고대 유적 파괴까지 야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기독교와
뿌리가 같은 이슬람교 역시 사랑과 관용의 종교인데 극단주의자들의 행태는 정반대다.
중세에도 이 지역에 하시신이라는 암살 단체가 있었다. 하시신은 '하시시(대마)를 먹은 사람', 즉 암살을 위해 마약에 취한 사람이란
의미다. 이슬람 시아파의 분파인 하시신은 청년들을 암살자로 키워 마약으로 환각 상태에 빠지게 한 뒤 유력 인사들을 공격하게 한 자살 테러의
원조다.
중세 하시신과 지금의 IS는 유사점이 많다. 시리아에 본거지를 두고, 계획적인 테러를 벌이며, 단검을 사용하고, 내세의 보상을 기대한
자살 테러를 벌이는 것 등이 그렇다. 차이점도 뚜렷하다. 하시신은 다수인 수니파의 박해를 받으면서 주로 이슬람 제국의 지배층을 공격했다. 반면
수니파인 IS는 시리아의 시아파 반군과도 싸우고 무고한 민간인에게도 무차별 납치, 살상과 테러를 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IS는 성전을 빙자한
테러 범죄 집단일 뿐이다.

1000년 넘게 이어온 과거제도와 사농공상, 관존민비의 오랜 폐습이 한국인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다. 공직에 나가야만 출세한 것이고,
죽어서도 묘비와 제사 지방에 학생(생전 벼슬이 없는 남자에게 붙이는 호칭)을 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규제가 많을수록 공직이 민간보다
우위에 서게 마련이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공무원보다 창업을 더 선호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꿈이 공무원이 된 지 오래다. 정해진
법규에 따라 일하는 공무원을 최고의 직업으로 여기는 나라에서는 혁신과 진보가 일어날 수 없다.
몽골 군대가 불과 60여 년 만에 유라시아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동성과 치밀한 전술 덕이다. 작지만 날렵한 말을 여러 필
데리고 다니며 기동성을 극대화했다. 돼지나 오리 같은 느린 가축은 키우지도 않았다. 군대의 빠른 기동성은 보급이 취약점이다. 바람처럼 달리는
기마 부대를 느린 보급 부대가 따라갈 수 없다. 이런 숙제를 몽골군은 비상식량으로 해결했다. 오늘날 군인들이 야전에서 식사 대용으로 먹는
전투식량의 원조인 셈이다.
또 소나 양고기를 말안장 밑에 깔아 놓고 달리면서 납작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유사시에 먹었다. 병사 한 명당 여러 마리 말을 거느리고
이동하다 매일 조금씩 말의 피를 마시며 원기를 회복하기도 했다. 몽골군의 비상식량은 오늘날의 육포, 고기 패티 등으로 계승되었다. 또 몽골군이
행군 도중 투구에 물을 끓여 얇은 고기와 채소를 넣고 건져 먹던 방식은 샤부샤부 요리로 발전했다.
신중상주의는 유치산업 보호론을 전제로 한다. 걸음마 단계인 산업을 보호 · 육성해 경쟁력을 갖게 된 뒤에 자유무역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자 각국이 국익을 내세워 자국 경제와 기업을 보호하는 데 골몰하고 있어
신중상주의의 부활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각국의 경쟁적인 양적완화와 환율 전쟁, 비관세장벽 강화, 미국 대선의 트럼프 당선 등이 그런 현상을
보여준다.
경제학자들이 거의 유일하게 의견 일치를 보는 것이 자유무역이 효과적이란 것인데 다시금 보호무역과 폐쇄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조가 지속되면 세계 경제 침체가 가속화되고 자칫 공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석탄은 산업혁명의 총아였다. 석탄을 때서 얻은 증기기관 동력은 인류의 최고 속도를 종전 말의 속도에 비해 3~4배로 높였다. 석탄이
없었다면 지구상의 나무는 남아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석탄은 지금도 발전, 난방, 산업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원자력을
많이 쓰지만 현재 석탄 사용량은 19세기 산업혁명기보다도 더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 화석 연료 중 가장 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석탄이 15억 톤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석탄 생산은 1988년 2,495만 톤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 지금은 연간
200여만 톤만 캐내고 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탄광도 몇 개만 남고 문을 닫은 상태다. 국내에서 석탄을 캐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져 석탄 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의 총아가 현대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가 10년 가까이 깊은 불황에 빠진 것도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이 급성장하면서 세계적인 공급과잉을 초래한 탓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도 아시아 국가들의 외채에 의존한 생산과잉에서 비롯되었다.
경제가 세계화되고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금융 위기의 위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특히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세계 경제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벌어져 충격이 컸다.
신용도가 낮은 계층에 주택자금을 마구 대출해주다 한순간에 풍선 터지듯 무너져 내린 것이다. 공황은 산업 구조 조정을 통해 극복되지만 금융
위기는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정상화가 요원한게 보통이다. 지금의 불황은 글로벌 금융 위기와 생산과잉 공황이 겹친 것이어서 회복이
더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