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한국은 고령사회에서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쏟아져 나오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각종 문제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찰라에 놓여 있다. 때문에 우리도 일본과 같은 비참한 노후를 막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논의가 시급하다. 이 책을 보면 한국의 노후 빈곤 문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삶의 보람을 찾기 위해 일생동안 은퇴하지 않고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자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연금만 가지고 먹고 살 수 없어 일을 해야만 70~80대가 늘고 있다. 무연금이나 저연금, 여기에 급증하는 홀로살이가 노후를 안심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보험증 한 장으로 언제 어떤 의료기관에서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일본이 자랑하는 국민건강보험 제도였다. 그러나 현재 국민건강 보험료를 낼 수 없어 병원에 가는 것을 포기하거나 치료비가 걱정돼 진료받는 것을 참다가 죽어가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민건강 보험료의 체납자는 전국에서 약 360만 세대로, 2014년도 전체 가입세대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보험료 체납이 계혹되면 보험증을 빼앗겨 일단 전액을 자기부담 하지 않으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고, 재산을 차압당하는 일도 있다.

국민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건강 보험이 생활과 건강, 그리고 생명을 위협한다. 그래서 돈이 떨어지면 목숨도 잃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전일본 민주 의료기관 연합회는 2005년부터 가맹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유로 치료가 늦어져 사망에 이른 사례를 계속 조사해오고 있다.
일자리를 잃거나 집안에만 틀어박혀만 있으면서 중장년이 되어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연금으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 생활하는 탓에 개호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가정도 있다. 노후 파탄의 방아쇠가 되고 있는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식들.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이 일본의 가정에 확산되고 있다.
연금 생활이 시작됐어도 계속 주택 대출을 갚아야하는 60~70대가 늘고 있다. 대출금을 다 갚고 난 뒤에도 맨션의 관리비 등이 가계를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은퇴 전 평균 이상의 수입이 있었다고 해서 노후가 반드시 편안해진다고는 할 수 없다. 늘 꿈꿔왔던 내 집 마련이 노후를 위험하게 만드는 시대이다.
또한 은퇴 전 악착스럽게 일해 손에 넣은 꿈만 같은 내 집을 퇴직 후 내놓아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이나 개호, 이혼 등으로 주택 장기 대출 금액을 제때 갚지 못하게 되거나 퇴직금이 줄어들어 변제 계획이 뒤틀리거나 하여 퇴직 후에도 갚아야 할 장기 대출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 이것은 결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다.

주택 장기 대출로 파산한 사람이나 그 예정자들 중 다수는 주택 금융 공사가 1993년부터 2000년에 걸쳐 판매한 여유 장기 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변제 초기에는 금리가 2%로, 갚는 돈이 적기 때문에 월세보다 저렴하다고 화제가 돼서, 첫 해에만 70만 건이나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한다. 여유 장기 대출은 종신고용과 정기승진을 전제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최초 변제액은 적지만 6년째와 11년째부터 변제액이 늘어나게 된다. 예상보다 자녀들의 교육비를 더 지출했다거나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려워져 매달 갚는 금액을 줄이거나 기간을 늘리게 되기 때문에 노후 파산의 원흉이 되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는 계속 늘어 2030년에는 4명 중 1명이 혼자인 시대가 온다. 혼자사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것이 고독사이다. 기혼자라도 마지막에는 혼자 인생을 마감한다. 홀로 살게 될 위험성을 인식하고 은퇴 전부터 어느 정도 저축을 해두거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위험에 대비해둘 필요가 있다.
고령자가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누구에게도 의지할 곳 없는 고립감과 장래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인 궁핍 때문에 절도를 저지르는 사례가 눈에 띈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범죄 행위지만 세상의 편견이 뿌리 깊어, 사회로 복귀하는 일은 그리 평탄하지가 않다.

고독사나 범죄, 사건 등 고령자가 얽혀 있는 사회문제의 배경에는 특히 고립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 하고 사망한 뒤에 발견되는 고독사가 적지 않다. 사후 몇 개월이 지난 뒤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홀로 사는 중장년층 남성들 중 고독사가 많다. 홀로 사는 남성이 적지 않은 이유는 장기 불황 때문에 취직이나 수입이 불안정해 결혼을 할 수 없었거나 가족이 있어도 이혼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남성의 사회성 결여를 문제로 지적한다. 가족을 돌보고 아이를 키우는 일본 부인에게 맡기다보니 아이들과의 유대관계도 약해지고, 일 이외의 사회성은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년퇴직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독거남이 적지 않다.
때문에 평소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것이 좋다. 먼저 인사를 나누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체면을 세우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곤란한 일이 있으면 곧장 털어놓고 아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맺어두는 것이 좋다.
노후 빈곤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이미지는 자신이 처한 연령대와 사회적, 경제적 위상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을 때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을 테지만 40대 말, 50대 초반만 되어도 벌써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떠올려보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요즘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노후 빈곤의 문제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주제이지만 반드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한 과제라고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