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정보원 - 전2권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면서 혹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만큼 너무 사실적이란 느낌이었다. 그 까닭은 무엇보다 이 소설이 분단과 이데올로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천착하고자 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소설이 흔한 대로 남북분단과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정면에서 진지하게 다루고자 한 것이라면 읽는 독자들이 지루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 사실이지 않을까 하며 이 책에 빠져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소설의 중심에 있는 두 인물 정사용과 김경철이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지를 먼저 알고 읽으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정사용은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6 · 25 발발 전 중학교 재학 중 맹목적으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침윤돼 좌익 학생운동에 참여한다. 6 · 25가 발발하자 그는 북한 의용군에 자원 입대, 중상을 당한 뒤 하급노동자로 전락한다. 여배우 최영실과 결혼하여 딸을 낳고 밀봉교육을 받은 후 간첩으로 남파된 그는 숙부 등 친척들의 포섭에 실패, 체포된다. 마침내 전향하여 결혼도 하고 경제적 안정까지 누리게 된 그는 어느 날 병사를 가장한 후 자살해버린다.

 

 김경철은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대학에 입학한 후 학보병으로 입영, 육군 정보부대에 배속된다. 그 인연으로 5 · 16 쿠데타가 일어난 후 정보부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그로부터 15년 동안 정보요원으로 일한다.

 

 김경철이 1970년 미군 정보대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자수한 간첩 정사용의 심문을 통역하게 됨으로써 이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이런 인연으로 둘은 가깝게 지내게 된다. 김경철은 정사용의 자살을 얘기 듣고 그 이유를 파헤치던 중 자신이 정사용이 되어 진정한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정사용이 죽기 전 했던 것들을 김경철도 똑같이 경험하며 정사용의 심정을 이해하려 하던 중 그는 자신이 정사용이 된 듯 착각하며 정신병을 겪는다.

 

 결국 김경철은 마치 자신이 정사용인 양 북한으로의 망명까지 생각하게 되고, 정사용의 부인과 딸을 자신의 부인과 딸로 착각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결국엔 망명에 성공하지만 북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고 만다.

 

 이 소설을 읽으며 북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둔 정사용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아내와 불화를 겪던 김경철이 정사용의 아내가 자신의 아내였으면 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이만큼 이 소설은 읽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 재밌는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